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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격! 서부전선을 사수하라” 조국 수호 `해병의 기백' 표상 / 국방일보 201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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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 조리읍 56번 국도변에 우뚝 서 있는 해병 제1상륙사단 전공 선양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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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선양비 앞면에 조각된 비문.
 6·25전쟁 정전회담이 한창 진행되던 1952년 3월, 해병1연대는 미 해병대 1사단과 함께 현재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안에 위치한 장단·사천 지구에 투입된다.
수도 서울을 사수하고 판문점 협상 대표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미 8군사령부의 부대 재배치 계획에 따라 판문점 북동쪽 고랑포 지구에 배수의 진을 치고 1953년 정전 때까지 중공군과 양보할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을 벌인다.

 고랑포 지구는 동남쪽으로는 임진강이, 서쪽으로는 사천강이 흐르고 있으며 북고남저(北高南低)의 지형으로 아군의 작전에 제한이 따르는 불리한 곳이었다.
지형적인 불리함에도 해병대원들은 판문점에서 임진강 하구까지 11㎞의 전선을 온몸으로 지켰다. 그러나 중공군은 끝없이 밀려왔다. 쓰러져도 쓰러져도 수적 우세를 이용한 인해전술로 아군을 괴롭혔다. 이에 저항선이 붕괴할 지경에 처하게 되지만 해병대원의 진가는 위기에서 더욱 빛났다.

 맨 앞에서 싸우는 전초기지의 해병대원들은 뒤편의 아군에게 자신들의 머리 위로 포격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것은 목숨을 바친 결단이었다. 죽더라도 진지를 지키겠다는 투혼으로 몸을 던져 중공군의 파상공격을 막아내려 한 것이다.

또 미 해병대와 긴밀한 협력으로 막강한 전투장비를 지원받아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러한 해병대의 불굴의 투혼으로 중공군은 그해 11월, 공격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장단·사천강 지구 전투에서 해병대원 776명을 잃고 3000여 명이 다치는 희생을 감수해야 했지만 빛나는 승전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수도 서울을 살렸던 것이다.

 1년 4개월여에 걸친 전투에서 해병1연대는 중공군 2개 사단 4만2000여 명을 맞아 대승을 올리며 서부전선을 사수해 군사분계선을 우리에게 유리한 위치로 설정케 했다.
해병대 제1상륙사단의 전신인 해병1연대가 세운 공훈은 지금도 파주·금촌 지역에 살아 있는 역사로 내려온다. 이에 이들의 용맹과 감투 정신을 길이 보존하기 위해 금촌에서 포항으로 재배치에 앞서 58년 3월 15일 파주시 금촌읍 아동1리에 전공 선양비를 건립했고, 86년 등원리에 확장 건립한 이후, 2007년 9월 7일 지금의 조리읍 능안리 안보공원에 재건립하게 된 것이다.

 현재 교하 신도시 인근 56번 국도변에 조성된 전공 선양비는 해병의 기백을 표상한 높이 17m의 비와 당시 전투에서 백병전을 벌였던 해병대원들을 형상화한 청동 3인 용사상, 팔각기단, 바닥 도형, 전적부조 등이 세워져 있다. 또 한쪽 편에는 상륙장갑차 2대와 전투상황을 소개하는 표지판이 있어 휴일에 가족과 함께 안보교육을 위해 들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해마다 장단·사천지구 전투 종료일인 11월 3일, 지자체 단체장과 해병대 관계자 등이 참석해 추모제를 지내고 있으며 공원 관리는 파주시에서 한다.

 오늘날 서부전선은 예나 변함없이 남과 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수도 서울의 관문이자 안보 1번지로 대변되고 있다. 이곳을 오며 분단의 현장이 서울과 이토록 가까이 있었음에 새삼 놀랐다. 그리고 60년 전 해병용사들이 흘린 고귀한 피로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고, 평화는 이제 선열들의 뜻을 이어 우리 세대에서 지켜야 한다는 것을 생각게 했다. 며칠 전 내린 눈이 영하의 추위로 얼어붙어 유난히 더 춥고 쓸쓸했던 겨울의 한가운데에 우뚝 서 있는 전공 선양비는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돌격, 앞으로!” 

글·사진=이승복 기자   yhs920@dem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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