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정기환] ‘한경아! / 너 석양빛 받으며/청량리역을 떠날 때/씩씩하던 모습 어디 가고/말 없이 돌아왔단 말이냐/…나는 자랑한다/조국의 명예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장렬히 전사한 너를/네 혼 곁에 엄마가 항시 있으니/고이 잠들어라’(육군 병장 고한경의 어머니).

6·25전쟁과 베트남전 등의 전장에서 산화한 전몰장병의 묘비명(墓碑銘)을 모아서 엮은 시집이 발간됐다. 해병 청룡2010062500170045919_031158_0.jpg부대(제2사단) 이호연(53·소장·사진) 사단장은 최근 서울과 대전 현충원 등지의 비문 50여 개를 모아 ‘해와 달이 지켜주는 사모시(思慕詩)’라는 제목의 시집으로 펴냈다.

이 장군은 20여 년간 카메라와 수첩을 들고다니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전사자들의 비문들을 수집해 왔다. 그는 “20여 년 전 소령 시절 때 서울의 동작동 국립묘지를 찾았다가 가슴 찡한 장면을 목격하고 수집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먼저 간 아들의 묘비를 쓰다듬고 있는 하얀 소복 차림의 어머니와 남편의 묘 앞에서 넋을 잃은 채 눈물을 닦아내는 젊은 여인의 모습에 그도 따라서 눈시울을 적셨다는 것이다.

이 장군은 저마다 절절한 사연을 담은 이들 비문을 사연의 주인공들을 따라 나눠서 시집에 실었다. 제1부 ‘꺼지지 않은 불꽃, 자랑스런 내 아들아’는 먼저 보낸 자식을 그리는 부모의 마음을 담았다. 제2부 ‘일편단심 민들레 사랑’은 나라를 위해 싸우다 먼저 떠난 남편과 애인을 그리는 마음들로 가득하다.

‘눈물은 언제나 마를 날이 없어/비가 되어 내리는/그때에도 난 당신의 아내가 되리’(육군 준위 김말수의 아내) 등이다.

제3부 ‘보고픈 우리 아빠’ 편에는 ‘아빠가 보고 싶을 때/하늘을 쳐다본답니다/…아빠를 만날 때까지/성실하고/겸허하게/살아갈 것입니다’(해군 중령 유진영의 딸들) 등 전몰장병 자녀의 마음이 배어 있다.

제4부 ‘영원한 전우여’에는 함께 배우고 싸운 군 동기생들의 진한 우정이 담겨 있다. ‘27세 짙은 젊음을/조국의 하늘에 바쳤노라/…한 떨기 꽃은 졌어도/그 넋은 영원히 하늘에 사노라’(공군 소령 김봉율의 동기생).

이 장군은 “전사자들의 비문을 찾을 때마다 모윤숙 시인의 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전몰장병의 희생에 대한 보상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남은 우리들이 그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후손들에게 그분들의 정신을 전해주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한 권의 시집으로 엮어냈다”라고 말했다.  <김포=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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