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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이가 효(孝)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사실은, 일부 몰지각한 젊은이들만 빼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심청이의 고향이 백령도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일반인들에게 백령도는 일기예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서해 5도’ 중 한 섬 정도로 알려진 것이 고작이다.


 백령도를 찾은 가장 큰 이유인 심청이부터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심청각은 심청전의 배경이 된 곳이다.
심청이가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석에 중국 상인들에게 제물로 몸을 팔아 인당수에 뛰어 들었으나, 심청이의 효심에 감동한 용왕님이 연꽃에 태워 환생시켰다는 게 심청전의 간략한 요지다.
오늘날 심청전에 나타난 효(孝) 사상에 대해 말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일 것이고, 그저 옛부터 전해오는 우리의 이야기들이 후세들에게도 잊혀지지 않고 그대로 전해졌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람이다.

 

심청각은 망향의 아픔을 간직한 실향민들이 고향을 그리워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심청각에서는 황해도의 장산곶이 지척에 선명하게 보이는데, 실향민들은 이곳에서 장산곶을 바라보며 고향 땅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달랜다고 한다.
고향과 그리운 가족들을 눈앞에 두고도 가지 못하는 실향민들의 애타는 심정을 생각하니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하루바삐 통일이 돼서 이들의 한이 풀리는 날이 왔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무거운 마음을 뒤로 하고, ‘백령도 여행의 백미’, 또는 ‘제2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두무진 해안을 찾았다. 장군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하여 이름 붙여진 두무진 해안 역시, 북녁땅의 장산곶과 몽금포 해안이 가깝게 보이기 때문에 실향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한다.
두무진에서 발길을 돌려 콩돌해안을 찾았다. 이곳은 해안의 자갈이 마치 콩알 같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백색, 갈색, 회색, 적갈색 형형색색의 콩알만한 돌들이 수 ㎞나 펼쳐져 있는 절경은, 한참동안이나 내 발걸음을 묶어두기에 충분했다.

 


백령도에는 이탈리아의 나폴리 해안과 더불어 세계에서 두곳 밖에 없다는 천연비행장인 사곶해수욕장(천연기념물 301호)이 있다. 이 해안은 조개껍질이 잘게 부서져 형성된 곳으로, 물이 빠지면 백사장이 비행기가 내릴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진다. 실제로 이곳은 한국전쟁 때 미군이 비행장으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필자가 백령도를 찾았을 때도 백사장 위를 달리는 자동차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백령도는 생태학적으로도 매우 가치가 높은 섬이다. 지난 5월에는 멸종 위기에 빠진 한국 고유의 금개구리 집단 서식지가 산림청 임업연구원에 의해 발견돼 학계를 떠들석하게 만들기도 했다. 또 천연기념물 제331호로 지정된 물범이 집단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도 재차 확인되었는데, 그 수가 무려 300여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그밖에도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며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중화동 교회, 물개 서식지, 갈매기 서식지인 사항포, 진촌리 패총, 진촌에 있는 현무암 분포지, ‘작은 변산반도’로 불리는 해식 동굴군, 심청이가 환생했다는 전설이 서린 연화마을 등등, 백령도가 지니고 있는 볼거리와 역사적 유물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백령도에 가면 효녀 심청이와 늠름한 해병대 아저씨를 만날 수 있다. 귀한 금개구리도 만날 수 있고, 맛있는 삼식이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실향민의 아픔과 참전용사들의 아물지 않은 상처도 발견할 수 있다.
백령도는 필자가 그동안 돌아다닌 우리바다 중에서 가장 멀리 있는 섬이었지만,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가장 선명하게 기억될 섬으로 자리잡았다.


1.백령도 해안은 사람의 손길이 닿은 곳이 드물 정도로 천연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해안 어디를 가나 굴, 고동, 소라, 전복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저녁 찬거리로 굴을 따고 있는 아낙의 모습이 정겹다.
2.백령도에서는 멸치도 많이 잡힌다. 갓 잡힌 멸치의 은색 비늘이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고 있다.
3.중화동 해변의 자갈밭에서는 멸치솥에서 갓 삶아낸 멸치들을 건조하려고 넓게 펼쳐놓고 있었다.  

 

 

-백령도 어떻게 가면될까?-

백령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에 속해 있다. 인구 약 6,000명 정도이며, 황해도 장산곶 38선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다. 인천에서 북서쪽으로 191.4㎞나 떨어져 있는 먼 섬이기도 하다.
고려시대 이전에는 온갖 철새가 많아, ‘고니’를 뜻하는 ‘곶도’라고 불렸다고 한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뱃길로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일반 여객선 밖에 없었으나, 쾌속선이 투입되면서 운행시간이 평균 4~5시간으로 단축되었다.

출발시간 인천발 백령발 연락처
08:10 백령아일랜드호 컨티넨탈호 인천 032-888-9600
07:40 데모크라시호 페가서스호 백령 032-836-3500
12:40 컨티넨탈호 백령아일랜드호
13:10 페가서스호 데모크라시호

* 기상 상태에 따라 선박의 출항 여부가 결정되며, 대체로 파고를 기준으로 하는데 먼바다 기준 3m 이하면 편안히 관광할 수 있다.

 

출처 디낚(http://www.dinak.co.kr)

해양경찰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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