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교육훈련단은 지난 2일부터 2박 3일간 장교 초등군사반 141기와 부사관 초급반 322기 과정의 초급간부 89명을 대상으로 도라산 전망대와 인천상륙작전의 적색해안 등 전적지 답사와 함께 KCTC 체험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답사는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지역을 둘러봄으로써 초급간부들의 대적관과 안보관을 확립하고, 선배 해병들의 투혼을 계승하고자 실시됐다.
첫째 날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도라산 전망대에 도착한 이들은 지금은 북쪽 땅이 된 장단ㆍ사천강 지역을 바라보며, 해병대 7대 전투 중 하나로 꼽히는 치열했던 장단ㆍ사천지구 전투에 해병 8기로 참전했던 전순관 예비역 중사의 증언을 들었다.
美 해병대 1사단의 좌일선 부대로 장단지역을 방어하는 임무를 부여 받고 인해전술로 끝없이 넘어오는 중공군에 대항해 일진일퇴를 수없이 반복했던 당시의 생생한 상황을 전해 들으며, 끝끝내 개성-문선 축성과 수도 서울의 관문인 서부전선을 지켜낸 선배 해병들의 자취를 쫓았다.
견학 후 인근에 위치한 해병대 파로비(破虜碑)를 참배하며 선배 해병들의 넋을 기린 후 인천으로 이동한 해병대 초급간부들은 해병대에 대표적인 전사(專使) 중 하나인 인천상륙작전의 현장으로 가 기념관을 견학하고, 실제 상륙했던 적색해안을 둘러봤다.
* 破 : 깨트릴 파, 虜 : 오랑캐 로
인천상륙작전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장애요인들을 극복하고 6ㆍ25 전쟁이 개전 된 이래 지속되었던 지연작전을 반격작전으로 공세이전(攻勢移轉)시켜 우리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역사적인 작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인천상륙작전은 전쟁사에서 전통적인 승리의 비법이 되어 온‘망치’와 ‘모루’의 원리를 바탕으로 해군ㆍ해병대의 전문적인 상륙전 교리 및 기술을 적용하여 적의 병참선을 차단, 적에게 물리적ㆍ심리적 압박을 통한 적의 전투의지를 파쇄시킨 작전이다.
그런 만큼 상륙작전의 고유한 임무를 띈 해병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에 적색해안을 둘러보는 해병대 장교 초등군사반 141기와 부사관 초급반 322기 89명의 초급간부들의 눈은 빛났다.
다음 날 이들은 1951년 6월 4일부터 20일까지 17일간 처절한 피의 대공방전이 치러진 도솔산지구 전투의 현장으로 달려갔다.
도솔산지구는 북괴군 중에서도 정예부대로 알려진 제12사단이 거점을 편성했던 곳으로 지대 내 주요 고지에 유리한 지형을 선점하고 아군의 항공폭격과 포병화력에도 견딜 수 있는 개인 및 공용화기 진지를 구축함과 동시에 능선 통로상에는 무수히 많은 지뢰를 설치해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머리 위에서 수없이 터지는 적의 수류탄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치열한 고지쟁탈전을 수행했던 선배 해병들의 악전고투를 조금이나마 체험해 보기 위해 맨몸으로 오르기에도 험준한 도솔산을 해병대 장교 초등군사반 141기와 부사관 초급반 322기들은 전원 완전무장으로 하고 가파른 산길을 5시간여 동안 등정을 했으며, 이근식 예비역 대령의 초빙강의를 통해 미증유의 용맹성을 국내외에 과시했던 해병들의 투혼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이틀간의 해병대 대표 전적지를 답사한 이들은 충천된 자긍심과 대적관을 가지고 육군 과학화 훈련단으로 이동하여 마일즈 장비 친숙 훈련과 사전 지형정찰 후 6월 4일 KCTC 체험 훈련에 임했다.
이번 KCTC 체험 훈련은 야전에서와 동일한 행동과 절차를 통해서 목표된 고지를 탈취하는 고지정복훈련과 2개 조로 나뉘어 교전상황을 연출하여 상호간 사격과 전술 기동을 실시한 교전 훈련, 사망자로 처리되었을 때 영현낭에 들어가보는 영현 체험 훈련 등으로 실시되었다.
이번 전적지 답사와 KCTC 체험 훈련에 참가한 초등군사반 학생장교 추성찬 소위(사후 108기)는 “열악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 승리하기 위해 악전고투를 펼친 선배 해병들이 존경스럽다.”며, “이렇게 나라를 위해 희생한 그 분들이 계셨기에 지금까지 이어져 올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을 이끈 해병대 교육훈련단 지휘참모학과장 정영호 소령(진, 사후 94기)은 “신세대 간부들의 확고한 대적관과 안보관 확립을 위해 이와 같은 계획을 마련했다.”며, “이제 막 장교와 부사관이 된 이들이 군인의 막중한 사명과 긍지를 알고, 해병대 간부로써의 장도에 오르길 바란다.”며 말했다. [교육훈련단 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