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학 중 연평도 소식에 동반입대
미국 유학 중 학업을 중단하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해병대에 동반 입대한 쌍둥이 형제가 장병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서부전선 최전방 해병대 청룡부대에 근무 중인 정도현·재현(21·해병1147기) 이병 형제가 그 주인공.
서부전선 최전방 말도를 지키는 정도현(왼쪽)·정재현 이병 형제가 조국 수호를 다짐하며 오른손을 불끈 쥐고 있다.해병대사령부 제공 |
20일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일란성 쌍둥이인 정 이병 형제는 초·중·고교를 함께 다녔고, 민족사관고 재학 시절에 유학반을 선택해 미국 유학도 함께 했다.
형 정도현 이병은 미국 동부 명문 코넬대 기계공학과로, 동생 정재현 이병은 중부 명문 시카고대 경제학과로 진학해 각각 로봇공학자와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갔다.
그러던 작년 11월23일, 정 이병 형제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로 대한민국이 불타고 있다는 뉴스를 듣고 북한에 대한 분노와 조국에 대한 애국심으로 가슴이 끓었다. 정재현 이병은 중동전쟁 당시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한 이스라엘 유학생들을 예로 들며 형에게 동반 입대를 제안했고, 형제는 올해 6월 휴학계를 낸 뒤 귀국길에 올랐다.
정도현 이병은 “방위산업체 등 편하게 군복무를 대체할 방법이 있지만 조국이 어려울 때 솔선수범하자는 마음에 해병대 입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 이병 형제는 ‘직계가족 복무부대 지원병제’를 통해 7주간의 훈련 수료 후 지난달 21일 인천시 강화군 말도에 함께 배치됐다.
두 형제는 북한 황해남도 연백군 해성반도과 불과 6㎞ 거리에 있는 작은 섬에서 TOD(열상감시장비) 운용병으로 활약하고 있다.
정재현 이병은 “국가를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유학 당시 조국이 우리의 든든한 방패가 돼주었듯이 이번에는 우리가 국가안보의 최일선을 지키는 조국의 방패가 되겠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조병욱기자 2011.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