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병대 청룡부대, 청각장애 부모님을 둔 정현수 이병 위해 부대내 영상전화 도입
- 개인 프라이버시 보장 위한 1:1 통화 공간 제공, 부모님들 호응 얻어 / 해병대지 40호 편집팀
김포와 강화지역에 주둔하며 서북관문 지킴이로 자리 잡은 해병대 청룡부대가 청각장애 부모님을 두고 입대한 한 해병대원을 위해 부대 내에 영상전화를 설치, 장병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해 화제다.
청룡부대 2637부대에서 야전포병으로 근무 중인 정현수 이병(1139기/23세)은 제주대 관광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4월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 타군에 비해 입대 연령대가 1~2세가량 낮은 해병대에 늦깎이로 입대한 정 이병은 특유의 성실함을 바탕으로 열심히 생활해 부대에 원만하게 적응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정 이병에게도 얼마 전 한 가지 걱정이 생겼다. 바로 고향에 계신 정 이병의 부모님이 청각장애가 있어 전화로 소식을 알릴 수 없었던 것이다.
수화교실과 선교활동을 하고 계신 어머니는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어 일반 전화로는 멀리 있는 아들과 소통이 불가능했다. 평소 중대포반장의 배려로 종종 휴대전화를 활용해 영상통화를 했지만 자주 할 수는 없어 대부분의 연락은 편지를 통해 이루어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정 이병의 아버지가 소초에 영상전화를 설치해줄수 있냐는 문의를 하였다. 정 이병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중대 간부들은 상의 끝에 아이디어를 내어 소초에 설치된 IPTV를 활용, 케이블을 연결해 영상전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화 설치 후, 42인치 시원한 대형화면을 통해 부모님과 수화로 통화한 정 이병은 “부모님의 얼굴을 보니 건강하신 모습과 반가움에 눈물이 나왔습니다. 가족 걱정을 많이 했는데 모두가 건강해 보여서 마음 한켠에 쌓인 걱정이 없어졌습니다.”라며 영상통화 소감을 밝혔다.
부대는 일ㆍ이병 등 저계급자를 위해 행정관이 의무적으로 주 2회이상 영상전화를 시켜 주는 것은 물론, 영상전화 사용을 원하는 장병들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중대 모든 인원들에게 개방했다. 장병들은 개인 프라이버시 보장을 위해 중대 행정관실에 따로 설치된 영상통화를 이용하며 그리운 이들의 얼굴을 매일 만나고 있다.
“영상통화를 할 때면 가족과 친구들이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고향이 멀어 부모님께서 면회 오시기 어려웠는데 영상통화를 통해 부모님의 얼굴을 보니 마치 옆에 부모님이 함께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북한과 마주보고 있는 최전방 접적지역에 배치된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지만 시설 면에서나 부대 생활환경이 생각보다 높아 놀랐습니다.” 영상통화를 사용한 대원들의 소감이다.
“병장이나 상근 대원들은 쑥스럽기도 하고 부대 생활에 익숙해져서 잘 사용하지 않지만 일ㆍ이병 등의 저계급자들은 매우 좋아합니다. 지인들과 직접 얼굴을 마주보고 통화를 마친 대원들은 표정이 전에 비해 한결 밝아졌습니다.” 중대 행정관 유왕근 상사(부226기)의 말이다.
영상전화는, 특히 부모님들에게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들어 군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로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님들은 걱정은 늘어났지만 화면을 통해 밝은 모습의 아들을 보며 많은 부모님들이 안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