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잡듯 ‘공부’ 잡았다 / 국방일보 2012.02.07
강화도 교동高校 3년 연속 전원 대학 합격
해병대2사단 군인 선생님 김태훈 병장이 교동고 2학년 예비 수험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부대제공
“빨간명찰 선생님 덕분에 3년 연속 100% 대학 진학이라는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인구 3188명이 거주하는 인천 강화군 교동도의 교동고등학교 3학년 12명이 올해에도 전원 대학교 합격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교동고는 이로써 2009년 수험생 25명이 대학에 합격한 것을 시작으로 3년 연속 100% 대학교 진학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학원 하나 없는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에 위치한 작은 섬마을 고등학교가 이 같은 결실을 맺은 데에는 해병대2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도화선 역할을 했다.
사단은 2008년부터 국내외 명문대에 재학 중인 재원들로 군인 선생님을 구성, 교동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방과후 학습을 돕고 있다. 육지와 고립된 섬마을은 이때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성적이 오르고 수험생 전원이 대학에 합격하자 폐교 위기에 몰렸던 학교는 성공적인 공교육 모델로 주가를 높였다.
사단은 현재 4명의 군인 선생님을 파견해 주 4회(화·수·목·토)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방학 기간에도 예비 수험생인 2학년을 대상으로 보충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군인 선생님들은 철저한 분업으로 학생들의 학습 의욕과 성적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지난 4일 전역한 김태현 예비역 병장은 한국과학기술원(KIST) 기계공학도로 3학년들의 영어·수학을 담당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다니다 입대한 김태훈 병장은 2학년 수학을, 지난해 9월 빨간명찰 선생님 대열에 합류한 변태현(고려대 수학과 3학년) 일병은 1학년들에게 수학 기초를 가르친다. 또 스위스 컬리지대학에서 유학 중 입대한 이창희 상병은 전 학년의 영어회화를 담당한다.
이들의 일대일 맞춤 지도 속에 차회언 군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입학을 앞두고 있다. 김가희 양은 가천의대 치위생학과와 동국대 장학생으로 합격,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또 다수의 학생들도 서울 지역 대학교에 합격했다.
차군은 “형 같은 선생님들이 소수 과외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해 집중력이 높아져 좋은 결과를 냈다”며 “나도 군에 입대하면 해병대 선생님처럼 학원수업을 받지 못해 진학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해병대2사단은 작전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군인 선생님을 선발, 김포·강화 등 6개 초·중·고등학교에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