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상륙지원단 김기용(위) 상병이 여가시간을 활용, 부대 내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후임병과 함께 인터넷을 검색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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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륙지원중대 행정관에 보직되며 이런저런 고민이 많았다. ‘어떻게 해야 중대원들을 잘 이끌고 나갈 수 있을까?’ ‘상륙지원중대를 최고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런 수많은 고민과 함께 나는 행정관 직책을 수행하게 됐고, 이때 스스로 중대원들과의 징검다리 역할을 자처한 김기용 상병은 나에게 큰 힘이 됐다.
행정관 보직 이후 첫 번째 훈련으로 완전무장 100㎞ 산악행군을 하던 중 앞서 가던 이병 한 명이 발목을 접질리며 혼자의 힘으로는 더 이상 행군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 산 중턱에서 발생한 환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망설이던 찰나, 후미에 있던 김 상병이 환자가 발생한 곳까지 산길을 뛰어 올라왔다.
갑작스러운 김 상병의 등장에 무슨 일이 또 생긴 것은 아닌가 걱정하고 있는데, 헐레벌떡 뛰어온 김 상병은 발목을 접질린 이병의 상태를 살펴보며 걸을 수 있느냐고 묻더니 “우리 중대는 다 같이 가는 거야! 할 수 있지!”라며 후임의 무장을 벗겨 자신이 멨다. 그리고 목표지역에 도착할 때까지 다친 후임 옆에서 용기를 북돋아 줬고, 도착한 후 무장도 못 벗은 채 신병 치료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자신도 분명 힘들었을 텐데 미안해하는 후임의 모습이 이내 안쓰러웠는지 자신의 수통을 건네며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미안하면 빨리 나아서 다음에는 내 무장까지 메고 행군해!”라고 장난을 치는 김 상병의 모습에서 해병의 진정한 전우애를 볼 수 있었다.
상지중대는 매년 3월이 되면 정기적으로 6·25전사자 유해발굴작전을 실시한다. 착한 일 하기 좋아하는 김 상병이 이런 기회를 놓칠 리 만무하다. 김 상병은 전사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가족들의 품으로 보내기 위해 고지가 높은 산을 매일같이 올라가 호 하나하나 신중히 파며, 혹시나 확인하지 않은 호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파 놓은 호를 몇 번씩이나 확인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지난해 유해발굴에 참가해 본 적이 있는 경험자로서 후임들이 작업 중 다치지 않게 방법을 알려주고, 혹시나 산을 타다가 다리를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에 직접 군화 끈을 단단히 묶어 주며 후임들을 챙긴다.
김 상병의 선행은 안팎을 가리지 않는다. 우리 상륙지원중대는 지역에 있는 ‘햇빛마을’이라는 노인요양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봉사활동에 참가할 인원을 선발할 때마다 김 상병은 가장 먼저 손을 든다.
주말에 개인 시간을 할애해 봉사활동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 김 상병은 언제나 웃는 모습으로 앞장섰고, 요양원의 고된 작업들을 스스로 도맡아 처리한다. 또 어르신들께는 친손자처럼 어찌나 살갑게 구는지 수녀님들의 말에 의하면 어르신들이 주말만 다가오면 이번 주에도 해병대 손자들이 오는지 묻는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칭찬에 “별것도 아닌데 뭐 그런 것을 갖고 그러느냐”며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 김 상병처럼 모든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 후임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도움을 주며 신경 써 주는 해병이 있기에 우리 중대에는 항상 밝은 웃음이 떠나지 않고, 전역할 때 서로와 함께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에 눈물지으며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추억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전군에 하나뿐인 부대 해병대상륙지원단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김 상병! 남은 군 생활도 지금처럼 밝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아름다운 모습 변치 않길 바라고 우리 중대의 기둥으로 함께하자.
글이 게재된 장병들에게는 나라사랑카드 발급 은행인 신한은행에서 협찬하는 문화상품권을 보내 드립니다. <국방일보>
유재곤 상사 해병대상륙지원단 행정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