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국내 최초로 의장대 쇼를 개발해 해외순회공연을 하는 등 국내 군 의장대의 산 역사로 알려진 해병대 의장대 중 1사단 의장대가 지난해 말 전격 해체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10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 내부 감사에 따라 지난 12월 해병대 제1사단 의장대가 전격적으로 해체됐다.
해체 이유는 ‘의장대는 중장급(3성 장군) 이상의 지휘관이 있는 부대에 설치해야 한다’는 군 규정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 사령관은 중장, 해병 1사단장은 소장급 지휘관이다.
그러나 지난 1973년 이래 약 30여년 간 존속해 온 1사단 의장대를 하루 아침에 군 규정을 들며 해체시킨 배경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해병대 관계자는 “해병대의 특수 환경을 고려해 수십년간 유지해왔던 1사단 의장대가 갑자기 군 규정을 들어 소리소문없이 해체되고 말았다”며 “그렇다면 지난 수십년간 열과 성을 다해 활동했던 1사단 의장대는 무엇인가”라며 반문했다.
현재 해병대 측은 1사단 의장대의 존재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병대 측은 “1사단 의장대는 규정상 없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해병대 의장대는 해병대 사령부 의장대와 해병대 제1사단 의장대 등 2개가 병존해왔다.
사령부 의장대는 사령부가 있는 수도권에, 1사단 의장대는 1사단과 해병훈련소가 있는 경북 포항에 소재해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1사단 의장대는 포항 해병훈련소에서 훈련을 갓 마친 ‘새내기’ 해병들을 대상으로 화려한 의장행사를 펼쳐 이들에게 해병대의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한편, 어린이날 등 각종 민간 행사의 꽃으로 참여해 군 이미지 개선에도 기여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1953년 창설된 해병대 의장대는 한국군 최초의 ‘의장대 쇼’를 선보이며 관중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로 해군사관학교 원양실습훈련단과 함께 해외순회공연을 다니며 국가의 명예와 위상을 드높이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1973년 박정희 대통령 재임시 해병대 사령부가 해군에 통폐합되면서 해병대 의장대는 해체되고 만다. 대신 해군 예하로 편입된 해병대 제1사단의 의장대 형태로 존속된다.
그러다가 지난 1987년 해병대 사령부가 재창설되면서 1994년 해병대 사령부 의장대도 재창설되었고, 이후부터 사령부 의장대와 1사단 의장대가 함께 유지ㆍ운영되어 왔다.
한편, 해병대 군악대는 소장급(2성 장군) 이상의 지휘관이 있는 부대에 설치할 수 있어 해병대 사령부, 1사단, 2사단에 종전대로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