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2918560.jpg 

 

[서해 최전방 해병부대를 가다]

북녘 24시간 철통 감시… "꼭 한마리 잡아…" 구호 눈길
가늘게 뜬 두 눈은 자긍심·의지로 빛나

27일 서부전선 해병대 OO소초(소대급 부대) 주간초소에는 매서운 바닷바람이 휘몰아쳤다. 칼바람 때문에 체감온도는 영하로 곤두박질했다. 경계를 서고 있는 김수동(21) 일병은 연신 콧물을 훌쩍인다. 해안초소에서 겨울나기가 처음이라는 김 일병은 “여름은 모기떼, 겨울은 바람과의 전쟁”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쪽을 향해 가늘게 뜬 실눈에는 해병대의 독기가 가득하다.

펼쳐진 바다 건너로 북녘 땅이 손에 잡힐 듯하다. 희뿌연 해무에 가물거리는 북한쪽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이곳은 서해에서 북한군과 가장 가까이 대치하고 있는 최접적(最接適) 전략요충지. 귀신도 잡는다는 해병대 청룡부대 교동중대가 한강과 예성강 하구에서 서해로 이어지는 적의 예상 침투로를 철통 같은 경계태세로 물샐 틈 없이 막고 있다.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상황실에는 회전식과 고정식의 폐쇄회로(CC)TV 모니터가 24시간 적진을 감시하고 있다. 회전식 TV는 북측 초소의 움직임까지 잡고 있다. 침투 등 북한군의 이상징후 감시가 주목적이지만 예성강 하구를 통해 북한 주민의 탈출도 간간이 발생,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중대장 이승훈(31) 대위는 “소형 목선은 탈북 주민들이 타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침투병력이 탑승했을 가능성도 있어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침투하는 적에 대해서는 교전수칙에 따라 단계별로 조치해야 하지만 탈북 주민은 안전하게 남하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시장비 곳곳에 붙여놓은 ‘관측 집중, 그리고 포상휴가와 포상금. 내 두 눈에 달려 있다’는 구호에서도 팽팽한 긴장이 느껴진다.

오후 5시 일몰에 맞춰 방송이 흘러나왔다. 해안초소 본연의 임무인 야간경계 작전을 시달하는 내용이었다. 병력 투입에 앞서 소초장 최정환(25) 중위는 실탄과 개인 감시장비는 물론, 방한장구까지 일일이 체크한다. “꼭 한 마리 잡아서 조명탄을 쏘아 올리자.” 간첩 잡기를 소원하는 듯한 대원들의 구호가 흥미롭다.

해안 철책선을 따라 50m 간격으로 설치된 가로등에 불이 들어왔다. 건너편 해안은 암흑천지다. 가로등에 불을 밝히기조차 힘들 정도로 전력난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부소초장인 엄태준(21) 하사는 “부식을 조달하기 위해 병사들이 초소 앞쪽의 텃발을 일구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고 말했다.

철책선의 통문을 지나 야간 경계초소로 진입하는 길은 가파르기 그지없다. 조심스럽게 도달한 초소에는 태풍 같은 바람이 몰아쳐 눈을 뜨기조차 어려웠다. 경계병들은 방풍안경으로 무장했다. 경계병이 대형 탐조등(일명 써치라이트)을 켜자 푸른색의 굵은 빛 한줄기가 바다 한가운데로 향한다. 경계근무를 서는 1시간30분 내내 10~15분 간격으로 탐조등을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경계병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소초의 최고선임인 노재민(22) 병장은 “야간에는 레이더와 열상감지장치(TOD)로 감시하지만 달빛이 없거나 파도가 높은 취약상황에서는 육안감시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경계근무는 오전 7시까지 이어진다. 밤새 3번씩 초소에 투입되기 때문에 밤잠을 설칠 수밖에 없다. 신호철(21) 상병은 “밤과 낮이 뒤바뀐 생활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충혈된 눈은 그러나 해병대의 자긍심과 의지로 빛나고 있었다.

강화=김정곤 기자 jkkim@hk.co.kr

TAG •

  1. No Image

    참용사로 거듭나다 해병대 2사단

    참 용사로 거듭나다. 해병대 청룡부대 1부 참 전사로 거듭나다, 해병대 청룡부대 (2부)
    Date2010.05.17 Views1651
    Read More
  2. 해병대2사단- 연대급 상륙작전 능력 배양 (연안상륙훈련)

    연대급 상륙작전능력 배양 해병대2사단 IBS·헬기 이용 사격·수송능력 발휘 (국방일보.2007.10.25) 해병대2사단은 23일 경기 김포 쇄암리 일대에서 김기수 육군수도군단장과 예비군 지휘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연대급 상륙작전 능력 배양을 위한 연안상륙훈련을 실시했다. 김포반도와 인천 강...
    Date2010.05.17 Views2352
    Read More
  3. 2사단 유격훈련장

    문수산 유격장이군요. 유격교육대장님 의별명이 문수산 호랑이었는데... 어찌나 빡시게굴리는지 열외는 있을수가 없었던 기억이..하물며 대남방송에도 등장하셨던 전설적인 인물!! <문수산호랑이 한테 유격받고 죽느니 월북하시오 국방군 여러분!!
    Date2010.05.17 Views7204
    Read More
  4. 해병대2사단 2916부대 산악작전 헬기 레펠 완벽 소화

    *** 산악작전 헬기 레펠 완변 소화 (국방일보 2004. 9. 15) 해병대 청룡부대 예하 2916부대는 9, 10일 이틀간 부대 인근 산악 지대에서 산악 적응과 기본 전술·전기 배양을 위한 헬기 레펠 훈련을 실시했다. 역레펠·게릴라 레펠·허리 레펠 훈련 등으로 나눠 진행된 이번 훈련은 산악 지역에서...
    Date2010.05.17 Views3096
    Read More
  5. 2사단 상륙기습훈련장

    Date2010.05.17 Views3057
    Read More
  6. No Image

    해병대2사단 꽃길구보

    Date2010.05.17 Views1840
    Read More
  7. 해병대2사단 중대전술훈련

    강하게 더 강하게 신화는 계속된다 “1만! 2만! 3만! 산개검사!”11m 높이의 모형탑에서 뛰어내리는 해병대원들이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었다.의미인 즉, 1만 초, 2만 초, 3만 초가 지나고 나서 낙하산의 상태를 획인하라는 뜻. 과연 3만 초의 시간이 지났을까. 그만큼 충분한 시간이 지나고 나...
    Date2010.05.17 Views1714
    Read More
  8. 해병대 2사단 수중침투훈련

    쉿! 물결도 숨죽인다… 해병대2사단 수중 침투훈련 (국방일보. 2007. 3. 21) 해병대2사단 수색대원들이 지난 19, 20일 강화도 앞바다에서 펼쳐진 수중 침투훈련에서 목표 지점으로 은밀히 잠입하고 있다. 부대는 이번 훈련에서 다양한 환경에서의 수중 침투장비 사용법 숙달과 팀 단위 수중 침...
    Date2010.05.17 Views4315
    Read More
  9. 2사단 포5대대 강화도 진강산 포병 훈련

    자주포 위력에 ‘지축도 흔들’ - 해병대 2사단 자주포 기동훈련장 “우르릉 꽝꽝!!” 지난 9일 오후 강화도 해병대2사단 진강산훈련장에서는 요란한 굉음소리와 함께 포 5대대 K - 55 자주포 1개 중대가 일제히 기동을 시작했다. 지휘 차량이 선두에 서고 이어 10~20m 간격으로 줄지어 전술기동...
    Date2010.05.17 Views6630
    Read More
  10. 해병 청룡부대 교동중대

    [서해 최전방 해병부대를 가다] 해병대 내서도 정예로 손꼽혀 인천 강화군 서쪽 교동도는 백령도와 비슷한 넓이지만 교동중대 1개 부대가 방어하고 있다. 해병2사단 공보실장 이문환 소령은 “연대나 여단급 부대가 맡아야 할 넓은 지역을 중대 규모로 방어하는 것은 해병대이기 때문에 가능한...
    Date2010.05.17 Views4029
    Read More
  11. 칠흑속 칼바람만… 해병은 잠들지 않는다

    [서해 최전방 해병부대를 가다] 북녘 24시간 철통 감시… "꼭 한마리 잡아…" 구호 눈길 가늘게 뜬 두 눈은 자긍심·의지로 빛나 27일 서부전선 해병대 OO소초(소대급 부대) 주간초소에는 매서운 바닷바람이 휘몰아쳤다. 칼바람 때문에 체감온도는 영하로 곤두박질했다. 경계를 서고 있는 김수동...
    Date2010.05.17 Views3104
    Read More
  12. 언제 어디든 임무100% 수행 - 2사단 12대대

    ▶ 해병대2사단 기동화 사격등 중대전술훈련 해병대2사단 12대대는 최근 열흘간 해병대식 중대 전술훈련을 시행했다. 중대 전술훈련 하면 으레 공격·방어 등 고지 중심 훈련을 실시하지만 해병대2사단은 이런 고정 관념을 과감히 깨는 훈련을 택했다. 중대 공격과 방어를 기본으로 하고 해병대...
    Date2010.05.17 Views3732
    Read More
  13. 1사단 도구해안 전투수영

    Date2010.05.17 Views7386
    Read More
  14. 1사단 북문과 부대입간판

    Date2010.05.17 Views3974
    Read More
  15. 71대대 평창 전지훈련

    Date2010.05.17 Views4430
    Read More
  16. No Image

    1사단 최강전사선발대회

    해병대 1사단 최강전사 선발대회 2만6000대 1의 `쌈짱'…우리는 전장의 프로 해병대 최강전사에 1사단 손복주중사 2009-11-20 2만6000대1! 이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해병대 최강전사 자리에 우뚝 섰다. 해병대1사단 손복주(29·사진) 중사가 바로 그다. 영예의 최강전사에 이름을 올린 손 중사...
    Date2010.05.17 Views3780
    Read More
  17. 1사단 71대대 산악종합훈련

    해병대블로그에 소개된 해병대 1사단 71대대의 산악종합훈련 포항에 있는 해병대 1사단에서 산악종합훈련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여느 평범한 훈련들과는 해병대의 대표적인 유격 훈련인 산악종합훈련이기에 따라가 보았습니다! 목표지역까지 헬기를 타고 이동하여 곡강천에서 헬기레...
    Date2010.05.17 Views6267
    Read More
  18. 해병대 1사단 "4개 금연중대 탄생"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부대에서 담배 연기가 사라졌어요" 올들어 의욕적으로 금연운동을 추진해 온 해병대 1사단에서 담배 연기가 완전히 사라진 금연 중대가 탄생해 화제다. 12일 해병대 1사단에 따르면 이 사단은 지난 6월부터 중사 이상 간부들이 부대 내 금연을 선언하고 병사...
    Date2010.05.17 Views2992
    Read More
  19. 해병대 1사단, 전투 생존 수영훈련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 “악이다~ 깡이다~ 악! 악! 악!”지난 3일 오후 경북 포항시 도구해안은 해병대 장병들의 함성과 구호 소리로 가득했다. ‘상륙돌격형’ 머리 모양에 빨간색 활동복을 입었을 뿐이지만 그들이 내뿜는 포스는 명성(?) 그대로. 보름 전부터 시작된 강도 높은 전투·생존 수영...
    Date2010.05.17 Views4139
    Read More
  20. 귀신잡는 해병 그들은 역시 强했다 - 1사단 31대대

    해병대1사단 31대대 KCTC<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분투기 ‘삐-이익!’ 이런 신호음은 항상 귀에 거슬린다. 그 소리와 함께 모든 것이 끝났다. 비에 젖은 산야를 미친 듯이 내달리던 그들은 그대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총성이 거짓말처럼 멈춘 숲속은 마치 전혀 다른 공간 같았다. 비와 땀으...
    Date2010.05.17 Views717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Next
/ 146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