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세상(해병대)이 확~ 바뀌었습니다(하하하). 상병 이상은 누구나 피부로 느낍니다.” “최근 국방일보 ‘칭찬합시다’에 소개된 후 더 많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해병대상륙훈련단 상륙지원대대 상륙지원중대 해병대원들이 일과시간 후 생활실에서 나눈 대화다. 지난 4월 국방일보와 보광훼미리마트가 공동 기획한 ‘릴레이 칭찬합시다’에 보도된 후 해병대 병영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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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상륙지원단 해병대원들이 일월지 팔각정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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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륙지원중대의 밝고 건강한 병영문화는 전 간부들의 솔선수범에서 나왔다. 특히 지난해 7.4총기 사건 이후 뼈를 깎는 심정으로 병영생활 혁신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올해는 ‘릴레이 칭찬합시다’로 대원들의 의식 개혁을 통한 병영문화 혁신을 선도해 왔다.
‘칭찬합시다’ 주인공 행정관 유재곤상사는 “별일 아닌데 칭찬을 받았다”고 겸손해 하며“칭찬 받은 후 장병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행동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유 상사가 근무하는 사무실 냉장고에는 항상 과자 물 얼음 음료수 등을 채워 놓고 해병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처음엔 주저하던 해병들이 지금은 화장실 다음으로 즐겨 찾는 곳으로 바뀌었다.
중대장 심명천(32ㆍ사후102기)대위도 신문에 보도된 후 자신의 행동이 많이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부대내 분위기로 전투력 ‘쑥쑥’
이처럼 간부들의 솔선수범은 부대원 상호 존중과 배려의 병영문화로 발전했고, 칭찬하기ㆍ감동의 리더십이 지휘관에서 대원에 이르기까지 물흐듯 퍼져나갔다. 시간이 흐르자 미동도 않던 강인한 해병의 마음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태원(22)상병은 “과거 선임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눈치가 보여 아무 말도 못했는데 이제는 조금만 불편하면 바로 간부님들과의 대화로 해결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병영 문화 혁신의 성과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대개 부대 소원수리함에는 대원들의 불평불만이 접수되지만 ‘행정관 유재곤 상사를 칭찬한다’는 내용이 나와 소원수리함을 열어 보던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과거 해병대원들의 유일한 소통 창구였던 소원수리함에는 일주일에 1~2건의 불만사항이 접수되고 있다. 요즘 해병들은 어떤 사안이 발생하면 지체 없이 간부들을 찾아와 대화로 해결한다. 이러한 소통은 소원수리함의 존재가치를 무의미하게 했다.
김동규(21)상병은 “이제 해병대에서 구타, 언어폭력, 기수열외가 없어졌다”면서“부대내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져 전투력도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존중과 배려·칭찬하기는 해병대원들의 표정을 밝게 했다. 이로 인해 사기는 오르고 전투력도 업그레이드됐다. 군기는 살아 있고, 구타 및 폭언, 기수열외 등 악습이 모조리 사라졌다. 부대 내 곳곳에서 해병들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밝고 건강한 해병대 조직문화가 만들어 낸 신 병영 풍속도다.
이처럼 생각이 바뀐 해병대원들은 행동이 달랐다. 무엇이든 거침이 없었다. 이병ㆍ일병ㆍ상병ㆍ병장 등 계층별 끝장토론도 병영문화 혁신에 물꼬를 터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사무실이나 부대 곳곳에서 해병대원과 간부들이 삼촌이나 형님처럼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누는 풍경도 눈에 띈다.
간부·대원의 소통 만들어낸 쾌거
밝고 건강한 해병대 조직문화는 직업군인을 지원하는 병사도 탄생케 했다. 최세영(22)상병은 6월 7일 육군부사관으로 입대한다. 해병대 병영문화 혁신을 몸으로 체험하고 뼛속까지 군인이 되자는 결심을 굳혔다. 올해 유해발굴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인지 유해발굴단에서 일하고 싶다는 포부도 조심스럽게 밝혔다.
밤잠을 설치며 병영문화 혁신에 앞장 서 온 해병대상륙지원단장 이현달(해사42기)대령은 “선임병들의 ‘본전 생각’을 없애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며“계급별 체육활동이 해병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인터뷰]대대장 강송구 중령-“간부 솔선수범이 병영 혁신 이뤘다”
“등돌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오직 병영문화 혁신뿐이었습니다. 변화만이 해병대가 살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해병대상륙지원단 상륙지원대대장 강송구(45ㆍ해사45기ㆍ사진)중령의 병영문화 혁신에 대한 일성(一聲)이다. 강 중령은 병영문화 혁신의 첫 단추는 지난해 7.4사건이었고, 종결자는 국방일보의 ‘칭찬합시다’ 캠페인이라고 강조했다. 7.4사건을 해병대 창설 이래 최대 위기라고 판단한 강 중령은 위기는 또다른 기회라고 믿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개혁을 단행했다. 사령부와 상륙지원단 지침에 어긋나지 않게 계층별로 5개 테스크포스를 구성, 부대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는 등 맞춤식 처방을 내렸다. 강 중령은 “병영문화 혁신의 성패는 대원들의 사고전환을 요구하기 전에 간부들의 의식전환과 솔선수범에 달렸다”며“대원들 저변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간부 폭언, 감정에 의한 부대지휘, 고압적 지시행태 등을 하지 않도록 꾸준히 간부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