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eh.jpg
인내력의 한계를 시험하듯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9일 찾은 서해 북방 5개 섬의 막내 우도. 숨막히는 더위 속에서 우도를 지키는 해병대 연평부대 우도중대원들은 세 가지 적과 소리 없는, 그러나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맑은 날이면 손에 잡힐 듯 보이는 북녘 땅의 북한군이 첫째요, 가차없이 내리쬐는 햇볕과 장병들을 숨막히게 만드는 무더위가 두 번째 적이요, 때를 가리지 않고 밀려드는 고독감이 마지막이자 가장 무서운 적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6km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우도는 민간인 한 명 없이 해군·해병대 장병들만 있는 섬으로 북한 땅인 함박도에서 불과 8km 떨어져 있다. 게다가 썰물 때면 섬 주변에 3~8km의 갯벌이 생긴다. 북한 땅에서 걸어서도 침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해무라도 짙게 드리운 날이면 긴장감이 배가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북한군이 침투해서 어쨌다더라’는 유언비어가 심심찮게 나돌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유언비어다. 1952년 해병대 1개 소대가 주둔한 이래 해병대원들은 서해의 최접적 전략 요충지인 이곳을 완벽하게 지켜 내고 있다.

이런 완벽함이 절로 얻어진 것은 물론 아니다. 비결은 바로 훈련. 중대원들은 언제, 어느 곳에서도 적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그 결과 각 병사들은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완전무장 행군도 격주로 한 번씩 실시한다. 개인화기 사격도 실지형 사격훈련을 강화했다. 한 달에 한 번씩 거점 숙영훈련을 실시해 전장 환경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무더위는 이런 상황을 버텨 내야 하는 장병들에게 짐 하나를 더 얹는 얄미운 녀석이다. 우도라 해서 무더위를 비껴 갈 수는 없는 법. 태양은 섬 전체를 걸어서 도는 데 30분 남짓 걸리는 초미니 섬을 달궈 놓는다. 하지만 우도 장병들에게 가장 큰 적은 밀려드는 외로움과 고독감이리라. 사방을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바다뿐이다. 섬을 오가는 배라곤 해군 함정과 부식선·행정선이 전부인 터라 민간인 한 명 살지 않는다. 장병들의 가장 큰 기쁨인 외출·외박·면회도 지리적 여건상 아예 불가능하다.

오죽하면 모퉁이 우(隅)자를 쓰는 우도의 옛 이름이 한 번 들어가면 머리털이 하얗게 변할 때까지 나오기 힘들다는 뜻의 모로도(毛老島)였을까. 우도 중대장 오광옥(해사53기) 대위는 “고독감과 무더위를 이기며 최전방 접적 지역을 지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 중대원들은 동고동락하는 가운데 임무에 최선을 다해 책임지역을 물샐틈없이 지키겠다”고 말했다. 무더위와 고독을 오직 최전선을 지킨다는 국군의 사명과 임무·역할만으로 외면하고 있는 우도 지킴이, 해병대원들.‘붉은 전사’, 그들이 있기에 이 뜨겁고 지리한 여름을 이겨 내야 한다는 논리를 주장하면 지나친 해병대 예찬론일까….
2006.08.11 글=김가영·사진=정의훈 kky71@dema.mil.kr
TAG •

  1. 저격수양성의 산실 해병대

    해병대 저격교육에 위탁교육을 들어온 한국 해양경찰특공대 대원 저격수의 부활 “어디선가 탕 탕 총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적은 보이지 않고 아군의 사상자는 늘어만 갔다. 살기 위해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바짝 엎드려야 했다.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해 더럭 두려움마저 느꼈다. 아마도 실...
    Date2010.05.17 Views4267
    Read More
  2. 해병대 창설 61주년

    해병대가 15일 창설 61주년을 맞아 올해를 ‘새로운 해병대 60년’을 향한 원년으로 선언했다. 해병대사령부는 창설 기념일을 하루 앞둔 14일 앞으로 인도적 구호활동, 세계 평화유지활동, 해외 파견훈련 등을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해병대’의 이미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21세기 글로...
    Date2010.05.17 Views4022
    Read More
  3. No Image

    백령도를 지키는 해병대 흑룡부대

    Date2010.05.17 Views3846
    Read More
  4. 백령도의 나바론요새

    Date2010.05.17 Views6234
    Read More
  5. 6여단 벽암지와 유격훈련중인 해병들

    Date2010.05.17 Views6331
    Read More
  6. No Image

    해병대가 있어 행복한 백령도

    잊을만하면 계속 되는 북한의 도발. 동해상에서는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 실험이 계속되고 있고, 서해상에서는 북한 어선과 선박이 시시때때로 남침을 해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올 초부터 부쩍 긴장상황이 많이 조성돼 남북관계는 대내외적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현 상황에서 서해...
    Date2010.05.17 Views4442
    Read More
  7. 6여단 철조망을 열고 희망을 케다

    최근 해병대 6여단에서 북방 해안 일부를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했는데요. 이번에 개방한 지역은 백령도 북동쪽의 진촌해안으로, 겨울철에는 해상 기상의 악화 등으로 출어가 제한되어 어민수입이 많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이루어졌습니다. 아름다운 백령도의 풍광을 배경으로 굴 채취에 ...
    Date2010.05.17 Views3322
    Read More
  8. No Image

    6여단 전차사격훈련

    Date2010.05.17 Views3240
    Read More
  9. No Image

    6여단 포1중대 K-9 사격훈련

    Date2010.05.17 Views3907
    Read More
  10. 해병 6여단 M-48A3K 전차 야간사격

    ▲ 칠흙같은 어둠 속에 레토나 지프를 타고 전차가 있는 진지로 가고 있습니다. ▲ M-48A3K 전차가 90mm 주포를 바다로 겨누고 서 있습니다. 비록 적전차와 상대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성능이지만, 적의 고속정이나 공기부양정에게는 최고로 두려운 존재일 것입니다. ▲ M-48A3K전차의 동축기관총...
    Date2010.05.17 Views6009
    Read More
  11. No Image

    6여단 상륙기습훈련

    Date2010.05.17 Views3135
    Read More
  12. 해병대 연평부대를 가다

    해병대 블로그 마린보이에 소개된 해병대 연평부대편입니다. 오늘은 꽃게로 유명한 연평도와 연평도를 지키고 있는 해병들을 만나보기 위해 연평부대에 가보았습니다. 인천에서 뱃길로 127Km떨어진 연평도는 서해 최북단에 위치하며 북한 지역인 부포리와는 불과 10여Km 떨어져 있고 서해 최...
    Date2010.05.17 Views5792
    Read More
  13. 상여메는 해병장병들

    얼마 전 나는 서해 최북단 소청도에 갔다가 근래에는 보기 드문 특이하고 훈훈한 광경을 목격했다.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 고 민명녀 할머니의 장례식이었는데, 꽃상여를 메고 장지로 향하는 사람들이 해병 장병들이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소청도 이장 이성만(41세)씨에...
    Date2010.05.17 Views3709
    Read More
  14. 5월보다 빛나는 군인들 - 대청도 해병대6여단 이건철 중사

    5월보다 빛나는 군인들<1> 대청도 해병대6여단 이건철 중사 “어머니가 계셔 행복합니다” 북한을 코앞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서해상 최전방 섬마을 대청도(인천광역시 옹진군). 늘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없지만 한 해병대 부사관의 따뜻한 ‘효’ 이야기가 온 마을에 향기처럼 퍼져 있는 곳이기...
    Date2010.05.17 Views4629
    Read More
  15. 백령도 해병대6여단 24시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백령도에서 해병대원과 함께 지낸 24시간 동안 이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훈련이면 훈련, 경계임무면 경계임무, 체력단련이면 체력단련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강인한 해병대원들의 힘찬 기상을 몸으로 느낄...
    Date2010.05.17 Views8491
    Read More
  16. 서해 북방 5개 도서중 막내 섬 ‘우도’

    인내력의 한계를 시험하듯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9일 찾은 서해 북방 5개 섬의 막내 우도. 숨막히는 더위 속에서 우도를 지키는 해병대 연평부대 우도중대원들은 세 가지 적과 소리 없는, 그러나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맑은 날이면 손에 잡힐 듯 보이는 북녘 땅의 북한군이 첫...
    Date2010.05.17 Views4593
    Read More
  17. No Image

    2사단 합동연안상륙훈련

    해병대 2사단 합동연안상륙훈련
    Date2010.05.17 Views1571
    Read More
  18. No Image

    2사단 길정저수지 전투수영

    해병대2사단은 매년 경기 김포 길정저수지에서 전투수영 훈련을 진행, 상륙작전에 필요한 수중 침투 능력과 전투체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하계 해양훈련의 일환으로 이뤄진 전투수영 훈련은 부대 예하 포병연대와 직할부대 전 장병을 대상으로 개인별 전투수영 능력 배양에 중점을 두고 각 조...
    Date2010.05.17 Views3430
    Read More
  19. 해병대2사단 연안상륙훈련(2007)

    ▲ 사진은 2005년 2사단 연안상륙훈련中 2사단 강화도에 해안교두보를확보하라! 해병대2사단 연안상륙훈련(2007) - 연대급 연안상륙작전능력 극대화기여
    Date2010.05.17 Views2416
    Read More
  20. No Image

    해병대2사단 대대급 기습상륙훈련 - KFN

    Date2010.05.17 Views197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Next
/ 146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