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병대 6여단에서 북방 해안 일부를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했는데요. 이번에 개방한 지역은 백령도 북동쪽의 진촌해안으로, 겨울철에는 해상 기상의 악화 등으로 출어가 제한되어 어민수입이 많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이루어졌습니다. 

아름다운 백령도의 풍광을 배경으로 굴 채취에 열심인 지역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보았습니다.
 


해병대 6여단이 주둔하고 있는 백령도서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적과 직접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작전지역인데요. 특히나 백령도의 북쪽 해안으로는 철책선이 쭉~ 늘어서 있습니다. 이는 혹 발생할지 모르는 적의 도발이나 침투, 또는 유실 지뢰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가까이 가서 보면 촘촘하게 해안선을 따라 용치가 박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단어의 뜻 그대로 용의 치아아 같이 생겼습니다. 적의 함정의 접근 및 침투를 막기 위해서 설치된 것입니다. 이 용치 구조물에 다 자란 굴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 보이시나요?
 

 

곳곳에 붙어 있는 통제구역, 지뢰 표지판 등이 이곳이 작전지역임을 보여줍니다. 해안 개방을 위하여 6여단은 작년 연말부터 지역 내 실무자들과 함께 차근차근 준비해왔습니다.
 

특히 해안 개방이 있기 얼마 전, 부대에서는 유실지뢰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대규모 탐지 작업을 벌이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한 바 있습니다.
 

백령면 어촌계장이 부대로 사전 통보한 뒤, 주민들을 인솔하여 해안에 도착합니다. 그러면 인근 초소 장병들이 오전 썰물 시각에 맞추어 해안으로 진입하는 통문을 개방하고요. 위 사진은 해병대원의 안내를 받아 굴칼과 바구니 등을 들고 백령도 주민들이 해안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누가 먼저 캐어갈 새라 한시바삐 걸음을 재촉하는 주민들. 마치 이들의 벗이라도 되는 양 하늘을 유유히 날고 있는 갈매기들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해안가에서 부지런히 굴을 채취하고 있는 주민들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의 바구니는 갓 따낸 싱싱한 굴들로 채워집니다. 백령도 해안가에서 나는 굴은 순수 자연산 생굴로 한 점 입에 넣으면 마치 풍성한 바다 냄새가 꽉 채워지는 것과 같은 행복감을 줍니다.
 

 

물이 점차 빠짐에 따라서 이들의 손놀림은 더욱 바빠지고, 또 그만큼 가지고 온 바구니는 무거워집니다. 적 함정의 접근을 막기 위해 설치한 용치에 붙어있는 굴이 언뜻 보기에도 많이 보이죠?
 

바쁜 작업 중에도 "군인들, 고마워!"라고 해주시는 할머니 한 분을 뵈었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활짝 웃음꽃이 핀 할머니의 표정을 뵈니 오히려 우리 군인들이 감사하다고 속으로 생각해 봅니다. 새삼 고향에 계시는 할머니 생각도 나는데요. 주로 굴 채취를 하는 주민들은 60~80세의 고령자 어르신들입니다.
 

다시 물이 차오르고, 가지고 간 바구니와 등짐이 제법 묵직해지면 이제 하나 둘 철수하기 시작하는데요. 어르신들은 이렇게 몇 시간동안 캐낸 맛난 굴도 드시고, 굴을 팔아서 본인 생활비도 마련하시고, 혹은 돌아오는 명절에 육지로 나간 아들 딸, 손주들이 고향으로 찾아오면 건네줄 용돈도 마련하셨을 겁니다.
 

어르신들이 총총한 걸음으로 다시 철책선을 넘고 계십니다. 평상시에는 단절과 삭막함만을 주로 느끼게 했던 철책선이지만, 이날만큼은 소박하지만 행복한 아름을 건네주는 건널목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고, 민과 군이 공존하는 백령도 현장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개인적으로도 많은 주민들의 햇살 같은 웃음으로 가득한 기억 한 움큼을 가슴에 품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는데요~
오늘도 백령도의 해병대 장병들은 이렇듯 주민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서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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