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해병’ 신화 우리가 잇는다 / 국방일보 2012.07.19
해병대 청룡부대 13대대는 6·25전쟁과 베트남전쟁을 빼놓고는 소개가 안 되는 부대다. 1950년 8월 7일 창설 이후 쌓아온 빛나는 승전의 기록은 ‘무적해병’ ‘신화를 남긴 해병대’의 명성으로 오늘에 이어지고 있는 것. 대대는 1950년 9월부터 1953년 7월까지 6·25전쟁에 참가하며 인천상륙작전, 서울 수복작전, 도솔산 전투 등 수많은 전투에서 큰 전과를 거뒀다.
특히 1951년 6월에는 도솔산 지구 전투에 참가해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무적해병’의 칭호를 하사받으며 무적해병의 신화를 창조했고 1965년 10월부터 1972년 2월까지 베트남 파병 기간에는 짜빈동 전투, 쾀란지구, 뚜이호아 지구 전투에 참가하며 ‘신화를 남긴 해병대’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
1972년 귀국한 대대는 서부전선을 방어하던 5여단의 작전지역을 인수, 김포지역에 주둔하게 됐고 1981년 4월 16일 상급부대인 청룡부대의 사단 증편으로 현재의 임무를 담당하게 됐다. 이후 대대는 수도권 서측 김포반도 일대에서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적과 불과 1.2㎞ 남짓 떨어져 경계임무를 수행하며 휴전선 방어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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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청룡부대 13대대 장병들이 김포반도 전면의 한강을 따라 설치된 철책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부대제공 |
▶‘무적해병’의 전통 수립 도솔산 지구 전투
중공군의 개입으로 어려워졌던 전황이 서울 재수복 이후 공세로 전환되던 1951년 6월 국군은 북진하기 위해 전략적 요충지인 해안분지를 점령해야 했고 해안분지를 점령하기 위해서는 도솔산 지구 점령이 필수적이었다.
도솔산은 좌우로 양구와 인제에서 북상하는 도로를 끼고 있어 적군의 수중에 있는 이상 국군과 유엔군은 더 이상의 전진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적군이 이 돌출지대를 통해 포위를 시도할 수 있었다.
대대가 속한 해병 1연대는 미군과 교대해 총 24개의 크고 작은 고지를 탈환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적의 완강한 저항에도 적의 허를 찌르는 야간공격과 백병전으로 6월 19일 북한군 2개 사단이 점령하고 있던 24개의 목표진지를 모두 탈환하고 도솔산 지구를 완전히 점령했다.
이 전투를 통해 아군의 약 20배에 달하는 적 2381명을 사살하고 51명을 생포한 것은 물론, 210정의 화기를 노획했고 38선 북측으로 10km 이상 올라가 영토 확장에 기여했다.
이승만 당시 대통령은 도솔산을 직접 방문해 격려사를 통해 우리 해병대를 ‘무적해병대’라 칭하며 역사에 길이 남을 ‘무적해병’이라는 친필 휘호와 함께 대통령 표창과 감사장을 수여했다. 미국 정부도 지휘관들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미 해병대도 이루지 못한 도솔산 탈환으로 우리 해병대는 ‘무적해병’이라는 명성을 얻게 됐다.
▶‘신화를 남긴 해병대’ 짜빈동 전투
1965년 10월 3일부터 1973년 3월까지 7년여의 베트남 파병기간 동안 대대가 속한 해병대 청룡부대는 청룡 1호 작전, 해풍작전, 승룡ㆍ황룡작전, 짜빈동 전투 등 수많은 전투를 통해 큰 전과를 올렸다.
그중 1967년 2월 14ㆍ15일 벌어진 짜빈동 전투는 대대 예하 11중대의 전술기지가 자리 잡고 있던 짜빈동 마을에서 벌어진 전투로 지금까지도 소부대 방어전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당시 11중대가 상대한 적의 규모는 1개 연대 규모.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중대 기지를 격파하고 추라이에 위치한 미 해병 비행장과 쾅나이성 전체를 공격한다는 적의 작전계획을 막기 위해 피 튀기는 육박전을 감행했다.
적 기습에 대비한 철저한 정보판단, 중·소대장의 탁월한 전투지휘, 해병들의 용전분투와 지원화기의 적절한 운용으로 11중대는 4시간의 사투 끝에 전투에서 승리했고 북베트남군에서 ‘강철연대’라는 명성을 얻고 있던 1연대는 전투능력이 마비됐다.
이 전투로 청룡부대는 1967년 2월 15일 대통령 부대표창을 받고 장교를 제외한 중대원 191명 전원이 일계급 특진의 영예를 얻었다. 더불어 1968년 5월 28일 미국 대통령 부대표창을, 부대원 전원은 ‘은성무공훈장’을 받았다.
이를 통해 국군의 막강한 전투력을 전 세계에 과시하며 ‘신화를 남긴 해병대’라는 새로운 전통을 수립했다.
▶할아버지에 이어 해병대원이 된 손자
이처럼 빛나는 전통을 가진 대대에는 할아버지에 이어 복무하는 해병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인 박준휘 일병은 해병 1기로 도솔산 지구 전투에 13대대원으로 참전했던 할아버지에 이어 대대에 근무하고 있다.
할아버지로부터 평소 도솔산 지구 전투 등 해병대 이야기를 들어오던 박 일병은 “해병대를 제외하곤 군 복무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특히 할아버지가 큰 전공을 세운 대대에서 군 생활을 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일병은 “휴가나 외박 때마다 할아버지를 찾아뵙는데 해병이 된 손자를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신다”며 “늘 해병대의 일원임에 자긍심을 갖고 군 생활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하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일병은 “할아버지의 모습을 어려서부터 동경해 왔다”며 “해병 1기의 손자라는 자부심을 빨간 명찰에 함께 박아 ‘무적해병’의 빛나는 전통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대장 최윤영 중령 무적해병 전통의 자부심으로 임무완수
“‘무적해병’과 ‘신화를 남긴 해병’의 전통을 만든 부대라는 자부심으로 ‘적이 나타나면 내가 먼저 잡는다’는 각오로 임무를 완수해 선배들의 빛나는 전통을 이어가겠습니다.”
최윤영(중령·사진) 해병대 청룡부대 13대대장은 “6·25 전쟁과 베트남전에서 각종 전투를 도맡아 했던 선봉연대 소속이라는 자부심 때문에 대원들의 정신 자세가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최 대대장은 “작전대비 요구사항이 많은 어려운 근무여건이지만 결집력이 높고 역사적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대원들과 함께 임무완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 대대장은 ‘임무완수’를 역설했다.
최 대대장은 “작전, 교육훈련, 부대관리 등 모든 부대활동을 ‘임무완수’에 중심을 두고 임한다”며 “대원들이 현장에서 작전종결할 수 있도록 임무에 필요한 과제만 골라 교육훈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 대대장은 “이를 위해 적의 도발 유형에 따라 핵심교육훈련 과제를 도출해 냈고 이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전 대원을 전투프로로 만들고 있다”며 “이뿐만 아니라 100% 완벽한 임무완수를 위해 부족한 1%를 찾아내고 혁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대대장은 “신뢰가 높으면 높을수록 효율과 성과가 높아지고 신뢰의 핵심은 소통”이라며 “대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주말마다 자전거를 이용해 경계임무를 수행 중인 부대를 방문, 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소통을 위한 다양한 노력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