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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앵글속세상 -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 현장

 

“돌격 앞으로”

악에 받쳐 터뜨리는 함성이 하늘을 찌른다. 가상 적군이 대규모 공격을 해왔다. 여기저기서 씨뻘건 연막탄이 터진다. 기관총에선 공포탄이 쉴 새 없이 불을 뿜어댄다. 자욱한 포연 속에서 검은 위장크림 사이로 드러난 훈련병들의 눈빛엔 전장(戰場)의 살기마저 어려 있다.

경북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의 각개전투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감이 높아지자, 해병대 교육훈련단의 신병 훈련 강도가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병대 수색대 지원율은 21대 1이나 된다. 입대하고 싶다고 아무나 받아주는 곳이 아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의 신병 양성기간은 6주이다. 그중 5주차와 6주차에는 훈련의 정점인 극기주 훈련을 받는다. 이 기간에는 어떤 극한 상황도 이겨낼 수 있는 인내력과 전투력을 배양하기 위해 유격훈련, 목봉체조, 각개전투와 천자봉 행군, 야전 숙영과 야전 취사를 실시한다. 훈련 강도는 높아지지만, 수면시간과 배식량은 줄어든다. 해병대 훈련병은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해야만 빨간 명찰을 달 수 있다.

해병대 유격장의 높이 30m 암벽 등선 등반과 헬기 레펠에서 훈련병들이 굵은 땀을 흘리며 고함을 지른다. 초롱초롱한 눈과 하얗게 드러난 이가 구릿빛 얼굴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밥이 얼마나 귀중한지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제대하면 절대로 밥투정하지 않을 겁니다.” 야전취사 시간을 맞아 꽁꽁 언 땅을 파서 고체 연료로 밥을 지어 먹던 배정인 훈련병(21·부산대학교 영문학과 1년 휴학)은 훈련소 생활의 소감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초겨울 날씨에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임하는 신병들의 강인한 눈빛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를 위해 땀을 흘리고, 전우를 위해 눈물을 흘리고, 조국을 위해 피를 흘리는 해병이 되겠다.’ 6주가 지나면서 이들은 조금씩 진정한 해병이 돼간다.

 

국민일보 포항=사진·글 강민석 선임기자 minseok@kmib.co.kr


  1. “누구나 해병이 된다면 결코 선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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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2012.11.04 Views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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