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두렵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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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연평부대 포7중대가 지난 23일 오후 2시 27분 155㎜ K-9 자주포 사격훈련 중 마지막 실탄을 발사하고 있다.
이 사진은 이날 오후 2시 34분 시작된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직전 해병대연평부대 정훈·행정담당 양승호 하사가 촬영했다.>
 
실전 두렵지않다!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로 일상적인 사격훈련이 순식간에 숨막히는 실전으로 바뀌는 긴박한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해병대 연평부대 정훈·행정담당 양승호 하사는 이날 포7중대의 정기 사격훈련 사진을 본지 보도용으로 제공하려고 카메라를 잡았다.

오후 첫 사격을 마치고 잠시 정비하는 시간에 느닷없이 포탄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때가 오후 2시 34분. 순간적으로 20여 발의 포격이 집중되자 이를 피해 K-9 자주포가 2시 36분 2초에 후진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포7중대는 포탄 파편이 튀고 장약에 불길이 번지는 상황에서도 평소 훈련을 통해 익힌 사격 절차에 따라 본능적으로 행동했다. 적 포격이 시작된 지 13분 만에 대응사격에 나서 최악의 순간에 최선의 대응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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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해병용사들 용감하게 신속 대응했다.

 

지난 23일 해병대연평부대 포 7중대는 일과가 시작되자 구경 155㎜ K-9 자주포 사격훈련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북지역 도서 부대들은 전투준비태세를 확고히 유지하기 위해 매달 한 번씩 사격훈련을 실시토록 계획돼 있다. 이날 사격훈련은 실사격으로 이같이 정례적이고 일상적인 것이었다.

 중대의 사격은 오전 10시 15분부터 시작됐다. 방향은 남서쪽으로 잡았다. 오전이 지나고 오후 일과에 들어선 뒤 첫 포상 사격을 끝냈다. 잠시의 정비 시간을 가졌다. 바로 이때 느닷없이 포탄이 훈련지역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때가 오후 2시 34분.

 중대장은 장병들의 생존성을 보장하기 위해 내부포상으로 대피를 지시했다. 그리고 곧바로 상급 부대에 보고했다. 이 보고를 받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즉각 위기관리체제에 돌입했다. 오후 2시 35분. 해군2함대는 이때 곧바로 북측에 대응사격 경고 통신을 보냈다.

 하지만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포격은 지속됐다. 포탄은 중대가 훈련하는 포상에만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수많은 포탄이 집중적으로, 그리고 민가쪽, 해안 등 넓게 탄착했다. 중대의 경우 1포상과 5포상이 직접 피격됐다. 인근에도 다수의 포탄이 떨어졌다. 포탄 낙하가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중대장은 장병들에게 자주포를 외부포상으로 전개할 것을 지시했다. 내부포상에서는 적이 포격하는 황해도 강녕군 무도 포진지로 대응사격을 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즈음 적 포격도 멈췄다. 오후 2시 46분이었다. 이때까지 몇 발이 떨어졌을까. 떨어진 포탄은 후에 약 150발로 추정됐다. 포 중대에 20여 발이 떨어지고, 90여 발이 해상에 낙탄한 것으로 보였다. 나머지는 민가 지역과 산야 지역. 전시에도 민간인 지역에 대한 포격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하지만 북한의 포격은 이처럼 비인도적이고 무차별적이었다.

 외부포상으로 나간 포 7중대는 대응사격을 시작했다. 적의 무도 포진지를 향했다. 오후 2시 47분. 적 포격이 시작된 지 13분, 멈춘 지 단 1분이 지난 시점이다. 적의 낙탄 등으로 인해 2문의 자주포는 사격이 어려웠지만 나머지 포로 오후 3시 15분까지 50발의 포탄을 적진으로 쏘았다.

일반적으로 대응사격은 ‘유사 화기로 2배’를 말하곤 한다. 그때 적이 쏜 포탄량은 얼마나 된다고 판단했을까. 사실 포탄 낙하 상황에서 그 포탄 수를 정확히 센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지휘관과 부사관 등의 많은 경험과 통찰력으로 일단 판단할 수밖에 없다.

 북한군은 강녕군 개머리 포진지에서 재차 사격을 가해 왔다. 오후 3시 12분. 연평부대 주둔지와 레이더사이트 일대로 20여 발. 연평부대 포 7중대는 적탄이 떨어지는 중이던 3시 25분부터 또다시 대응사격을 했다. 오후 3시 41분까지 개머리 포진지를 향해 30발을 발사했다.

 이날 적의 기습적인 포격도발 상황을 맞아 대응사격까지 중대의 전투행동은 ‘정확하고 능숙하며 빨랐다’는 평가. 하지만 K-9 자주포의 경우, 사격자동화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데 더 빠르게 대응할 수는 없었을까. 사격제원이란 것은 컴퓨터에 지리 좌표값·표고값 등만 입력하면 즉각 출력되는 것이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주포로 이 내용이 바로 전송되므로 숙달된 부대라면 사격제원 산출에서 사격까지 1분 내에 실시할 수 있지 않을까. 말인즉 옳긴 하다. 모든 포병은 사격할 표적이 획득되면, 화포가 있는 진지와 표적지역 간의 상대적인 거리를 계산해서 사격지휘소에서 사격제원을 산출한다. 이어서 산출한 제원을 각 자주포에 전달하면 즉시 사격을 시작할 수 있다. 그래서 K-9의 경우 정지한 상태라면 30초, 기동 중이라면 1분이면 가능하다.

 포병 관계자들은 ‘이때의 상황이 어떠냐’가 전제된다고 한다. 적 포탄 낙하 시에는 대피해 생존성을 확보하고, 적이 포격을 멈추면 다시 전개해 사격준비를 하고 응전하는 것이 올바른 대응방법이라는 것. K-9을 운용하고 있는 한 포병대대장은 “일단 포탄낙하 상황이라면, 장비와 인원을 보호하기 위한 대피행동이 있었겠고, 그간에 사격제원을 산출하면서 안전하고 표적에 대한 사격 가능한 위치까지 자주포들이 다시 전개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13~14분도 능숙한 대응이었다”고 평가했다.

 신현돈(육군소장) 합참 작전기획부장은 24일 “사격이 끝나고 1분 후에 우리가 곧바로 사격했다는 것은 상황에 위축되지 않고 정확하게 보고 사격을 하고자 노력했다는 것을 단정할 수 있다”며 “우리 해병용사들이 얼마나 용감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인호 기자   idmz@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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