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연평부대 탄약처리담당 박용덕(48ㆍ사진) 군무원은 28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로 보금자리가 전소됐지만 해병대원들과 거점에서 생활하며 불발탄 제거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살림 돌보는 일을 뒤로한 채 박 군무원은 포격 직후부터 폭발물처리반과 함께 연평도 도로와 민가나 인근에 떨어진 불발탄과 방사포 추진체 수거 등 연평도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박 군무원의 집은 일부 방송에서 가장 피해가 큰 집이라고 보도했던 장소로 북한의 2차 포격으로 주변 민가 3채가 불에 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특히 박 군무원은 오래된 집에서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올겨울 따듯하게 날 수 있도록 큰맘 먹고 리모델링했지만 입주한 지 15일 만에 보금자리가 잿더미로 변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박 군무원의 집이 포격될 당시 이야기를 들어 보면 기가 막히다. “1차 포격 직후 대피소로 대피한 딸의 전화를 받고 아내가 대피소로 가기 위해 집을 빠져 나오자마자 굉음과 함께 시커먼 연기와 불기둥이 치솟았답니다. 딸이 엄마를 살렸죠.”
부인의 생명을 살린 딸을 한없이 고맙게 생각하는 그는 오늘도 이른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부대 복구와 연평도 정상화에 온힘을 쏟고 있다. 또 전기가 끊기고 물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세수와 양치질도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장병들의 맏형으로 자신의 안위보다 장병들의 건강을 보살피는 데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