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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연평부대 양승호 하사

 “그 상황에서 뭘 찍어야겠다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저 반사적으로 셔터를 눌렀을 뿐인데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진이 잡혔더군요.”

 지난 26일 국방일보는 물론 전국 대부분의 유명 일간지들은 똑같은 사진을 1면에 게재했다. 23일 북한의 포격도발 당시 포탄이 떨어지고 불길이 치솟는 긴박한 상황에서 우리 해병대의 K-9 자주포가 대응사격을 준비하는 사진이었다.
사진을 찍은 주인공은 해병대 연평부대 정훈담당 양승호(24·해병 부311기·사진) 하사. 사진기자로 치면 세계적인 특종을 한 셈이라 이날 이후 양 하사는 포격도발 취재차 연평도를 찾은 기자들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어떻게 그 사진을 찍게 됐느냐’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질문.

 “그날 K-9 사격사진을 국방일보 보도용으로 제공하기 위해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오후 첫 사격의 마지막 포탄을 쏘고 잠시 정비시간을 갖는데 어디선가 바람소리가 들리더니 포탄이 터지는 겁니다. 처음에는 너무 당황해서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었는데 불길이 치솟자 저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습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포반장이 사격 때 열어 뒀던 해치를 닫으라고 명령했고 K-9 안에 있던 승무원이 밖으로 나와 해치를 닫았는데 그 순간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잡혔다.

 “운이 좋았지요. 제 쪽으로는 파편이 튀지 않았거든요. 그 한 장의 사진으로 당시 얼마나 급박한 상황이었는지 국민들에게 전해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포격도발 이후 취재진을 지원하고 한꺼번에 쏟아지는 갖가지 업무를 처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양 하사는 포격도발 이후 대응에 대한 언론의 비판에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군인으로서 많이 답답합니다. 이 상황에서 비판부터 하고 보는 것이 최선은 아닌 것 같은데. 개인적인 소감이지만 그날 우리 포7중대가 정말 대처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악전고투였습니다. 지금까지 피나는 훈련을 거듭했기에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 그만큼 대처할 수 있었던 겁니다.”
바다 건너 인천이 고향인 양 하사는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것이 가장 마음에 걸리지만 지금은 오로지 해병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만을 생각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북한의 포격도발로 해병 전사자가 생긴 것도 가슴 아프지만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것이 더욱 안타깝습니다. 저는 비록 정훈병과지만 군인으로서 병과에 관계 없이 적이 우리 영토를 한 치도 넘볼 수 없도록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김가영·사진=김태형 기자   kky71@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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