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만1400명 회원 활동 경계근무 체험·견학·공연 등 부모님과 소중한 시간 나눠
국방 FM이 개최한 ‘국방서포터즈 해사모와 함께하는 병영체험&콘서트’에서 에이걸스가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해사모’와 함께하는 병영체험&콘서트에 참여한 부모님들이 2983부대 관계자로부터 부대 전투장비 소개를 받고 있다. 정의훈 기자 |
첫 면회온 어머니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해병대2사단 2983부대 병사. |
“역시 아들을 해병대 보내길 잘했어요. 다들 믿음직스럽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든든합니다.”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가을 하늘이 눈부시던 지난 8일. 수도 서울의 관문인 김포반도를 지키는 해병대2사단 예하 2983부대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국방 FM이 국방서포터즈 ‘해사모’(해병대 사랑모임 줄임말)와 함께하는 병영체험 & 콘서트를 개최한 것. 국방 FM이 스튜디오를 벗어나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님과 함께 부대를 찾아가 공개방송 무대를 꾸민 것은 이번이 개국(1954년)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의미 있는 행사에 ‘해사모’ 회원 50명이 함께했다. 부산·여수·대전·태안 등 사는 곳은 다르지만, 무적해병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달음에 달려온 열혈 국방서포터즈들이다.
‘해사모’는 지난 2009년 해병대에 아들을 보낸 가족들이 개설한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rokmc8572)이다. 현재는 1만1400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거대 온라인 모임으로 성장했다. 더불어 예비역 해병 병장의 아버지인 김명웅(53) 회장을 중심으로 오프라인에서 해병부대 방문행사 등을 개최하는 한편 막연한 두려움 속에 아들을 군에 보낸 후임 부모님의 심정을 다독이며 민군 가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행사는 병영체험으로 시작됐다.
회원들은 4개 그룹으로 나눠 ‘배식 및 설거지 봉사’, ‘화생방 훈련 체험’, ‘경계근무 체험’, ‘전투배치 훈련 견학’ 등에 참여하며 군을 이해하고 안보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새벽 5시 대구에서 KTX를 타고 와 아들 예동희 해병 상병과 경계근무 체험을 한 어머니 박미자(52) 씨는 “작은 소리나 움직임 하나도 놓치지 않는 아들의 모습이 믿음직스러웠고, 우리 군 장병 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화생방 훈련 체험 현장에서는 예정에 없던 세 예비역 아버지와 세 현역 아들 간 자존심을 건 방독면 착용 배틀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결과는 젊은 현역 아들들의 완승! 아버지들은 비록 간발의 차이로 패했지만 한 가정의 아들에서 대한민국의 아들로 거듭난 자녀를 따뜻한 포옹으로 격려했다.
조진영(50·경기도 평택·조한솔 일병의 아버지) 씨는 “30년 만에 다시 방독면을 써봤는데 숨쉬기가 쉽지 않았다”면서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쾌적한 군부대 환경과 부대 관리 이모저모에 만족감을 표했다.
대대장 윤찬영(45·학군 37기) 해병 중령은 “우리 군은 군대가 마지막 수련의 도장이라 생각하고 대한민국의 100년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면서 “믿고 맡겨 주시면 우리 병사들 털끝 하나 상하지 않는 가운데 기필코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말해 해사모 회원들로부터 응원의 박수를 받았다.
병영체험의 감동은 축제로 이어졌다. 국방 FM 진행자 채수란 씨의 진행으로 2시간 동안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콘서트에는 깜찍한 걸그룹 에이걸스와 팝페라 가수 박소연 씨, 트로트 가수 지원이, 통기타 가수 박강수가 출연해 잊지 못할 가을의 추억을 선사했다. 객석에 자리한 300여 해병 장병과 해사모 회원들은 박력 넘치는 해병박수와 우렁찬 함성으로 축제 분위기를 함께 즐겼다.
행사를 총괄한 국방 FM 류해창 PD는 “이번 행사를 통해 부모님들은 군을 이해하고, 장병들은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큰 사랑을 가슴에 새겨 군 복무 의지를 다지는 민군 화합의 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콘서트는 오는 17일 오후 5시 라디오 국방 FM(96.7㎒)을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