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도서 해병대원이 20㎜ 발칸포 사격을 위해 실탄을 장전하고 있다. 해병대 제공
4년 전인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30분쯤. 북한군 해안포가 대한민국 영토 연평도를 정조준했다. 평화롭던 연평도는 빗발치는 포탄에 시뻘겋게 불타올랐다. 해병대 연평부대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이상 추서계급)이 꽃나운 나이에 전사하고,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 우리 군은 적의 만행에 절치부심, 서북도서를 중심으로 전력을 대폭 증강해 즉각 응징 태세를 구축했다.
# 서북도서 전력증강·생존성 강화 ‘순항’
해병대와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이하 서방사)는 적 도발을 즉각 응징·격멸하기 위해 지휘체계를 일원화하고, 방공·항공·화생방과를 신편했다.
적 도발 유형에 따른 현장전력과 합동전력을 통합한 공세적 합동작전 수행 체계를 구축, 서북도서부대-서방사-합동참모본부까지 공조된 대응 수준을 정립했다.
또 탐지·식별-경보전파-타격을 위한 장비와 병력을 보강한 후 대응절차를 숙달하는 등 실질적인 방공작전 수행 능력을 강화했다. 더불어 24시간 지휘관 중심의 상황관리체계를 정착시킴으로써 초기 대응작전 수행 능력을 높였다.
서북도서 방어·타격 능력 확보를 위한 전력증강 계획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차질 없이 추진 중이다.
지상표적 정밀타격 유도무기인 ‘스파이크(SPIKE)’는 지난해 5월 작전배치했다. 스파이크는 지난해 11월 22일 실사격 훈련에서 백령도 서남방 20㎞ 지점에 위치한 가로 3.2m, 세로 2.5m 표적을 정확히 명중시켜 능력을 입증했다. 고폭탄두와 적외선 센서 등 자동제어 시스템을 탑재한 스파이크는 적 갱도 진지를 파괴하는 데 효과적이다.
4년 전 유일한 대응 수단이었던 155㎜ K-9 자주포는 ○배로 늘렸다. 저고도 탐지 레이더, 근거리 감시 레이더, 휴대용 지대공유도무기(SAM) 등 방공전력 역시 보강했으며 백령도에는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를 증원했다.
다연장로켓, 신형 대포병탐지레이더(ARTHUR), 코브라 공격헬기(AH-1S), K-10 탄약운반장갑차도 추가 배치했다.
그러나 전술비행선 전력화 시기가 미뤄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고성능 카메라와 레이더를 장착한 전술비행선은 10㎞ 상공에서 북한군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장병과 주민의 생존성 보장을 위한 서북도서 요새화 작업은 1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종료하고 2단계 사업을 2015년 말까지 마칠 계획이다.
교육훈련 빈도와 수준을 높여 전투수행절차를 체득토록 한 것도 눈에 띈다. 야외기동훈련(FTX), 해상사격훈련, 주민대피훈련을 병행하는 민·관·군·경 통합도서방어훈련 등을 정례화해 응징 능력을 최고도로 끌어올렸다.
노후 전력 교체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해안포는 유도로켓으로, M-48 계열 전차는 K 계열 전차로 대체 여부를 검토 중이다.
# 도발 억제·격멸 태세 및 시스템 완벽
직접 전투를 치른 연평부대는 적의 도발을 억제·응징·격멸할 수 있는 태세와 시스템을 완벽히 유지하고 있다. 적 장사정포·해안포에 의한 화력도발, 공기부양정과 저속 항공기에 의한 기습강점 등에 대한 즉응 태세를 구축한 것.
빗발치는 포탄 속에서 즉각 대응한 포7중대는 ‘국가대표 포병중대’라는 자랑스러운 타이틀을 이어가기 위해 하루 1회 이상 전투배치 훈련을 전개한다. 각 생활관 입구에는 ‘잊지말자 연평도 포격전, 응징하자 적 도발’이라는 문구를 부착해 매순간 전투의지를 다지고 있다.
연평부대는 포격도발을 교훈 삼아 장병의 초전 생존성 보장에 심혈을 기울였다. 적의 기습 포격에 대비해 모든 건물 출입구 주위에 방호벽을 설치했다. 신축 건물은 설계에 반영해 콘크리트로 구축했다.
포병 진지·탄약고 등 전투력 유지를 위한 시설물도 갖췄다. 전투가 벌어지는 위치에 탄약고를 설치해 탄약 보급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했으며, 모든 유류고를 지하화해 2차 피해를 원천 차단했다.
해병대 관계관은 “해병대 전 장병은 적과 싸워 이기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소수정예 강한군대 확립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만약 적이 재도발하면 도발 원점은 물론 지휘·지원세력까지 무자비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사자 추모 열기, 적 응징 의지 활활
연평도 포격도발 4주년을 앞두고 전사자 추모 열기와 적 도발에 대한 응징 의지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 해군작전사령부는 19일 부산작전기지에서 엄현성(중장) 사령관 주관으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엄 사령관은 “4년 전 우리 해병대 전우들은 방탄모에 불이 붙은 상황에서도 오로지 전투에만 전념했다”며 “부대 전 장병은 적이 도발하면 그곳이 무덤이 될 수 있도록 전투준비태세 완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지방보훈청 직원과 영동고등학교 학생 100여 명은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했다. 이들은 고(故)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 묘역을 찾아 국화 송이를 바치며 고귀한 희생정신을 추모했다.
방위산업체 LIG 넥스원 임직원 30여 명도 지난 18일 국립대전현충원 전사자 묘역을 참배·헌화했다.
광주지방보훈청은 19일 오전 고 서 하사의 모교 효덕초등학교에서 추모 공연을 열었으며, 하루 앞선 18일에는 문성중학교에서 추모 리본 넝쿨 만들기 행사를 했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리는 공식 행사는 23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튼튼한 안보, 한반도 평화통일의 기반입니다’를 주제로 거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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