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정예… 강인함에 부드러움을 더하다 - 해병대1사단 ‘해병전사’ 육성 프로그램
소수정예 강한 군대’의 상징 해병대. 그들이 강(强)에 부드러움(柔)까지 장착하기 위해 ‘해병전사’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전투전사와 지식전사를 합친 해병전사는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전투원,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한 지식인 양성에 중점을 뒀다. 특히 해병대1사단은 전입 장병을 최단 기간 내 정예 전투원으로 만들기 위해 해병전사와 전투지휘자 과정을 적극 운영, 전투형 군대를 확립해 나가고 있다.
해병대1사단 33대대원이 목표상 전투 과제 중 사상자 업고 달리기 실습평가를 받고 있다. 사단은 해병전사 육성 프로그램을 적극 시행해 전입 장병을 최단 기간 내 정예 전투원으로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최병우 상사 |
대전차 로켓 팬저파우스 사용법을 숙달하고 있는 33대대 간부. |
전투전사 달성을 위해 목표상 전투 과제를 실습 중인 안도현 이병 |
자기계발 시간을 활용, 책을 읽고 있는 33대대 병사들 |
위장술 평가를 위해 위장 크림을 바르는 병사들. |
# 피끓는 정열, 동장군도 막을 수 없다
“귀신 잡는 용사 해병 우리는 해병대 젊은 피가 끓는 정열 어느 누가 막으랴~.”
전국에 한파주의보가 내린 지난 2일 오후 2시. 경북 포항시 해병대1사단 33대대 연병장에 우렁차고 패기 넘치는 군가 ‘브라보 해병’이 울려 퍼졌다. 10중대 전입 3주차를 맞은 안도현 이병이 비장한 각오와 함께 목표상 전투훈련장 출발 선상에 섰다.
“삑~!”
박부건(대위) 중대장이 호각을 불자 안 이병이 캔통을 들고 달리기 시작했다. 이어 캔통 들고 앉아일어서기, 높은 포복, 버피테스트, 앉아뛰며돌기, 팔굽혀펴기, 사상자 메고 달리기, 전력 질주 등을 숨돌릴 틈 없이 전개했다.
전투전사 프로그램 중 하나인 목표상 전투 분야는 6분30초 이내에 소화해야 한다. 안 이병의 소요시간은 5분30여 초. 22.42㎏의 공격형 단독무장을 착용하고 340m 코스를 돈 그는 깊은 숨을 토해내며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사단에 자대배치를 받은 전입 신병은 해병전사 학습·평가표를 작성해 분·소대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전투전사는 병영생활 기본 과제, 기본전투기술1·2는 물론 안보·대적관 확립을 위한 정신전력, 어떤 상황에서도 일발필중의 사격술을 발휘할 수 있는 전투사격, 전투지속 능력을 기르는 전투체력, 화생방 등 7개 분야 20개 과제로 구성했다.
전입 신병은 4주 이내에 모든 과정을 통과해야 인증서와 함께 포상휴가증을 받는다. 불합격자는 합격할 때까지 다음 과정인 지식전사에 참여할 수 없다. 또 성과제 외박과 모범장병 선발, 해외파병 등 각종 기회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병사들은 가장 어려운 과제로 전투사격술과 전투체력을 꼽았다. 그중에서도 전투사격술은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한다. 전투사격은 전장상황 변화에 따른 다양한 사격자세와 방법을 숙달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100·200·250m 기지거리 사격에 50·150m 사선을 추가했다. 또 임의표적 출현 사격, 감시장비 장착 사격, 도시지역 전투사격 등 특수조건에서의 사격을 포함했다.
평가는 탄창 3개를 갈아끼우며 서서쏴 4발, 무릎쏴 3발, 엎드려쏴 3발을 사격한다. 60초 이내에 7발 이상을 명중해야 합격점을 받는다.
박 중대장은 “병사는 물론 간부들도 전투사격술을 통과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며 “중대원들의 투혼과 열정은 동장군도 꺾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5600여 명 자격증 합격률 70% 훌쩍
지식전사는 장병 개개인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는 시스템이다. 장병들은 군 생활 동안 이룰 수 있는 장단기 자기계발 목표와 계획을 작성한다. 자유시간, 점호 후 연등시간, 주말 자기계발 시간을 활용해 목표 달성에 매진하며 주 1회 자가 진단으로 성과를 기록하게 함으로써 지속성을 유도하고 있다.
사단은 장병들의 자기계발을 돕기 위해 자기계발 시간을 100% 보장하고, 스터디 그룹과 학습교실을 원활히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했다. 더불어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는 장병의 외박·휴가 일정을 조정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노력은 달콤한 열매를 수확하는 밑거름 역할을 했다. 사단 장병들은 올해 국가기술자격검정시험에 5600여 명이 응시했으며, 70%가 넘는 합격률을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다. 연극·뮤지컬, 밴드·통기타 연주, 태권도·축구 등 문화예술 및 스포츠 동아리 활동을 적극 장려해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단 내 동아리는 외국어와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스터디 동아리를 포함 100여 개에 달한다.
사단은 해병대가 중점 추진 중인 ‘리딩 Reading 1250 운동’ 확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한 달에 2권, 전역 때까지 50권 독서를 목표로 한 캠페인은 장병들의 내적 성숙과 외적 전투력 상승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사단은 전투지휘 및 부대관리 능력을 갖춘 간부를 육성하기 위해 전투지휘자 과정을 마련했다.
임관 2년 이내 초급지휘자는 전투전사 7개 분야에 작전명령 하달·화력요청 등을 포함한 기본전투지휘, 기본교리·훈련관리, 독도법·군대부호, 대전차 로켓 팬저파우스(PZE-III) 등 무기·장비사용법 4개 과제를 추가로 평가받는다.
전투전사 합격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안 이병은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면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지만 진정한 해병대원이 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며 “이 과정을 준비하면서 체력과 전투에서 필요한 지식을 습득한 만큼 반드시 통과해 정예 전투원으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방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