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2사단 2527부대 오 승 재 상병
처음엔 삐걱…한달여 팀워크 다져 공수훈련 등 해병 훈련 다 받아
국방홍보원 개최 ‘찾아라! 군대 최고 요리왕’에서 ‘해병행복팀’ 일원으로 참가, 대상 수상
2014년 군 급식 요리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해병대2사단 ‘해병행복팀’의 오승재(가운데) 상병과 안성현(오른쪽) 병장, 문성우(왼쪽) 이병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태형 기자 |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곤 생각지 못했는데 큰 상을 받아 무척 기쁩니다. 전 군에서 가장 병력이 적은 해병대임에도 우리 군 최고의 요리왕이 돼 더욱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해병대2사단 2527부대 급양관리병 오승재(21) 상병은 지난 12일 우리 군 최고의 요리왕에 등극했다. 이날 국방홍보원이 개최한 2014년 군 급식 요리대회 ‘찾아라! 군대 최고의 요리왕’ 결선에서 해병대2사단 장병들로 구성된 ‘해병행복팀(MHT·Marine Happy Team)’의 일원으로 참가,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이번 대회는 주최 측이 제시한 돼지고기와 닭고기, 오징어 등 3개 재료 중 하나를 선택해 군에서 보급되는 재료를 갖고 최상의 요리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기서 ‘해병행복팀’은 ‘돼지고기를 품은 밀쌈튀김과 Hot Spicy Sauce’라는 메뉴로 심사위원과 관람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오 상병이 수적 열세를 극복한 비결은 바로 치밀한 사전 준비.
“대회 전 한 인터넷 요리 사이트에서 장병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찾아냈는데 제일 좋아하는 조리법은 튀김이고, 돼지고기·닭고기·오징어 중 가장 좋아하는 재료는 돼지고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돼지고기 튀김 요리를 만들자고 큰 방향을 정했습니다.”
나름대로 과학적인 수요자 조사를 바탕으로 메뉴를 선정했지만, 처음에는 어려움도 적잖았다. 사단 예하 부대에서 선발된 3명의 팀원은 각자 양식·일식·한식 등 전공 분야가 제각각인 데다 요리하는 스타일도 달라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군 최고의 요리왕이 되겠다는 하나의 목표로 한 달여 동안 손발을 맞추면서 서서히 팀워크를 다져갈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의견 조율에 애를 먹었지만, 대회 당일에는 팀워크가 최상이었습니다. 덕분에 요리도 연습했을 때보다 훨씬 좋게 나와 만족스러웠습니다. 대상까지 탈 줄은 미처 몰랐지만.”
사실 오 상병에게 요리대회 입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만큼 여러 사람으로부터 주목받은 적도, 큰 보람을 느낀 적도 없었다.
“입대할 때부터 군에 요리대회가 있다는 얘길 들어서 알고 있었지요. 관심을 갖고 있다가 대회 공고가 나자마자 지원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저희 팀이 만든 요리가 많은 장병들이 먹는 급식 메뉴로 채택된다니 정말 뿌듯합니다.”
전역 후 유럽으로 유학해 초콜릿 공부를 한 후 귀국, 미래에는 디저트를 코스로 제공하는 레스토랑을 열고 싶다는 오 상병에게 현재 최대 관심사는 뜻밖에도 ‘유격훈련’이었다. 그는 식도를 든 ‘급양관리병’이기에 앞서 빨간 명찰을 단 ‘해병’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해병대원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사실 입대해서도 요리와 전혀 상관없는 병과에 지원하고 싶었지만, 너무 오랫동안 칼을 놓으면 손이 굳을 것 같아 급양관리병이 됐습니다. 대신 중대장님께 말씀드려 상륙기습훈련·공수훈련 등 다른 해병들이 받는 훈련을 다 받고 있습니다. 내년 3월에 유격훈련을 받는데 너무 기대됩니다.”
군에서만큼은 기본적인 급양관리병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 외에는 해병으로서 열심히 생활하고 싶다는 오 상병은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전 군의 병사들에게 군 급식 요리대회에 참여해볼 것을 ‘강추’ 했다.
“매일 똑같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메뉴를 요리하는 일상이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요리대회에 출전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보면 좋은 경험이 될 뿐 아니라 국토방위에 최선을 다하는 우리 선·후임들이 맛있는 식사를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