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홍(중사) 수송반장이 염도 높은 해풍으로 인한 K511 부식 문제에 대해 기아자동차 권오기 기술선임과 논의하고 있다.
해병대6여단 K9 자주포 중대장 나경환 대위가 자주포 내부에서 기품원·한화테크윈 관계자에게 무전기 케이블의 잦은 단선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기품원과 한화테크윈, 해병대6여단 K9 자주포 중대장이 자주포 품질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기품원은 지난달 28·29일 백령도 해병대6여단을 방문해 대군지원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부대방문에는 기품원과 방산업체 관계자 20여 명이 동행해 실효성 있는 품질개선 정보 수집이 이뤄지도록 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지난달 28·29일 이틀간 서해 최북단 도서 백령도의 해병대6여단을 방문해 대군지원활동을 펼쳤다. 야전에서 운용 중인 군수품에 대한 사용자 불만과 품질정보, AS지원 소요를 파악·조치함으로써 품질신뢰도를 제고하고 군 전투력 유지에 기여하기 위한 이번 활동에는 한화탈레스와 한화테크윈, 기아자동차, 동인광학 등 방산업체 관계자들도 동행했다. 20여 명의 민군 합동 대군지원단은 이번 방문을 통해 군수품·무기체계 운용에 대한 서북도서 야전부대 장병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 야전의 생생한 목소리 청취
“긴급한 임무수행을 하다 보면 K9 자주포 사이드 해치를 빠르게 닫아야 할 때가 있는데, 손가락 등이 문틈에 끼여 큰 부상을 입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습니다. 문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속도를 늦춰주는 기능이 추가됐으면 좋겠습니다.”
해병대6여단 K9 자주포 포상에서 나경환(대위) 중대장이 전투배치훈련을 시연한 뒤 자주포 운용 중 발생한 개선요구 사항을 국방기술품질원 대군지원실과 제작사인 한화테크윈 관계자에게 말했다.
K9 자주포 사이드 해치는 경첩 부분에 완충을 위한 토션 바가 삽입돼 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힘으로 닫을 경우 부상의 위험이 있을 정도로 강하게 닫히는 경향이 있다. 한화테크윈의 전재식 과장은 “긴박하게 이뤄지는 전투배치훈련을 보고 나니 장병들이 사이드 해치를 세게 닫는 일도 쉽게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됐다”면서 “토션 바의 저항을 강하게 할 경우 사이드 해치를 닫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사례도 접한 일이 있는데, 적절한 값을 찾을 수 있도록 업체도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전 과장은 또 “서북도서는 한화테크윈에서도 특별히 신경 쓰는 곳”이라며 “1년 2회의 정비교육과 함께 수리부속 지원, 실사격훈련 준비 현장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나 중대장은 K9 실내의 무전기 케이블의 경우 임무수행 중 자주 잡아당기게 돼 단선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K9 승무원용으로 보급된 방독면이 저시력자용 도수클립 장착이 불가하며, 보호두건에 통신기 연결 케이블을 통과시키는 구멍이 없어 상당한 불편함이 있다고 보고했다.
기품원 이재흥 대군지원실장과 정윤식 연구원, 한화탈레스 지수경 수석연구원이 백령도 고지대에 위치한 소초에 올라 TOD 운용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해병대6여단 K9 자주포 중대장 나경환 대위가 기품원·한화테크윈 관계자에게 사이드 해치가 빠르게 닫힐 때 장병들이 손가락 등에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해병대6여단 이경복(소령) 군수참모와 복재훈(소령) 근무중대장이 전술조끼 탄입대에 충분한 양의 탄창이 삽입되지 않는 불편 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K9의 품질관리를 담당하는 기품원 창원3팀의 김병현 연구원은 “사이드 해치는 저희 부서의 품질보증 대상이므로 복귀 직후 바로 기술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무전기와 방독면의 경우 담당부서와 협조해 해결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기품원 민군 대군지원단은 6여단 근무중대에서 장병들의 개인 장구류와 총기류에 부착하는 광학장비에 대한 품질개선 요구를 청취했다.
복재훈(소령) 근무중대장은 ▲방탄헬멧 턱끈 착용감 향상 ▲헬멧 위장포 결속 품질 개선 ▲신형 개인천막 프레임과 원단 강도 개선 ▲수통피 스냅단추 결합력 강화 ▲전술조끼 탄입대 규격 개선 ▲야간조준경 잠금장치 재질 변경 ▲K14 저격소총 조절식 뺨 지지대 도입 ▲야간조준경 배율 확보 ▲저격탄도학 보급 등 장병들에게서 접수한 다양한 개선 아이디어와 불편사항들을 소개했다.
이들 제안 가운데 헬멧 위장포가 쉽게 벗겨져 야전에서 접착제 등으로 고정하고 있는 점과 전술조끼 탄입대가 30발 탄창 3개를 넣도록 돼 있음에도 실제로는 2개 이상 넣기 불편한 크기인 점 등은 전투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시급히 개선책을 찾겠다는 약속이 이뤄졌다.
# 방산업체 주도 지원·점검도 활발
대군지원단은 이 밖에도 수송반에서 K511 표준차량의 염분으로 인한 부식 문제와 해안 고지대 소초의 신형 열상관측장비(TOD) 운용상황을 점검했다. TOD 운용병들은 서해 북방한계선 북방에 인접해 있는 중국 어선들과 북한 경비정의 선명한 모습을 감시하면서 신형 TOD 운용에는 큰 불편이 없다고 보고했다.
TOD를 직접 개발한 한화탈레스의 지수경 수석연구원은 이 자리에서 “한화탈레스는 지난주부터 도서지역을 시작으로 전군 TOD 점검에 돌입했다”면서 “내년 6월 전까지 전군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점검을 통해 TOD의 완벽한 작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9일 기품원은 6여단의 군수관계관 20여 명을 대상으로 ‘기품원과 대군지원업무 소개’ ‘품질정보신고체계 활용 방법’ 등으로 구성된 교육을 했다.
부대 측에서 이번 방문을 지원한 해병대6여단 이경복(소령) 군수참모는 “기품원과 방산업체 관계자들이 직접 현장까지 와서 야전부대의 세세한 의견을 수렴해준다는 점이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부대 병사 개개인이 느끼는 불편사항을 종합정리하는 기회가 됐으며, 사용자 측면에서 군수품에 대한 올바른 사용법과 불편사항을 손쉽게 신고하는 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군수품 품질정보신고체계 군수품 개선 제안 국방망 통하면 끝
국방기술품질원은 품질정보 수집·처리를 위해 이번과 같이 야전부대를 직접 방문하는 대군지원활동과 더불어 온라인 ‘군수품 품질정보신고센터’를 운용하고 있다.
군수품 품질정보신고체계는 국방망의 기품원 홈페이지를 통해 접속할 수 있다. 품질정보신고체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용자 등록을 해야 하며, 군수품 납품 데이터베이스(DB)를 검색해 신고할 품목을 찾은 뒤 사용자 불만이나 AS 요구사항 등 품질정보신고서를 작성하면 된다. 사용자 등록 시 휴대전화번호를 입력해두면 신고처리 상황에 대한 문자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어 편리하다.
군수품 품질정보신고체계를 통한 품질개선 요청은 2013년 120건을 기록한 것을 비롯, 매년 100여 건 이상이 접수돼 전체 품질 개선 정보의 26%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기품원, 연 500여 건 품질정보 접수
기품원은 2014년에 육군 여단급 이상 28개 부대, 해군 함대사·해병사단 4개 부대, 공군비행단 3개 부대와 격오지의 해병대 연평부대, 국직부대인 국군통신방호사령부 등 총 37개 부대를 대군지원실 담당자와 각 지역센터 품질보증담당자가 직접 방문해 총 301건의 품질정보를 수집·조치했다. 온라인으로 접수한 것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총 411건의 품질정보를 수집했다. 방문부대 평균 품질정보 제기 건수는 8.6건이었고,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응답한 부대가 3곳, 20건 이상을 제기한 부대가 2곳이 있었다.
2014년도에 수집한 411건의 품질정보 중에서 이전에 개선에 착수했거나 사용자의 신고 오류 등을 제외한 72건에 대한 품질 개선이 추진돼 25건은 이미 완료됐으며, 47건은 개선이 진행 중이다. 특히 기품원과 업체에서 해결이 곤란한 품질정보 43건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에 통보해 후속조치가 추진될 수 있도록 했으며, 후속조치 진행 상황과 결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최근 5년간의 품질정보 수집 추이를 살펴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꾸준히 500여 건 이상 접수를 달성했으나, 2014년에는 조금 줄어든 경향을 보였다.
[인터뷰] 기품원 이재흥(공군대령) 대군지원실장
“여단급 이상 부대 2년에 한 번 꼭 방문”
“군수품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품질보증을 하는 부대방문 대군지원은 국방기술품질원의 전신인 품질관리소 초창기부터 이어져 오는 중요한 활동 중 하나입니다.”
기품원 이재흥(공군대령) 대군지원실장은 “각급 부대가 보낸 품질 관련 자료를 면밀히 살펴봐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말한 뒤 “실제 군수품을 보면서 야전의 운용인력과 토의할 수 있는 현장에 답이 있다”며 부대방문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품원의 부대방문 대군지원은 여단급 이상 부대를 대상으로 하며, 2년 단위로 전군을 모두 돌아보도록 하고 있다. 매년 초 기품원은 그해에 방문할 부대 40~50여 곳을 선정한 뒤 부대와 협의해 자세한 스케줄을 설정한다. 이어 방문 1개월 전에 개선 필요 사항을 15일 내에 종합해줄 것을 부대에 요청하며, 그 자료를 받아 다시 보름간 기품원 각 지역센터가 담당 개선 요청에 대한 분석을 진행한다.
철저한 사전준비를 한 후 함께 개선 방안을 모색할 방산업체와 부대를 찾음으로써 실효성을 극대화하는 것. 이 대군지원실장은 “업체와 함께 야전부대를 방문해보면 사소한 것도 장병들에게는 큰 불편과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알 수 있다”며 “더불어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격오지에서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군인들을 만나면서 방산업체도 나라를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는 걸 느끼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전했다.
이 실장은 “기품원은 장병들이 불편 없이 군수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품질정보 제보를 위한 기품원의 창구는 활짝 열려 있으므로 야전의 장병들은 부담 없이 연락을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수 품질정보 제기자에게는 매년 포상의 기쁨도 주고 있다”고 덧붙이며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백령도에서 글·사진= 국방일보 김철환 기자 < droid001@dema.mil.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