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 지난달 15일, 정 원사는 진강산 사격장 근처로 봄나물을 캐러 오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출근해 순찰을 했다. 해가 져 주민들이 귀가하는 것을 확인한 정 원사는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지인과 함께 식당을 찾았다. 그때 식당 주방 안에서 매캐한 연기와 함께 “불이야!”라는 가게 주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정 원사는 황급히 주방으로 들어갔다. 환기구의 전선에서 누전이 돼 불꽃이 튀고 있었다. 불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준비한 기름으로 옮겨 붙었다. 당시 가게에는 20여 명의 손님이 북적이고 있었고, 이미 술에 취한 손님도 있어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 정 원사는 즉시 주변에 있던 큰 담요를 이용해 불을 끄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은 화장실까지 번졌다. 담요로 불을 진압하는 정 원사를 본 손님들도 화재의 심각성을 느끼고 소화기를 구해왔다. 잠시 후 119구조대가 도착했고 정 원사는 현장을 인계했다.
음식점 주인 전모 씨는 “정 원사님이 몸을 사리지 않고 진화에 나서 10여 분 만에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진화 중 화상을 입으셨는데 완쾌하시길 바란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정 원사는 “사격장 관리관이라 초기 진화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평상시 산불 진압 등의 훈련을 받아와서 초기에 불길을 잡을 수 있었고, 주위 사람들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