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4.5대1… '피끓는 청춘들' 빨간 명찰 달다

by 운영자 posted Jan 2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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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귀신잡는 해병대.'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을 택하지 않았다.'

해병대를 상징하는 말들이다. 훈련과 군생활이 힘들기로 유명한 해병대가 요즘 뜨고 있다.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등 북coming201101211815150.jpg 의 도발이 이어지면서 이에 맞서 국토수호의 첨병으로 부상한 해병대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 4.5대1의 경쟁률

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 마감한 1,011명 규모의 1월 해병 모집에 4,553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이 무려 4.5대1을 기록했다. 월별 경쟁률로는 모집 업무를 병무청이 해병대에서 넘겨받은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직전 최고 지원율은 지난해 1월에 기록한 4대1이었다.


특히 작년 10월 1.57대1이었던 해병대 경쟁률은 연평도 포격 발발 이후인 11월 2.95대1, 12월 3.57대1, 올 1월 4.5대1로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마디로 북한에 대한 청춘들의 분노이자 애국심의 발로로 볼 수 있다.

이 가운데는 최근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현빈(29)이 포함돼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현빈은 충분히 군악병에 뽑힐 수 있음에도 전투병, 그것도 남들이 꺼리는 해병대에 자진 지원함으로써 화제의 주인공이됐다. 현빈은 체력테스트에서 우수한 점수를 거둔 뒤 면접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 4.5대1의 경쟁률을 뚫고 1137기 해병대에 이름을 올렸다. 현빈은 해병대 최고령 합격자라는 기록도 세웠다. 지난해 12월 해병대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현빈(1982년생)은 해병대의 지원연령 상한선(만 28세)에 걸리기 직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 귀신잡는 해병대

대한민국 해병대는 1949년 4월 15일 창설, 올해로 62년을 맞았다. 당시 장교 26명과 하사관 54명, 그리고 병 300명 등 380명의 병력을 근간으로 해병대가 창설됐다.

해병대는 창설된 지 불과 1년 뒤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구국의 선봉으로 진동리 지구 전투와 통영상륙작전에서 연전연승함으로써 '귀신 잡는 해병대'라는 애칭을 얻었다. 또 전 장병 1계급 특진의 영예도 안았다. 뿐만아니라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했고, 수도 서울 탈환작전을 감행해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수훈을 세우는 등 6.25 전쟁의 선봉에 섰다.

해병대가 외국에까지 유명세를 탄 것은 월남전 파병이다. 해병대는 1965년 9월 20일 제2여단 청룡부대를 창설‚ 우리나라 5,000년 역사상 전투부대 최초로 외국 원정군으로 파월했다. 당시 6년 4개월 동안 짜빈동 작전 등 수많은 전투를 통해 조국의 명예와 해병대의 용맹성을 발휘,'신화를 남긴 해병대'의 전통을 수립했다.

지난해 11.23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도 해병대가 있었다. 북한의 포격에 교전을 준비하던 꽃다운 청춘의 해병대 병사 2명이 조국을 위해 목숨을 잃고 10여명이 부상을 입는 아픔을 당했다. 해병대는 북한의 기습 포격 속에서도 특유의 투혼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현재 해병대 병력은 총 2만7,000여명이다.

앞으로 해병대의 역할은 더 커질 전망이다. 천안함 사태 후 대대적인 국방개혁안을 마련 중인 대통령 직속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에서 해병대의 병력과 장비를 보강, 국가전략 기동군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전면 도발을 할 경우 해병대를 투입해 강력한 보복 타격을 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해병대 병력규모를 늘리는 것은 물론 헬기 등 각종 첨단 장비도 확충한다.

이와 함께 해병대는 창설 62년 만에 신형 디지털 전투복을 오는 9월 초 장병들에게 지급한다. 청회색과 모래색 톤으로 디지털화됐다. 해안 상륙 작전과 기습 침투 등 해병대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현역병의 복무기간은 육군과 같다.다음 달부터 입대하는 해병은 육군과 함께 21개월, 해군은 23개월, 공군은 24개월로 각 3개월씩 복무기간이 단축된다.

▲ 팔각모와 빨간 명찰

해병대의 팔각모자에도 숨겨진 뜻이 있다. 화랑도 정신 5계와 3가지 금기를 뜻한다. ▲국가에 충성하라 ▲부모에 효도하라 ▲벗에게 믿음으로 대하라 ▲전투에서 후퇴하지 말라 ▲뜻 없이 죽이지 말라 ▲욕심을 버려라 ▲유흥을 삼가라 ▲허식을 삼가라 등이다. 명찰의 붉은색 바탕은 피와 정열을 상징하며 이름을 새긴 노란색은 땀과 인내를 상징한다.

▲ 극기훈련의 장 해병대 캠프

해병대 캠프가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극기훈련 프로그램으로 인기다. 해병대사령부가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해병대캠프가 있는가 하면 사설 캠프도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 해병대사령부 공식캠프는 4박5일 일정으로 매 기수별로 남녀 300명을 선발해 진행한다. 참가비용은 4만7,000원이다. 그러나 사설캠프의 경우 20만~3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다. 사설캠프의 경우 훈련교관의 자격요건, 안전기준, 보험가입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연초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철을 맞아 '해병대 정신'을 강조하는 기업이 부쩍 늘면서 해병대 캠프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전력기술, 삼성화재, 경동나비엔 등이 해병대 캠프를 찾았다. 방학을 맞아 초ㆍ중ㆍ고 학생들도 체력강화와 다이어트, 집중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해병대 캠프를 찾는 경우가 많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