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김포시 한 도로의 교통사고 현장에서 위기에 빠진 시민을 구하고 2차 사고를 막은 해병대2사단 항공대 최동호 소령이 UH-1H 조종석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최병우 상사
“위기에 빠진 시민을 구하고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해병대의 사명이니까요.”
투철한 군인정신이 시민의 생명을 구했다. 해병대2사단 항공대에서 근무하는 최동호 소령은 28일 교통사고 현장에서 신속한 조치로 부상자를 구하고 2차 피해를 방지하는 선행을 펼쳤다.
최 소령은 이날 오후 1시쯤 김포시 운양동 장기IC교에서 승용차와 트럭이 충돌하는 대형 교통사고를 목격했다. 승용차 운전자였던 70대 남성은 의식을 잃어 차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최 소령은 즉시 도로 갓길에 차를 세우고 현장으로 달려가며 119에 신고했다. 반파될 정도로 크게 파손된 승용차 엔진 부분에서 연기가 솟구치는 것을 확인한 최 소령은 즉시 시동을 끄고 부상자를 부축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이후 부상자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왔고, 빠른 속도로 달리는 다른 차량에 의한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변 교통정리를 했다.
119구조대원과 경찰관이 도착한 후에는 당시 상황과 부상자 상태를 설명하고 부상자가 병원으로 후송되는 순간까지 현장 통제를 지원했다. 부상자는 김포시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김포소방서 관계자는 “교통사고 현장에선 신속한 응급조치가 가장 중요하다”며 “부상자를 응급조치한 뒤 현장 출동한 119구조대원들에게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준 해병대 장교 덕분에 원활하게 사고를 처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포경찰서 관계자도 “블랙박스 등으로 당시 상황을 자세히 확인한 뒤 최동호 소령을 ‘우리동네 시민경찰’로 선정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최 소령은 10년 전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교통사고 현장에서 운전자를 구조했다. 2009년 1월 당직근무 중이던 최 소령(당시 중위)은 승용차가 민가를 들이받는 사고를 목격하고 같이 있던 병사들과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잠긴 차의 창문을 깬 뒤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안전하게 구출했다. 엔진 과열로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자 최 소령은 신속하게 부대에서 소화기를 가져와 화재를 진압하기도 했다.
최 소령은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군복 입은 민주시민으로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기에 주저 없이 나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