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6여단, 흑룡 리더십 훈련

by 운영자 posted Aug 0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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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해병대6여단 흑룡 리더십 훈련장에서 훈련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한 장병이 두 눈을 가린 동료를 도와 적 매복 및 부비트랩 회피 코스를 통과하고 있다. 부대 제공



해병대6여단이 시행 중인 ‘흑룡 리더십 훈련’이 장병들의 팀워크와 전우애를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여단은 장병들이 극한의 상황을 극복하며 도전정신과 전우애를 함양할 수 있도록 흑룡 리더십 훈련을 도입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훈련은 1개 분대가 서로 다른 장애물이 설치된 4개 코스를 통과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분대원 중 부상자 역할을 맡은 1~2명의 장병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훈련 참가 장병들은 부상자를 끝까지 책임지면서 코스별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지난 두 달간 시범운영으로 훈련 성과를 검증한 여단은 이날 훈련을 정식 도입하기로 했다.

여단은 훈련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해병대 전투사와 연계해 코스를 구성했다.

첫 번째 코스는 1966년 베트남 전쟁 당시 ‘해풍작전’에서 고(故) 이인호 소령이 수행했던 동굴 수색 임무를 모티브로 구성됐다. 청룡부대 3대대 정보장교로 베트남전에 참가한 이 소령은 동굴을 수색하던 중 적이 던진 수류탄을 몸으로 덮쳐 부하들의 목숨을 구하고 장렬히 전사했다.


이곳에선 동굴 탐색 및 부상자 이송 임무가 주어진다. 장병들은 들것을 이용해 부상자 몸이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이동해야 한다. 15분 이내에 코스를 통과해야 하는데, 부상자 몸에 달린 5개의 방울이 울릴 경우 1분의 시간이 페널티로 부과된다.

여단은 적 포탄이 빗발처럼 쏟아진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교통호에 신속히 전투 배치하고 다친 동료를 후송한 것에 착안해 두 번째 코스를 마련했다. 당시 고(故) 문광욱 일병은 가장 먼저 달려가 전투준비를 하던 중 포탄 파편상을 입어 전사했다.


이곳에선 교통호 이용 부상자 이송 및 전투준비 임무가 주어진다. 훈련은 실명과 하체 관통상 등 분대 총원이 다친 상황을 가정해 진행된다. 실명 부상자는 두 눈을 붕대로 가린 채 훈련에 참여하고, 하체 관통 부상자의 경우 다리가 땅에 닿으면 안 된다. 또한 방울이 달린 교통호에 신체나 장비가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방울이 울릴 경우 다시 출발지점으로 이동해 체력단련 후 재도전해야 한다.

세 번째 코스는 6·25전쟁 당시 ‘영월·정선지구 전투’에서 범람한 하천을 극복하고 작전지역으로 이동해 적과 교전하다 산화한 고(故) 진두태 중위의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이곳에선 부서진 교량 잔해를 이용한 도하 임무가 부여된다. 장병들은 각목 3개, 타이어 3개 등 교량 잔해를 이용해 가상의 강을 건넌 뒤 적 추격을 막기 위해 잔해를 회수해야 한다. 부상자를 비롯한 분대 전원이 도하를 완료해야 하는데, 신체가 바닥에 닿을 경우 출발지점으로 돌아가 체력단련 후 재도전해야 한다. 


마지막 네 번째 코스는 베트남 전쟁 당시 ‘강구작전’에서 적 매복공격과 부비트랩을 극복하고 적진으로 들어가 전우를 구한 뒤 장렬히 전사한 고(故) 지덕칠 중사의 사례를 토대로 마련됐다. 


이곳에선 적 매복 및 부비트랩 회피 임무가 주어진다. 두 눈을 가린 부상자를 포함한 분대 전원이 방울 달린 적 매복 및 부비트랩 설치 지대를 통과해야 한다. 제한시간은 15분으로 방울이 울릴 경우 출발지점에서 다시 도전해야 한다.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훈련통제관은 분대원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코스별 피드백을 제공한다. 훈련 종료 후에는 전문 상담관이 집단상담을 통해 분대원 간 긍정적 관계 형성을 유도한다. 이 과정을 통해 장병들은 훈련에서 얻은 감정과 교훈을 훈련 이후에도 지속해서 느끼고 생각하면서 한층 더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게 여단의 설명이다.

훈련은 지휘자의 리더십 역량 개발뿐 아니라 팀워크 및 전우애 함양을 통한 부대 단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손창희 대위는 “동료들과 힘을 모아 훈련에 성공한 장병들은 큰 성취감으로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며 “지휘자의 리더십이 강화됐을 뿐 아니라 부대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여단은 향후 훈련의 성과를 확대하기 위해 훈련장 구성을 주기적으로 바꾸고, ‘소부대 전술훈련’과 ‘흑룡 리더십 훈련’을 결합한 표준훈련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