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꿈과 희망 키우는 MICU로 승부한다

by 운영자 posted Dec 1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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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경기도 화성시 해병대리더십센터 회의실에서 이상화(군무부이사관·오른쪽 셋째) 해병대리더십센터장이 리더십센터 장교·군무원들과 MICU 프로그램 개선 방안에 대해 토의하고 있다. <사진 국방일보 조종원기자>




<국방일보 안승회기자> 대부분의 젊은이는 군 생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며 입대한다. 백령도·연평도·대청도·우도 등 격오지 도서 지역으로 자대배치 받는다면 불안감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해병대리더십센터는 이러한 장병들의 불안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특별한 경험’이자 ‘명예로운 책무’라는 인식으로 바꾸기 위해 ‘MICU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MICU 프로그램은 ‘힘내라 도서 해병’이라는 의미로 ‘Marines on the Islands, Cheer Up’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섬이라는 특수한 환경이자 최전방 접적지역에서 경계작전을 수행하는 장병들은 팽팽한 긴장감 속 피로 누적, 문화 여건 부족에 따른 심리적 박탈감을 갖게 된다. 이는 자칫 부정적인 군 복무자세로 이어질 수 있다. 시의적절한 예방활동이 요구되는 이유다. 리더십센터의 MICU 프로그램은 중대급 간부와 병사의 도서 근무 의욕을 높여 군 복무 적응을 돕고 장병 리더십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이뤄진다.

MICU 프로그램은 섬이라는 환경에 중점을 둔 ‘서북도서’와 경계작전 투입 전후에 초점을 맞춘 ‘서측도서’로 구분해 진행된다. 서북도서는 초급간부, 신병 등 전입자가, 서측도서는 작전 수행 전 장병이 대상이다. 프로그램은 1단계 ‘선택받은 해병(The Few, The Proud)’, 2단계 ‘그래 이제 시작이야(Let’s start)’, 3단계 ‘넌 할 수 있어(You can do it)’, 4단계 ‘우리는 하나(All for one)’ 등 테마별 4단계로 진행된다

서북도서의 경우 1단계는 해병대교육훈련단 훈련교관이 훈련병 또는 초급간부 후보생에게 도서 근무를 소개하며 궁금증을 풀어주고 해당 임무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단계는 리더십센터 교관이 입도를 앞둔 장병들을 만나기 위해 도서파견대를 직접 찾아간다. 교관은 장병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긴장감 해소에 초점을 맞춰 교육한다. 3단계에선 각 도서 부대 지휘관이 도서 근무에 대한 자긍심 함양 교육을 한다. 4단계는 리더십센터 교관과 민간 전문강사가 도서 부대를 찾아 리더십 강화 교육을 하는 방식이다.

서측도서의 경우 각 부대에서 장병들에게 새로운 작전환경 적응 교육을 하는 1단계와 리더십센터 교관과 민간 전문강사가 경계작전 투입 전후로 도전의식 함양, 임무 완수 격려 등에 중점을 두고 교육하는 2~4단계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해병대리더십센터가 지난 2016년 도입한 MICU 프로그램은 시행 4년 차를 맞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도서 근무 장병들은 군인의 임무와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개인의 꿈과 희망 실현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MICU 프로그램이 해병대 차원에서 추진하는 ‘참 해병 혁신 운동’과 연계돼 장병들의 역동적인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는 게 리더십센터 측 설명이다.

성과는 수치로 증명된다. 해병대6여단 장병들은 서해 최북단 백령도 수호 임무를 수행하는 가운데 올해에만 총 592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 중 국가기술자격증은 위험물관리기능사·건축목공기능사 등 12개 분야 122개, 민간자격증은 심폐소생술·스포츠안전관리사 등 5개 종목 470개에 이른다. 이 밖에도 대청도에서 근무하는 6여단 심현보 병장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로봇 산업화 아이디어 경연대회에서 입상하며 로봇 전문가의 꿈을 향해 한발 내디뎠다. 해병대 연평부대 장병들은 올해 총 499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상화(군무부이사관) 리더십센터장은 “서북·서측도서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은 MICU 프로그램을 통해 자아를 성찰하고,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며 “앞으로도 도서 부대 장병들이 동료들과 의사소통을 통해 관계를 개선하고, 병영생활 속에서 꿈과 희망을 찾으며 인생의 비전을 꿈꿀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 인터뷰

    

    "전우 배려하는 감성 리더십…전 해병대로 확산"

    이상화 해병대리더십센터장 


“해병대에는 과거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고유한 가치와 정신이 있습니다. 해병대 역사에서 축적된 고유한 무형 요소, 바로 ‘해병대 DNA’입니다. 이 해병대 DNA를 올바로 발현하면서 창의성을 갖춘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해병대 현역 시절 중·대·연대장 등 지휘관을 두루 거치고 2016년부터 해병대리더십센터를 이끄는 리더십 전문가 이상화(군무부이사관) 해병대리더십센터장은 올해 그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서북·서측도서 근무 장병을 지원하기 위한 ‘MICU(Marines on the Islands, Cheer Up) 프로그램’을 보완했으며, 내년부터 추진하는 ‘중대급 인성·리더십 함양교육’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경기도 김포, 경북 포항 등 예하 부대를 직접 찾아 초급간부 리더십 교육을 주관하기도 했다.


이 센터장은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에 자신만의 ‘감성 리더십’을 녹여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역설적으로 인간 중심 문제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앞으로 군대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갈 사회에서 공감 능력은 리더의 가장 큰 덕목이 될 겁니다. 상관이 부하를 자식 대하듯 하는 미 해병대처럼 감성 리더십을 우리 해병대 전체에 확산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리더십센터는 도서 지역 근무 장병의 적응력을 높이고 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MICU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이 센터장은 지난 4년간 이 프로그램 운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 ‘자아성찰’과 ‘관계개선’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부대 적응교육 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모두가 자원해서 해병대에 입대했지만 서북도서 근무를 희망하는 장병은 전체의 10%에 불과합니다. 싫어도 누군가는 맡아야 할 임무이기 때문에 우리 장병들이 도서 지역으로 가는 것이죠. MICU는 이러한 장병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장병들은 자아성찰과 관계개선을 통해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는 부대 적응뿐만 아니라 전투력의 근간이 될 겁니다.”


마지막으로 이 센터장은 “리더십센터는 미래 해병대 건설과 맥을 같이 할 것”이라며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새로운 70년을 준비하는 해병대는 신속기동부대, 여단형 상륙작전부대, 해병대항공단 등으로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리더십센터는 해병대의 현행작전 대비태세 유지, 최강의 전투력 발휘, 건강한 조직문화 형성, 자랑스러운 역사·전통·문화 계승을 뒷받침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글=안승회/사진=조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