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2사단 청룡전사 선발대회 현장을 가다!

by 운영자 posted Dec 2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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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해병대2사단 청룡전사 선발대회 16㎞ 급속무장행군 결선에 참가한 장병들이 주둔지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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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2사단 청룡전사 선발대회 ‘16㎞ 급속무장행군’ 결선에서 참가 장병들이 결승점을 향해 힘차게 달리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국방일보 글=안승회/사진=양동욱 기자>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지난 20일 오전 9시, 경기도 김포시 해병대2사단 보곶리중대 연병장에는 완전무장을 한 장병들이 모여 있었다. 이곳에선 해병대2사단 ‘청룡전사 선발대회’의 마지막 종목인 ‘16㎞ 급속무장행군’ 결선이 시작을 앞두고 있었다. 긴장한 표정으로 출발점에 서 있는 출전 장병들 옆으로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동료 장병들도 눈에 띄었다.

“출발!” 평가관의 외침이 들리자 참가 장병 100여 명이 긴 행렬을 이루며 연병장을 빠져나갔다. 장병들은 22㎏의 완전무장이 전하는 중력을 이겨내려는 듯 힘차게 대지를 내디디며 달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장교, 부사관, 병사 구분 없이 방탄모에 자신의 고유번호를 부착한 채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조금만 더 힘내자!” “할 수 있다! 파이팅!”

오전 9시40분 조강리 해안철책길, 40여 분을 달려 이곳에 다다른 장병들은 악에 받친 함성을 내지르며 서로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순위를 가리는 경주였지만 장병들은 이름 모를 경쟁자를 응원하는 뜨거운 전우애를 발휘하며 고통을 나누고 있었다. 영하로 뚝 떨어진 기온에다 한강에서 불어온 칼바람까지 옷 속을 파고들었지만, 장병들의 얼굴은 땀으로 가득했다. 완전무장이 어깨를 짓누르는 고통에 표정이 일그러지고 발걸음은 눈에 띄게 느려졌지만, 포기하는 장병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장병들의 얼굴에선 반드시 완주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오전 10시40분 결승점인 시암리 중대본부에서 “와~” 하는 함성이 들렸다. 첫 완주자가 등장한 것이다. 숨죽이며 지켜보던 장병들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봉여단 최선봉대대 노인택 병장을 박수와 환호로 맞았다. 노 병장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1위라는 자부심에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백경순 해병대2사단장이 급속무장행군을 마친 장병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해병대2사단 청룡전사.jpg


노 병장 뒤로 참가 장병들이 속속 결승선을 통과했다. 백경순 해병대2사단장은 장병 한 명 한 명을 찾아 격려하며 완주를 축하했고, 예하 부대 지휘관들은 완주한 장병의 무장을 받아주며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동료 장병들은 직접 만든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며 응원했다. 사단 군악대의 연주가 울려 퍼지는 이곳은 축제의 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장병들은 주둔지를 출발해 김포 전방 지역 농로와 산길 16㎞를 완전무장한 채로 달렸다. 100여 명씩 2개 조로 나누어 진행된 이번 대회에는 2시간30분을 기준으로 1분 초과할 때마다 0.5점씩 감점되고, 3시간 초과 시 불합격되는 기준이 적용됐다. 1등부터 10등까지는 등수별로 별도의 가산점이 부여됐다. 사단은 대회 코스 주요 거점 61개소에 안전통제요원과 앰뷸런스를 배치,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16㎞ 급속무장행군을 하던 한 장병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해병대2사단 청룡전사 1.jpg


이날 1시간43분으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노 병장은 전역을 20여 일 앞두고 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입대 전에는 평범한 대학생이었지만 해병대의 체계적인 체력단련 프로그램을 통해 강인한 체력을 갖게 됐다”며 “후임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추억을 쌓기 위해 도전한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 기쁘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군과 같은 조건으로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둔 여군도 눈길을 끌었다.

2시간21분을 기록한 선봉여단 박정민(대위) 본부중대장은 “여군인 데다 다른 참가자보다 나이가 많은 편이지만 ‘할 수 있다’는 해병대 특유의 도전정신을 중대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대회에 참가했다”며 “평소 해병대 4대 핵심과제를 숙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체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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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 기를 들고 결승점을 통과하는 장병. 사진=양동욱 기자



1만여 명 중 단 한 명. 상위 0.01% ‘최우수 청룡전사’의 명예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해병대2사단을 뜨겁게 달궜다. 2사단은 해병대 차원에서 시행하는 ‘더 쎈 해병 프로젝트’에 발맞춰 강인한 전투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청룡전사 선발대회를 도입했다. 사단은 지금까지 장교 1명과 병사 2명 등 총 3명의 최우수 청룡전사를 배출했다. 이 중 2명이 전역해 현재 해병대에서 최우수 청룡전사 배지를 가슴에 달고 있는 장병은 유정현 대위(진)가 유일하다.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올해 대회 본선에는 사단 예하 전 부대에서 엄격한 예선을 거쳐 선발된 우수 장병 200여 명이 참가했다. 평가는 정신전력·전투사격·전투체력·생존술 등 해병대 4대 핵심과제와 16㎞ 급속무장행군으로 이뤄졌다.

사단은 5개 종목 결과를 종합해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장병 1명을 최우수 청룡전사로 선발해 이달 말 시상식을 열고 트로피와 배지를 수여할 계획이다. 또한 성적에 따라 5명을 우수 청룡전사로, 참가자 평균 최고점수를 획득한 1개 중대를 ‘최강중대’로 각각 선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