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안전하게 구한 병사들도 있다. 육군102기갑여단 일출선봉포병대대 윤병주 상병은 지난달 23일 휴가를 나가 친구를 만나기 위해 버스를 타고 강원도 속초로 향하던 중 차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발견했다.
즉시 시민에게 달려간 윤 상병은 부대에서 숙달한 구급법을 활용해 의식, 맥박, 호흡을 침착하게 확인한 뒤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했다.
윤 상병의 신속한 응급처치 덕분에 쓰러진 시민은 119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의식을 회복했다. 윤 상병은 구조대원에게 환자의 상태와 응급처치 사항을 상세히 설명했고, 환자가 구급차로 안전하게 이송되는 것을 확인한 이후에야 자리를 떠났다. 윤 상병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군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의무”라며 “부대에서 정기적으로 배운 구급법 교육이 큰 도움이 됐고, 앞으로도 위험에 처한 국민을 보호하는 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대 관계자는 “윤 상병의 응급처치 덕분에 심정지 전 단계에서 환자의 상태가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해병대2사단 오승원 상병은 지난달 20일 오후 2시경 서울 지하철 안에서 발작 증세를 보이는 환자를 발견했다.
오 상병은 즉시 주변 사람들에게 신고를 부탁하고 군에서 배운 응급처치를 했다. 환자의 고개를 젖혀 기도를 확보한 뒤 원활한 호흡을 위해 벨트와 신발을 느슨하게 하고 경직된 환자의 몸을 마사지했다. 이후 열차가 역에 도착하자 오 상병은 환자를 열차 밖으로 옮겨 응급처치를 이어갔고 잠시 뒤 도착한 119 구급대원에게 발작 당시 상황과 환자의 상태를 설명하며 현장을 인계했다.
오 상병은 환자가 안정을 되찾은 이후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사연은 한 역무원이 국민신문고에 감사의 글을 올려 부대에 알려졌다. 오 상병은 “쓰러져 있는 환자를 봤을 때 최단시간 내에 구조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대한민국 해병대원으로서 국민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상윤·임채무 기자
모처럼 부대 정문을 나서 자유로움을 만끽하던 휴가길에 곤경에 처한 국민을 구한 ‘군복 입은 슈퍼맨들’의 활약상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