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 들어가 초기진화를 한 중대장 강재혁(좌측 사진 오른쪽) 대위와 소방차를 안내하고 화재 진압을 도운 운전병 김동준 상병. 초소 근무 중 정확하고 신속한 보고로 화재 사실을 알린 임현섭(우측 사진 왼쪽)·이태호 상병. 부대 제공
“신속한 대응으로 큰 화재를 막아준 해병대 장병들,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해병대를 무한 신뢰하게 됐습니다.”
지난 25일 해병대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감사 편지 한 통이 게시됐다. 강화대교 인근에서 파이프 공장을 운영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모 씨는 “우리 공장에 불이 난 것을 관측한 해병대 초소 근무자의 초기 대응으로 큰불을 막을 수 있었다”는 글로 편지를 시작했다.
김씨는 “매일 초소 근무를 위해 이동하는 해병대 장병들을 보면서 ‘고생이 많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큰 도움을 받을 줄 몰랐다”고 글을 이어갔다.
그는 “소방서 관계자를 통해 초기에 대응하지 않았으면 불이 크게 번졌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신속하게 (119에) 신고하고 공장 안에 비치된 소화기로 불을 끄기 위해 노력한 해병대2사단 백호여단 장병들에게 감사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김씨는 “밤낮으로 졸지 않고 근무를 서는 해병대 장병들 덕분에 이번 화재를 발견해 진압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중대장이 매일 밤 이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민들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해병대가 있어 안보 걱정을 덜게 됐다”며 “해병대 장병들이 더욱 자신감을 갖고 군 생활을 하길 바란다. 해병대를 무한 신뢰한다”고 장병들을 응원했다.
위기의 순간에 신속한 조치로 대형 화재를 막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 사연 속 영웅은 해병대2사단 백호여단 강재혁 대위, 임현섭·이태호·김동준 상병.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초소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임 상병과 이 상병은 지난 25일 새벽 4시30분쯤 맞은편 공장에서 작은 불빛과 불꽃을 관측했다. 이 지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두 병사는 평소 볼 수 없었던 불빛을 이상하게 여겼고, 즉시 상황실에 보고했다.
마침 야간순찰 중이던 강재혁(대위) 중대장은 운전병과 함께 현장으로 향했다. 강 대위는 운전병을 대기시킨 뒤 직접 공장으로 들어가 내부를 확인했다. 기계 두 대에 불이 붙어 있었고 주변 전선은 피복이 벗겨진 상태로 불꽃이 튀는 위급한 상황. 강 대위는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공장 안에 있던 소화기를 이용해 초기 진화에 나섰다. 10여 분 뒤 소방차가 도착했고, 운전병 김동준 상병은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현장 주변을 정리한 뒤 소방관을 도와 소방호스를 연결했다. 불이 인근으로 번지기 전에 소방관이 화재를 진압하는 것으로 긴박했던 상황은 마무리됐다.
초소 근무자의 철저한 관측과 보고,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중대장의 일념, 운전병의 발 빠른 현장 대응이 성공적인 화재 진압 작전으로 이어졌다. 우리 사회의 평범한 청년이기도 한 이들은 겸손한 소감을 남겼다.
전역 후 대학교에 복학해 기계 분야 전공 공부를 이어가고 싶다는 김 상병은 “당시 중대장님과 화재 현장 가까운 곳을 순찰하고 있어서 빠르게 조치할 수 있었다”며 “큰 사고로 번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전했다. 호텔 지배인을 꿈꾸는 임 상병은 “평소 근무 기강과 신속·정확한 상황보고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차례 교육받았는데,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을 놓치지 않고 보고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전기 분야 공부를 마치고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하고 싶다는 이 상병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군인으로서 남은 군 생활도 임무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위는 “수많은 해병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완수하고 있다”며 “해병대의 일원이라면 누구나 현장에서 나와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일보 안승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