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여군 최초로 K55 자주포 조종면허를 취득한 해병대1사단 포병부대 김안나(왼쪽)·김민교 하사가 K55 자주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방일보 한재호 기자
<국방일보>해병대 최초의 여군 K55 자주포 조종 면허 취득자가 탄생했다. 해병대1사단은 예하 포병부대에서 근무하는 김민교·김안나 하사가 해병대 여군으로는 처음으로 자주포 조종 면허를 취득했다고 11일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포병 부사관으로 나란히 임관했다. 포병은 폐쇄된 공간에서 40㎏이 넘는 탄약을 운반해야 하는 등 여군이 임무를 수행하는 데 제한사항이 있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자주포 포반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두 사람은 특유의 부드럽고 섬세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포반원들을 이끌고 있다는 게 사단 측 설명.
자주포 조종 평가는 이론과 코스 주행, 자주포 운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평가 기간만 일주일이 걸릴 정도로 철저한 평가가 이뤄진다. 종목별로 80점 이상 획득이라는 높은 합격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합격률은 60%대에 머물러 있다.
두 사람은 도로교통법과 장비특성 등 이론 분야를 비롯해 기초조종 분야, 응용조종 분야를 밤낮으로 익히고 숙달한 끝에 지난 4월 17일 정천리종합훈련장에서 치른 최종 주행평가에 통과, 자주포 조종 면허를 받게 됐다.
해병대 여군으로는 최초로 자주포 조종 자격을 취득한 김안나 하사는 자주포를 운용한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는 “자주포는 즉각적 화력지원의 핵심이 되는 장비”라며 “연평도 포격도발 상황에서도 큰 활약을 하는 등 승리하는 해병대의 다양한 역사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6·25전쟁 참전용사인 외조부처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살아가고 싶다는 김안나 하사는 “해병대 여군 포병 1기와 해병대 여군 최초의 자주포 조종 면허 취득이라는 자부심과 초심을 잃지 않고 언제나 배우려는 자세를 바탕으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민교 하사는 “자주포를 처음 봤을 때 ‘승용차 운전도 겁이 나는데 커다란 자주포를 다룰 수 있을까’라는 걱정에 겁부터 났다”고 털어놨다. 그는 “기본적인 전·후진 조종조차 손에 익지 않아 식은땀을 흘렸지만, 꾸준히 노력한 끝에 자주포를 자유자재로 다룰 정도로 기량을 끌어올렸고 조종 면허 취득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민교 하사는 “여군으로서 자주포를 조종한다는 게 신체 조건상 남군보다 불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주포는 섬세한 조작이 필요하기 때문에 유리한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뒤를 이어갈 후배들을 위해 해병대 여군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한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방일보 안승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