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1사단 신속기동부대 장병들이 경북권 2생활치료센터에서 경증환자들을 위한 배식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부대 제공
[국방일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와 증가를 되풀이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좀처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해병대1사단 장병들이 누구도 선뜻 나서기 힘든 경증환자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일원으로서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국가와 국민을 위한 부름에 언제 어디서든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지난 1일까지 경북 경주에 있는 경북권 2생활치료센터 현장지원팀에서 임무를 수행한 해병대1사단 송승헌 중위(진)는 국방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없는 일상을 되찾을 때까지 묵묵히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의 생활치료센터에서 식사 지원, 물품 분배, 방역 지원, 폐기물 처리 등을 담당했다.
“지난달부터 환자들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일상으로 복귀하실 수 있도록 지원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아침 7시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후 9시까지 물품과 택배를 분배·전달하는 것은 물론 입·퇴소자분들께 센터 전반에 대해 안내해 드렸죠. 방역복을 입은 채 14시간 동안 임무를 수행하면서 환자들이 건강하게 귀가하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코로나19 환자들을 늘 마주해야 하는 임무에 우려도 있지만, 그는 국민을 위한 곳이면 언제든지 달려갈 준비가 돼 있는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일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정해진 휴식시간 없이 부대원들과 교대로 잠깐씩 쉬며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견딜 만했습니다. 추운 도심 곳곳의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방역복을 입고 헌신하는 분들도 계신데 저희가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말씀드리기엔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그럼에도 그를 지켜주는 방역복을 착용하는 일은 고충이 컸다. “입고 벗는 데만 약 1시간이 소요됩니다. 게다가 답답하기도 하고 고글에 습기가 차서 시야를 확보하기 힘든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뿐만 아니라 우리 부대원과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는 방패이기에 단단하게 잘 챙겨 입었습니다. 또한 밤 9시 일과가 마무리되면 부대원 각자 개별공간으로 이동해 자체 격리로 방역 지침을 준수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 방역에 힘을 보탠 것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다. “모든 순간이 뿌듯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불안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입소합니다. 처음엔 안내해드리기조차 죄송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아들처럼, 동생처럼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고자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저희가 챙겨 드린 식사를 잘 드시고, 건강과 웃음을 되찾아 퇴소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찡했습니다.”
코로나19 환자 지원 임무를 맡은 아들에 대한 부모님의 걱정과 불안도 컸겠지만, 송 중위(진)의 부모님은 내색 없이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임관 후 코로나 상황이 지속돼 부모님을 뵙지 못했습니다. 부모님의 걱정이 얼마나 크셨을지도 잘 알고 있죠. 하지만 제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색하지 않으셨습니다. 항상 자랑스럽다고 칭찬만 해주시더군요. 이번 기회를 빌려 저도 많이 사랑한다고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송 중위(진)가 속한 해병대1사단 신속기동부대 장병들은 지난해 3월부터 경증환자들이 머무는 경북권 2생활치료센터와 포항지역 해외입국자 임시 격리시설에서 지원 임무를 수행해 왔다. 현재는 상황이 호전돼 지난 1일 임무를 종료했지만, 확진자가 증가할 경우 재투입될 예정이다.
“군인에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사명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국가와 국민이 필요로 할 때 즉시 나설 수 있도록 늘 준비된 모습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여된 임무는 반드시 완수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은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충분히 잘 버텨주고 계십니다. 많이 힘드시겠지만 우리 군을 비롯해 정부·의료진과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힘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해병대 신속기동부대는 긴장을 유지한 채 언제 어떤 임무가 부여되더라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국방일보 노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