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최초 여군 조종사, 조상아 대위

by 관리자 posted Feb 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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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수식어 무게…여군 후배 있기에 이겨냅니다”

 해병대 최초 여군 조종사, 조상아 대위 국방일보 2022.02.04

 

해병대 최초 여군 조종사 조상아 대위 1.jpg

유튜브 국방뉴스 채널 ‘안승회 기자의 군금해’ 콘텐츠 캡처 사진.

 

지난해 12월 1일 해병대항공단이 재창설됐습니다. ‘안승회 기자의 군금해’ 이번 시간에는 해병대항공단 재창설을 맞아 특별한 이력을 가진 해병대 조종사를 만나봅니다. 주인공은 해병대가 조종사를 양성한 지 65년 만에 처음 배출한 여군 조종사, 조상아 대위입니다. 안승회 기자

 


국가에 헌신하고 싶어 군인 선택
학군 62기로 2017년 임관한 조 대위는 국가에 헌신하고 싶어 군인이라는 직업을 선택했고, 작지만 강한 해병대에서 장교로 복무하는 게 가장 의미 있겠다고 생각해 해병대에 지원했다. ‘해병대 최초의 여군 조종사’라는 타이틀을 가진 조 대위. 지금은 해병대항공단 1항공대대 부조종사로 근무한다.

경북 포항 해병대항공단 사무실에서 카키색 조종복 차림의 조 대위를 만났다. 오른쪽 가슴에 달린 빨간색 명찰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1994년생으로 앳된 얼굴이지만 곧은 자세와 자신감 넘치는 말투, 절제된 행동에서 군인다운 모습이 엿보인다.

병기병과로 임관해 병기탄약소대장으로 군 생활을 시작한 조 대위는 더욱 의미 있는 해병이 되기 위해 항공병과로 전과했다.

“병기탄약소대장 시절 상륙훈련에 참가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타군 전력까지 한 번에 볼 수 있었는데, 그때 해병대에 항공 전력이 꼭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마침 항공 장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내가 저기에서 같이 주역으로 뛰면 정말 의미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지원했습니다.”

“항상 안전이 최우선” 안전 강조
비행을 앞둔 조 대위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비행 전 반드시 챙겨야 하는 준비물이 있습니다. 비행할 때 참고할 자료를 메모판으로 만든 니보드(Knee Board), 시동 절차와 비상상황 대처법 등이 나온 교범,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PDA, 미션 데이터를 미리 장입한 데이터 전송 카트리지(DTS·Data Transfer Cartridge), 항공기 열쇠 등을 준비해야 합니다.”

비행 준비를 마친 조 대위가 김기철(전문군무경력관) 비행교관과 함께 바람 세기를 다시 한 번 꼼꼼하게 확인한 뒤 통합 비행 브리핑에 참석한다. 비행 임무를 대대장에게 보고하는 통합 임무 브리핑에서도 안전은 강조된다. “방심하면 안전사고! 명심하자 항공안전! 변심 말고 지켜내자!” 부대원들이 입을 모아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통합 임무 브리핑이 마무리된다. “항상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안정적인 비행을 바탕으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마린온(MUH-1)이 서 있는 비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조 대위는 가장 먼저 연료부터 점검한다. “혹시 연료 안에 물이나 불순물이 들어 있으면 비행할 때 큰 문제가 될 수 있어 비행 전 탈수 과정을 통해 연료를 직접 눈으로 확인합니다.”

매서운 눈길로 항공기 부품 점검
이후 안전모를 착용한 조 대위가 항공기에 올라간다. 능숙한 솜씨로 기체 옆에 있는 발판을 성큼성큼 오르는 모습이 익숙해 보인다. 항공기 상부에 올라 외부점검표를 보며 엔진 등 항공기 부품을 점검하는 조 대위의 눈매가 매섭다. “항공기에서는 작은 실수나 결함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조종사뿐만 아니라 뒤에 탑승한 대원들 생명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기에 장비 점검을 철저히 합니다.”

이날 조 대위가 조종한 항공기는 상륙기동헬기 MUH-1, 마린온으로 불린다. 해병대 영문 표시인 ‘마린(Marine)’과 최초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Surion)’을 합성한 이름이다. 수리온은 맹금류를 의미하는 ‘수리’와 ‘100’을 의미하는 우리말 ‘온’의 합성어다. “마린온에는 ‘우리는 항상 깨어 있다. 언제든 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마린온은 육상뿐만 아니라 해상에서 작전할 수 있도록 수리온에 메인 로터 접이 장치를 추가하고, 기체에 해수 방염 처리를 했습니다. 해상 비행에 필요한 항법보조장치, 보조연료탱크도 설치된 헬기입니다.”

“행동·말·임무 모든 면에서 책임감 느껴”
비행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조 대위와 인터뷰를 이어갔다. 지금까지 비행하면서 위험했던 순간은 없었을까. “운이 좋게도 비행 중 위험했던 경험은 없습니다. 해병대에서 비행 안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항공기 상태, 기상, 조종사 컨디션 등 여러 이유로 위험할 것 같다면 비행을 취소할 수 있는 체계가 잘 마련돼 있습니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사람은 언제나 많은 관심을 받기 마련이다. ‘해병대 최초 여군 조종사’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궁금했다. “제가 최초이다 보니 다른 선후배들도 여군 후배를 대해본 적이 없을 겁니다. 그렇기에 제 행동 하나하나가 해병대 여군 조종사의 편견으로 굳어질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만일 저로 인해 후배들에게까지 색안경이 씌워진다면 그들의 기회를 막을 수도 있기 때문에 행동·말·임무 모든 면에서 잘해야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 대위는 상관이 믿고 맡기는 군인, 해병대에서 신뢰받는 조종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저는 조종사이기 전에 군인입니다. 언제, 어떤 임무가 주어져도 완수할 수 있는 군인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그러면서 어떤 비행이든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로 해병대에서 신뢰받는 장교이자 조종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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