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이달 초 경북 울진·강원 삼척 등 동해안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우리 군은 쉼 없는 지원작전을 펼쳤다. 특히 해병대 신속기동부대는 경북 울진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한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헌신적인 작전으로 ‘국민의 해병대’라는 찬사를 받았다. 신속기동부대는 주둔지에서 약 150㎞ 떨어진 울진 지역 체육관 등에서 열흘 동안 숙영하며 누적 인원 7888명, 차량 700여 대, 물자 2500여 점을 투입하는 등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위국헌신 군인본분’을 실천한 해병대 신속기동부대의 진화작전 종료 뒤에는 훈훈한 뒷이야기가 전해져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노성수 기자/ 사진=해병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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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신속기동부대 장병들이 경북 울진군 울진읍 일대 산불현장에 투입돼 잔불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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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 화재 진화에 기여한 해병대 장병들. 왼쪽부터 이상용 원사(진), 김기환 하사, 김동현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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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신속기동부대 군의관 김동현(왼쪽) 대위가 산림청 직원에게 복약 지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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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장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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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신속기동부대 장병들이 방화 벨트 구축을 위해 소화 호스를 어깨에 메고 험준한 지형을 오르고 있다.

 

 

어르신들과의 약속 지킨 해병대

 

해병대 신속기동부대는 특히 산불피해가 극심했던 경북 울진군 덕구리, 두천리, 상당리, 대흥리, 소광리 일대 진화에 주력했다. 소방 인력과 협업해 잔불을 제거하고, 방화 벨트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 것. 1개 중대급 병력을 합동소방지원팀으로 편성해 소방 당국과 소방호스 이동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이처럼 해병대 신속기동부대는 국가적 재난 발생을 대비해 상시 출동태세를 갖추고, 언제 어디서나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임무 완수에 매진했다.

 

지난 10일 소광리 일대로 투입된 31대대 화기중대 장병 20여 명은 당일 임무를 마치고 부대 숙영지로 철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 소광리 마을 어르신으로부터 화재 확산이 우려되는 야간 시간에 해병대가 함께 있어 줄 것을 부탁받았다. 해병대원들은 고령의 어르신들이 거주하는 산속 마을 특성과 급변하는 산불 상황에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소광리와 어르신은 우리 해병대가 지키겠다’는 각오로 만약의 상황에서 어르신들의 대피를 돕기 위해 현장 잔류를 결정했다.

 

하지만 이튿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산불을 진화하라는 지시를 받자 ‘꼭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마을을 떠났다. 화기중대 장병들은 다른 지역에서 화재 진화작전을 이어가는 중 소광리 일대 화재의 기세가 누그러지지 않자 어르신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12일 통제본부에 작전지역 재투입을 건의했다. 합동작전을 전개하는 관계기관도 해병대 장병들의 강력한 의지를 존중해 화기중대를 포함한 31대대 전 병력을 소광리에 재투입했다. 그리고 장병들은 소광리 화재를 완전히 진압하고, 마을 어르신과의 약속도 지켜냈다.

 

 

화마에 집 잃은 주민 상처 보듬어

 

지난 9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홍륜사 일대 잔불 제거작전에 투입된 31대대 3중대 장병들은 중간 대기 지점으로 복귀하던 중 화마로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해 있는 어르신을 발견했다.

 

화마를 피해 대피했던 어르신은 검게 타 버린 집 앞에서 실의에 빠져 있었다. 해병대원들은 이 같은 상황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장병들은 어르신의 가옥 정리를 돕고, 지붕 주변의 전선을 정리하는 등 어르신의 상처를 어루만졌다. 아울러 가옥 내 전기가 다시 연결되도록 요청하고, 일상 회복을 도왔다.

 

어르신은 “도움을 준 해병대원들이 정말 고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군의관도 의료지원 활동 헌신

 

산불 진화작전 현장에서 의료팀으로 임무를 수행한 군의관과 의무요원들의 활약도 빛났다.

 

신속기동부대 김준원·조상호 대위, 해병대1사단 2여단에서 파견된 김동현 대위 등 군의관들은 화상·찰과상 등을 입은 장병들을 치료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이들은 험준한 지형과 건조한 날씨 속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원들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또 현장에서 해병대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산림청·울진군 직원, 자원봉사자들 중 일부가 근육통·두통을 호소하자 긴급 처치하는 등 헌신적인 의료지원 활동으로 찬사를 받았다.

 

 

민가 화재 발견 신속한 인명 구조

 

야간 시간에 민가에서 발생한 화재를 식별하고, 국민의 생명을 구한 부사관의 사연도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지난 12일 새벽 3시경 울진 산불진압통합지휘소에서 상황근무 중이던 김기환 하사는 타는 냄새를 맡고 순찰에 나섰다. 김 하사는 인근 민가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를 목격하고 소방 인력과 상황을 공유한 뒤 진압을 위한 지원 병력을 요청했다. 이어 인접한 민가 6가구를 직접 찾아 주민들을 깨워 대피시켰다.

 

상황을 전달받은 이상용 원사(진)와 김동현 상사는 등짐펌프 등 화재 진화 도구를 지참하고 현장 진화작업에 동참했다. 다행히 화재는 즉각 출동한 소방인력에 의해 진압됐고,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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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진화작전 투입 해병대원의 까맣게 변해버린 빨간 명찰.

 

 

잿빛으로 변한 빨간 명찰은 ‘훈장’

 

 

화재 진화작전에 파견된 장병들의 모습도 감동을 줬다. 덕구온천 골짜기 일대에서 화재 진화작전을 펼친 33대대 장병들은 해병대의 상징인 ‘빨간 명찰’이 연기와 잿가루에 검게 변할 때까지 임무를 수행했다. 이들은 잿빛으로 변한 빨간 명찰이 명예로운 훈장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또 해병대1사단 3여단 임새론(대위) 정보과장은 자녀 병원 진료 때문에 신청했던 휴가를 반납하고, 진화작전에 동참했다. 지난 14일에는 이천소방서 소방관이 국민신문고에 “울산 산불지원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산불을 진압한 신속기동부대 31대대 1중대 장병들에게 감동을 받았다”며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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