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한지 훈련에 참가한 해병대 수색대 장병들이 12일 강원도 평창군 황병산 산악종합훈련장에서 웃통을 벗은 채 PT 체조를 하며 함성을 지르고 있다.
저격수와 관측수가 은거지에서 사격을 준비하는 모습.
체력단련을 마친 뒤 눈을 뿌리며 포효하는 장병들.
[국방일보 2023. 01.12] 해병대 수색대는 대한민국 최정예를 자처하는 부대다. 최선봉에서 적을 신속하게 제압하는 날카로운 창끝이다. 필승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해병대는 지난 2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황병산 산악종합훈련장에서 설한지 훈련을 전개하고 있다. 훈련에는 사령부 특수수색대대와 2사단 수색대대 장병 180여 명이 참가해 설산을 누비고 있다. ‘함께하는 해병대’ ‘정직한 해병대’ ‘승리하는 해병대’ 3가지 주제로 본 설한지 훈련 현장을 소개한다. 글=이원준/사진=양동욱 기자
함께하는… 특별한 결속력으로 하나 된 전우들
12일 찾은 황병산 산악종합훈련장에는 해병대 수색대 장병들이 내는 ‘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해병대는 설상 기동훈련이 예정된 이날 특별한 훈련을 하나 더 준비했다. 바로 혹한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을 다잡기 위한 전투체력 단련이 주인공이다.
해병대 수색대 전투체력 단련은 PT 체조로 문을 열었다. 상의를 벗어 던진 장병들은 역삼각형 몸매를 뽐내며 설원 위에 자리 잡았다. 팔 벌려 높이뛰기로 시작한 PT 체조는 팔굽혀펴기를 거쳐 고난도의 온몸 비틀기로 이어졌다.
고강도 체조에 장병들 얼굴이 일그러지기도 했지만, ‘악’ 소리를 지르며 버텨냈다. 곁에 힘들어하는 전우가 있으면 서로를 다독이며 힘을 불어넣었다.
체력단련을 마친 장병들은 군가 ‘팔각모 사나이’를 제창했다. 이들의 당찬 표정에서 자신감과 자부심이 엿보였다.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하는 해병대이기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다.
입대 후 처음으로 설한지 훈련에 참가한 박성욱 상병은 “전우들과 군가를 힘차게 부를 때 특별한 결속력과 전우애를 느낀다”며 “훈련이 힘들지만, 가장 먼저 적지에 침투하는 부대라는 자부심으로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정직한… 당당한 해병 되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
해병대 수색대는 정직한 부대다. 모든 구성원이 상관으로서, 부하로서, 전우로서 정직한 자세로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요즘 황병산 일대에는 늦은 오후가 되면 빨간 체육복을 입은 장정들이 출몰한다. 삼삼오오 대열을 맞춰 도로를 내달리는 이들의 정체는 수색대 장병들이다. 훈련이 끝난 뒤에도 장병들은 개인 정비시간 등을 활용해 체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뜀걸음, 턱걸이, 레그턱 등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고된 일정에 지치고,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나머지 공부를 해도 알아주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수색대 장병들은 정직한 자세로 최선을 다해 일과에 임하고 있다. 자신의 직책과 계급 앞에 당당한 해병이 되기 위해서다.
이우빈(대위) 중대장은 “모든 부대원이 자발적으로 개인 운동을 한다. 체력이 부족하다고 느낄수록 선·후임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체력과 정신력을 단련하고 있다”며 “극한의 상황을 마주해도 전우들과 함께라면 극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승리하는… 개인·팀 단위 설상 기동 능력 ‘최고’
설한지 훈련의 최종 목표는 동계 작전환경에서 임무 수행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다. 즉, 적과 싸워 승리하는 해병대가 되는 것이다.
해병대는 실전적인 훈련이 될 수 있도록 필수 훈련과제를 선정해 장병들이 집중 숙달하도록 했다. △설상 기동훈련 △종합전술훈련 △장거리 전술무장 행군 등 3단계 과정이 대표적이다.
수색대 장병들은 개인·팀 단위 설상 기동 능력을 확보한 뒤 종합전술훈련 기간 적지종심지역작전팀 절차를 숙달할 예정이다.
이 기간 장병들은 공중·육상 침투, 정찰 거점 점령, 은거지 구축, 첩보 수집, 화력유도 등으로 전투기술을 연마한다.
이번 설한지 훈련에는 400㎞(천 리) 장거리 전술무장 행군이 추가됐다. 지난해의 경우 훈련장 일대를 행군하는 것으로 훈련을 마쳤지만 올해는 다르다.
장병들은 황병산을 출발해 휴전선 인근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횡단하며 언제, 어디서, 어떤 위험에 맞닥뜨려도 승리하는 필승의 정신력을 다질 계획이다. 이원준 기자 < wonjun44 > 사진 < 양동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