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연(예비역 중장) 전(前) 해병대사령관이 한국인으로는 11번째로 세계 4대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 전 사령관은 지난달 21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된 제7회 남극마라톤대회(The Last Desert)를 완주했다. 격년제로 열리는 남극마라톤대회는 각각 250㎞를 달리는 사하라사막, 고비사막, 칠레 아타카마사막을 완주한 사람에게 출전자격이 부여된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인 1명을 포함해 세계 24개국에서 61명의 극지(極地) 마라톤 전문선수들이 출사표를 냈다.
남극마라톤대회는 ‘세계의 끝’으로 불리는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아(Ushuaia)에서 특수 선박으로 약 1200㎞를 이동한 뒤 레이스가 펼쳐진다. 당일 기상 상황과 장소를 고려해 하루 평균 8~10시간을 달리는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비상식량과 식수, 구급 의약품, 기상변화에 대비한 의류·장비 등을 반드시 구비하고 뛰어야 한다. 배낭의 무게는 6~7㎏에 달한다.
영상·영하를 오르내리는 25도의 극심한 온도차와 거센 눈보라 등 기상변화가 수시로 발생해 동상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극지에서 사방이 온통 백색이 돼 방향 감각이 없어지는 ‘화이트 아웃’ 현상 때문에 태양광선으로부터 눈과 피부 보호를 위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이 전 사령관은 대회 참가를 위해 1년 동안 약 1800㎞를 달리는 체력단련을 했다. 그는 자신의 정신적·체력적 한계를 극복하는 성취감, 젊은이들에게 꿈·용기·도전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대회에 출전했다.
이 전 사령관은 “군인의 정신력과 전투체력은 부대 전투력과 직결된다. 그러나 정신력과 전투체력은 한순간에 형성되는 게 아니다”며 “장병들이 전투체력 향상에 노력할 수 있도록 ‘롤 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