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군은 1955년 창설 이래 여러 차례에 걸쳐서 변혁을 통해 새로 태어나는 것을 반복해 왔다. 통일 이후에는 대대적인 군사력 정비계획과 함께 국방개혁을 시작해 냉전시기에 유지하던 49만5000명의 군인을 90년 독일 통일이 이루어지면서 94년까지 37만 명으로 축소했고 현재는 약 22만 명을 유지하고 있다.
연방군 창설 가장 큰 변혁 시도
독일 연방군은 현재 통일 이후 또 한 번의 큰 변혁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개혁은 연방군 창설 이래 가장 큰 규모라고 일컬어지는데, 독일은 왜 또 다시 변혁을 시도하는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우선 안보전략 환경이 바뀌었다. 국제테러·국제분쟁·국제범죄·대량살상무기의 확산·사이버 위협 등은 기후변화 및 환경 재앙과 같이 새로운 위협은 국경이 없다. 재래식 전쟁의 위협은 낮아졌고 국제분쟁 및 테러 등의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는 것이 주임무가 된 것이다.
독일 국방장관은 독일 연방군의 내부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며 국방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파병작전에 어떠한 능력이 요구되지만 그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어떤 물자는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물자와 장비는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보유하고 있는 것이 너무 적다. 그리고 어떤 물자는 이미 오래전에 주문했지만 그중에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이 있다.”
“우리는 군인 수와 임무에 비해 너무 많은 부서와 너무 많은 장군이 있다. 이러한 군 구조에서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일부는 중복된다. 감독자는 많은데 일할 사람은 너무 적다. 그리고 규정이 너무 많은 데 비해 결심하는 것은 너무 적다. 이것은 국방부에도 해당된다.”
공동의 단일지휘체계로의 변모
독일 연방군은 안보 전략 환경의 변화에 맞춰 본인들의 임무를 다음과 같이 새로이 정의했다. ‘독일연방공화국 및 국민 보호, 독일 외교 능력의 뒷받침, 동맹국 방어, 국제기구 차원에서 안정에 기여하고 동맹 역할의 수행, 국제협력 및 유럽의 통합 증진’. 이를 위해 독일 연방군은 현재 공동의 단일지휘체계를 가진 부대로 탈바꿈하려 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시작한 국방개혁을 통해 합참의장에게 실질적인 군 최고지휘관의 권한을 부여했다. 기존에는 합참의장이 최고 계급인 4성 장군임에도 불구하고 국방장관 및 연방총리에 대한 군사자문 역할에 머물렀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실질적인 지휘계통에 있지 않았던 각군 총장의 직책을 작전사령관으로 바꾸고, 합참의장이 작전사령관을 지휘하는 단일 지휘체계를 마련했다. 독일의 상부 기능은 평시에는 국방장관이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고 전시에는 연방총리가 행사하도록 헌법에 명시돼 있다. 참고로 독일은 연방내각제 국가로서 실질적인 권한은 연방의회에서 선출되는 연방총리에게 있고 대통령은 국가의 상징적인 존재로서 국가를 대표한다.
이번 개혁안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국방부 조직이 수술대에 올랐다는 점이다. 17개의 국 및 본부가 9개 국으로 축소되고, 인원도 3500명에서 2000명으로 대폭 감축된다. 또 업무도 국방부의 사무차관 2명이 정책 및 지원 분야를 담당하고 합참의장은 군사영역을 담당하도록 조정했다.
연방군 병력은 현재 22만2000명에서(병력 상한선은 25만2000명) 향후에는 최대 18만5000명으로 축소될 예정이다. 직업군인 17만 명과 최대 23개월까지 근무하며 직업군인에 준하는 보수를 받는 자원복무병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감축 규모를 볼 때에도 독일의 국방개혁은 과감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국방부 국방정책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