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스토리-봉급 / 국방일보 이주형기자 2012.01.27
건군 초기 소위 봉급은 1만원·대장은 3만원 지급 올해 상병 9만7500원…1962년 대비 541.7배 올라
누군가 말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바라마지 않는 소망이 2가지 있다고. 그중 하나는 승진, 다른 하나는 봉급 인상이다. 군인도 이 같은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군인의 봉급은 높은 사기로 임무에 전념하게 할 뿐만 아니라 우수한 군 인력 획득과 유지에 직결되는 복지의 척도이자 국민의 군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상징이기에 와 닿는 의미는 더욱 크다. 이러한 뜻에서 오늘의 이야기는 봉급이다.
▶봉급(俸給)의 의미
어떤 직장에서 계속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그 일의 대가로 정기적으로 받는 일정한 보수. 사전에서 찾아본 봉급에 대한 설명이다. 군인의 봉급은 여기에 또 다른 의미가 추가된다. 국가에 봉사해 얻은 급여이기 때문. 봉급이라는 말에는 매달 받는 ‘급여’에 ‘명예심’이 부가돼 있다. 곧 봉급은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이 먹고 살아가도록 ‘국가가 주는 명예로운 양식’인 것이다.
▶정말 대장 봉급이 3만 원
군인 최고의 계급이라는 대장(★★★★)의 봉급이 3만 원이다. 거짓 or 진실? 답은 진실이다. 물론 건군 초기의 일이다. 1948년 4월 1일 기준으로 계급별 단일 봉급제에 따라 월 소위 1만 원, 대장 3만 원(2012년 659만 원)이 지급됐기 때문이다. 당시 백미 1가마(100리터)의 시세가 1만7400원이었으니 대장 봉급으로도 쌀 2가마를 채 살 수 없었던 셈이다.
쌀 1가마값도 안 됐던 소위(1호봉) 봉급도 변화를 거듭했다. 82년 13만5000원에서 90년 21만8400원으로 올랐으며, 2000년에는 44만5600원, 2010년에는 102만4000원으로 처음으로 100만 원을 넘어섰다. 한때는 봉급을 현물로 지급한 사례도 있다. 54년 전국의 147개 양곡지급소를 인수, 가족들에게 현물로 지급했다.
▶왜 봉급날은 10일인가?
군인의 봉급일이 10일로 정해진 것은 62년부터다. 그 이전까지는 25일이었다. 지급일이 변경된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혹시 특별한 이유를 기대한다면 아쉽지만 그만두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변경 당시의 기록은 찾지 못했지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자료가 있기 때문이다.
‘9일 하오에 열린 차관회의에서는 공무원의 봉급을 25일 일시에 지불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제적 악영향과 물가에 주는 자극을 막기 위해 공무원 봉급을 각 부처별로 간격을 두어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차관회의에서 결정된 봉급 지불 일자는 다음과 같다. ▲국방부 및 군인ㆍ군속기관=10일 ▲문교부 및 교육기관=15일 ▲법무부ㆍ법원 및 지방행정기관=20일 ▲국회 및 기타 행정기관=25일<동아일보 1964년 7월 10일 1면>’
경제적 악영향과 물가에 주는 자극을 막기 위해서라는 이유다. 지금도 정부 기관별 봉급 지급일은 각각 다르다. 2009년 개정된 법령에 따르면 기관별 보수 지급일은 이렇다. 국방부 및 그 소속 기관이 10일, 교육과학기술부 및 그 소속 기관은 17일이다. 대법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행정안전부, 법무부, 서울특별시 및 그 소속기관은 20일이며 그 밖의 기관 및 그 소속 기관이 25일이다.
▶병사 봉급은 상병 기준 20만 원까지
50년 당시 상병 봉급은 1500원이었다. 53년 1차 통화개혁을 통해 화폐 단위가 100분의 1로 평가절하하고 ‘원’(圓)에서 ‘환’으로 바뀌면서 200환으로 책정됐다. 이어 62년 10분의 1로 평가절하하는 2차 통화개혁을 거쳐 다시 원으로 환원되면서 180원이 지급됐다. 올해 상병 봉급이 9만7500원이니 지금의 통화체계가 정착된 62년 이후 약 541.7배가 오른 셈이다.
한편 국방부는 2007년 참여정부 이후 장병들의 삶의 질 향상 추진과 맞물려 병 봉급 현실화 계획을 수립해 기존의 공무원 인상률을 뛰어넘는 대폭적인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전년에 대비해 2011년에는 6.49%, 올해에는 4.09% 인상하는 등 지속적인 인상으로 병영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비용을 보장하는 정도의 현실화를 달성하고 있는 것. 앞으로도 연 1만 원 정도 병 봉급을 인상해 2020년 상병 봉급 기준 20만 원 수준까지 올리겠다는 것이 국방부의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