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의 화두는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형 군대 육성’이다. 전투형 군대란 실제 전장에서 사용할 전술방식대로 훈련에 진력하는 부대를 뜻한다. ‘아덴만 여명작전’을 수행한 청해부대가 그 좋은 예다. 이 같은 결과는 평시에 부단한 부대훈련의 덕분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우수한 자원을 선발해 체계적으로 교육시킨 성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 교육훈련체계는 전투형 군대를 육성하기 위한 기반적 역할을 하기에 부족한 면이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양성교육’과 ‘부대훈련’ 그리고 ‘보수교육’ 과정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채 ‘동일한 과제’를 ‘동일한 방법’으로 ‘반복’ 교육하는 ‘훈련을 위한 훈련’을 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교육생들에 대한 검증시스템도 부재하고, 교육 기간에 비해 과다하게 편성된 과목들로 교육 내용을 행동화 숙달시키지 못하는 사례들도 발생했다. 전투형 군대 육성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문제점 해소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와 토의를 거쳐 교육훈련체계를 새롭게 마련했다. 올해부터 적용될 교육훈련, 특히 학교 교육을 중심으로 개선된 교육체계를 소개한다.<국방교육정책관실>


■ 양성교육

21841.jpg

 국방부가 유능한 간부들을 선발, 체계적으로 교육시켜 나가기 위해 국방교육훈련 체계를 대폭 개선했다. 육군학생중앙군사학교에서 동계입영훈련을 받고 있는 학군사관후보생(ROTC)들이 모래주머니를 짊어진 채 달리며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이헌구 기자

 

 양성교육이란 교육 수료 후에 야전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간부로서의 가장 기초적인 임무수행능력을 길러주는 교육과정이다. 통상 임관 이전의 교육기관부터 초군반까지의 교육을 말한다. 양성교육은 민간인을 군인화하고, 군인을 간부화하는 중요한 교육이다. 양성교육을 수료한 간부가 야전부대에서 ‘부하들을 어떻게 지휘하느냐’에 따라 군의 전투력이 결정된다. 따라서 현재 양성교육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면밀히 검토해 교육목표를 재설정하고, 임관종합평가제를 실시해 우수한 간부만 임관시킬 예정이다. 또 교육과목체계와 교육방법을 개선함으로써 핵심전투기술 체득화는 물론, 훈련지도능력과 전투지휘능력을 총체적으로 갖추도록 했다.

1.교육목표 재설정

 강한 군대란 유능한 간부들에 의해 지휘되는 군대다. 유능한 간부란 전투기술을 체득하고 있고, 그 전투기술을 교육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전투지휘능력을 갖춘 자를 말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간부 양성교육은 전투원으로서 기본적인 전투기술 습득에만 중점을 두고 이뤄졌다. 그 결과 부하들을 지휘ㆍ지도하는 능력이 부족해 부대 전투능력이 향상되지 않고, 부대는 점점 행정화돼 간 것이 사실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수료 후 야전부대에서 수행할 직책별 요구능력과 야전부대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양성교육의 목표를 ‘기본 전투기술 및 전투지휘능력(리더십), 교육훈련 지도능력을 구비한 장교(부사관) 육성’으로 재설정해 간부로서 수행해야 할 능력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2.임관 종합평가제 도입

 ‘임관 종합평가제’란 상설 전문 평가단을 구성해 임관 전에 종합평가를 실시, 자격기준을 통과한 간부만이 임관될 수 있도록 하고, 불합격자는 임관에서 배제하는 제도다. 임관 종합평가제를 도입하는 데에는 강하고 혹독하게 훈련받은 초급장교들이 부임한 부대가 전투력이 상승함은 물론 각종 사고가 획기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결과에 그 배경이 있다. 그리고 현재 우리 군의 간부 양성과정이 여러 유형으로 분화돼 있어 교육내용이 상이하고, 과정별로 수료 이후의 수준 차이가 심한 경우가 많아 임관 평가제를 통해 자격의 구비여부를 판단할 필요도 있다. 강화된 신병훈련을 통해 배출된 병사를 지도할 수 있는 자격기준을 갖춘 자만을 임관시킴으로써 야전부대의 전투력도 향상될 것이다.

 임관 종합평가단은 현역과 예비역을 혼합해 교육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편성한다. 사관학교는 각 학교별로, 학생중앙군사학교는 권역 단위별로, 부사관학교는 각 군별로 운용할 계획이다. 평가는 장교 양성과정별로 임관 전 또는 입영·군사훈련 시에 해당 평가단이 방문해 현장에서 모든 간부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개인ㆍ편제화기, 체력검정, 화생방, 분대전투, 제식훈련 등에서 개인 전투기술 숙달여부와 함께 훈련지도능력도 동시에 평가한다. 합격수준은 사격은 1등 사수, 체력검정은 1급, 기타 과목은 70∼90% 이상의 수준을 유지해야 임관할 수 있다. 합ㆍ불제를 적용한 절대평가를 하고, 부분 합격 및 불합격자는 재평가한 후 최종 불합격자는 과감히 도태시킨다. 이 제도는 2012년 1월 1일부터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3.교육과목체계 개선

 기존의 교과목은 교육기간에 비해 과다 편성돼 행동화 체득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또 교과목에 규정ㆍ방침ㆍ인성교육 등 비 군사훈련 분야가 많이 포함돼 전장실상과 다소 괴리된 교육이 진행됐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전투현장에서 실제 적용 가능한 핵심과제 위주로 과목을 단순화하고, 행동화 및 체득화할 수 있는 최적의 과제를 도출해 교육과정에 반영했다. 기본 전투기술 숙달 분야는 개인화기ㆍ각개전투 등의 과목을 임관 전까지 완전 숙달하고 훈련지도능력을 동시에 배양토록 편성했다. 또 훈련과목을 핵심과목과 관련과목으로 구분해 핵심과목은 훈련지도능력까지 숙달시키고, 관련과목은 반복 숙달해 체득할 수 있도록 했다.

4.교육방법 개선

 교육방법은 기존의 강의식 이론교육은 축소하고 실습시간을 대폭 증가 편성해 전투와 연계된 기본 핵심과목 및 과제는 완전히 체득할 때까지 집중 반복 숙달토록 했다. 측정식 합격제를 적용해 저조자는 지속적으로 반복 숙달시켜 개인화기는 눈을 가리고도 분해 및 결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하도록 교육할 예정이다. 또 편제화기 및 장비 운용능력 향상을 위해 교육시간을 증가 편성하고 포병ㆍ전차ㆍ장갑차 조종 및 사격은 야전 실습시간을 부여해 학교기관에서 완전 숙달한 후 야전부대로 배치한다. 시뮬레이터 등 과학화 장비를 활용한 훈련기법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Learning & Teaching형 교육방법이 도입된다. 지금까지의 교육은 ‘Learning’, 즉 일방적으로 교관으로부터 배우고 익히는 수동적인 교육이었다. 이번에 새로 도입하는 Learning & Teaching 기법은 피교육자가 기본교리를 습득한 후에 교관ㆍ팀원으로 상호 임무를 교대해 교관화 실습까지 병행함으로써 훈련지도능력을 향상시키는 제도다. 훈련 개시 전에 사전 교관화 숙달과제를 부여하고 피교육자는 해당 과제에 대해 개인 연구 및 예행연습 등 교관화 실습준비를 한다. 그 후 동료를 대상으로 교관의 입장에서 지도하고 교육하면서 교관능력을 기른다. 이렇게 팀원이 교관과 피교육생으로 교대해 교육함으로써 더 심도 있는 행동화 숙달이 가능하고 동시에 훈련지도능력도 배양하게 된다.

 또 주요 핵심과제에 대해서는 자격인증제를 도입한다. 자격인증제는 개인ㆍ편제화기, 체력단련, 전차ㆍ장갑차 조종ㆍ포술, 유격 등 필수 핵심과제에 대해 ‘특급전사 제도’와 유사하게 일정한 자격기준을 갖추면 자격증을 수여하는 제도다. 자격증 취득인원은 장기복무, 보직, 진급, 각종 선발 등 인사관리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렇게 교육생들의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우수한 능력을 갖춘 간부가 양성돼 임관할 것이다. 추후 자격증 수여과목은 각군 특성에 맞게 확대할 예정이다. 

   ■ 보수교육
                                                    ◆ 육군대학 교과편성 개선 부분

 보수교육은 전술부대의 핵심인 대위·소령 등 간부의 전술운용능력 향상에 초점을 두며, 통상 고군반부터 각군 대학까지의 교육을 포함한다. 이 교육을 통해 간부들은 실제 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여러 전술 상황에 대한 조치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 실제 전투는 공격과 방어의 일정한 작전형태로 진행되지 않는다. 전투가 진행되면 상호 전투력 차이와 기상, 지형, 지휘관 의지 등 외부 조건에 따라 작전형태가 지속적으로 변화된다. 그만큼 전투상황은 예상이 어렵고, 예상되더라도 다양한 변수에 의해 매 시각 변화하는 특징이 있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전투의 승리는 지휘관의 의지와 전술운용능력, 전투원의 전투수행능력에 달려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교육은 전술제대의 병과별(전장기능별) 업무와 전투수행 ‘절차’ 습득에 집중돼 전술운용능력 향상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는 실제 전장과의 괴리성 문제와 함께 전투 시 과연 ‘싸울 수 있는 부대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따라서 이제는 다양한 전술 상황에서 전투의 기본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지휘관과 참모를 육성하는 교육체계로의 변경이 시급하다.

1.교육목표 재설정

 전투는 항상 전투력이 우세한 부대가 승리한다. 이것이 전투의 기본원리다. 전투력은 유ㆍ무형 전투력으로 나뉘는데 무형 전투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전술제대 지휘관과 참모의 능력이다. 유능한 전술제대 지휘관과 참모는 유동적이며 예기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는 전투현장에서 ‘어떻게 적보다 우월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가’ ‘어떻게 부대를 효과적으로 운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이를 전투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보수교육은 이와 같이 전투의 기본원리를 이해하고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유능한 지휘관과 참모의 육성에 목적을 두고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보수교육은 전술운용능력 배양보다는 직책별 직무수행능력 구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따라서 보수교육 목표를 전술운용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해당 직책별로 수행해야 할 능력을 구비토록 재설정했다. 이에 따라 대위는 중대급 지휘관과 연대급 이하 제대 참모의 전술적 임무수행능력 구비에, 소령은 제병협동 및 연합ㆍ합동작전 수행능력 배양에 교육의 중점을 두고 이를 구체화했다.
 
2.담임교관제 도입

 전술제대 지휘관과 참모들이 전투의 기본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전술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가장 적절한 방법이 ‘담임교관제’다. 담임교관제는 옛날 중세시대에 전문적 지식을 가진 스승이 어린 도제에게 직업에 필요한 지식ㆍ기능을 ‘혼을 담아’ 가르쳤던 도제식 교육 방법을 적용한 것으로, 학생들이 자기가 보유한 실력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담임교관은 가장 우수한 자원이 선발돼 임명될 것이다.

 담임교관은 20∼30명 수준으로 편성된 학급에 1명의 정교관과 1명의 부교관으로 운용된다. 학생들의 교육이 끝날 때까지 교육 전 과정에 걸쳐 교육이해 정도, 실습 능력뿐만 아니라 교육태도ㆍ품성 등 교육 외적인 면까지 포함해 전 분야를 지도ㆍ평가한다. 교육 시 담임교관은 전술교육을 전담해 강의하고 실습시키며, 전술상황과 연계돼 있는 통신ㆍ공병ㆍ군수 등의 전문 내용은 전문교관의 도움을 받아 교육한다.

 교육은 ‘어떻게 싸워 이길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직접 알려 주기보다는, 전술의 기본원리를 교육생 스스로 터득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창의성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한다. 또 담임교관은 교육 전 과정에 걸쳐 교육생에 대해 교육평정을 실시한다. 교육생의 실습능력과 교육태도ㆍ자세ㆍ품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이 결과는 향후 우수자원 선발과 진급의 핵심적 영향요소로 반영된다. 담임교관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담임교관의 자질이며, 담임교관의 능력에 따라 교육생들의 능력이 결정된다. 따라서 담임교관들은 최상의 자원을 선발해 별도의 양성과정을 거쳐 합격한 자에 한해 보직하고, 임무 종료 후에는 반드시 상위계급으로 진출하도록 제도적 보장을 할 것이다.

3.교육과목체계 개선

 우리의 교육훈련체계는 양성교육·부대훈련·보수교육으로 대별되며 각각 다른 역할이 있다. 양성교육은 간부의 가장 기초적인 과목을 교육하고, 부대훈련은 실제 전장상황에서 행동할 전술훈련 위주로 실시하며, 보수교육은 부대훈련의 핵심을 이루는 간부의 전술적 운용능력을 길러준다. 따라서 보수교육과목체계는 부대훈련 시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전술ㆍ소부대 전투기술’ 중심의 교과체계로 변경돼야 한다.

 현재 보수교육은 전술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운용능력을 키우기보다는 전술학·참모학·화기학·부대지휘절차 등 개별과목에 대한 지식습득 교육에 치중하고 있다. 이런 개별교육은 전투상황과 연계되지 못해 실제 전장에서 적용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고, 시간 대비 교육과목 수가 많아 충분한 체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실제 전투양상과 동일하게 공격ㆍ방어 구분 없이 참모학ㆍ화기학 등 모든 과목을 전술학에 통합 교육하도록 과목체계를 개선할 예정이다.

또 교육시에는 다양한 전술상황을 상정해 케이스 스터디(Case-Study)식 교육을 진행하고, 상황위주 자율학습과 토의식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적인 전술관을 개발하고 전술운용능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 교관능력·전문성 제고
 양성 및 보수교육체계의 개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교관의 능력과 전문성이 향상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교관 선발기준을 강화해 우수자원이 선발되도록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교육성적·근무평정·야전경험·잠재역량·품성 등 상위 30% 이내의 우수자원이 선발될 수 있도록 교육사 및 학교에 제한된 지명추천권을 부여하고, 자격심사 소요기간 등을 고려해 학교별 보직수준을 교관 전ㆍ출입 시기에는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전입 교관은 제대로 된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표준화된 프로그램에 의해 단계별로 능력이 향상되도록 학교별로 전입교관 교육과정을 신설한다. 1단계는 전문강사 초빙교육, 우수교관 사례교육, 집단토의 등을 통해 기본 소양교육을 실시한다. 2·3단계는 자격심사를 통해 담당과목에 대한 집중 연구를 실시하고 교관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이 과정을 거쳐 수준 저조자는 교관자격을 미부여하는 등 교관요원의 적합성을 검증하고 단계별로 교관능력 향상을 유도할 예정이다.

 기존 교관에 대해서도 재교육 시스템을 구축, 교관능력을 집중적으로 향상한다. 주기적인 전문가 초빙교육, 세미나, 연구논문 발표 등을 통해 관련지식을 습득ㆍ공유하고, 교리ㆍ전투발전 연구를 의무화해 전문적인 역량을 집중 배양한다. 또 중앙공무원교육원·강사협의회 등 국내외 전문 교육기관 연수를 통해 창의적 교수기법 도입과 학습지도 및 연구시스템 벤치마킹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예비역 위주의 전문교관을 확대 적용하고 교관 직능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예비역 교관 활용 가능 분야를 선별해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우수한 교관자격 요건을 보유한 인원은 교관직능을 부여해 이 인원들을 전문직 교관으로 편성, 장기 보직시켜 전문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1. 국방교육훈련 체계 이렇게 바뀐다!

    국방부의 화두는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형 군대 육성’이다. 전투형 군대란 실제 전장에서 사용할 전술방식대로 훈련에 진력하는 부대를 뜻한다. ‘아덴만 여명작전’을 수행한 청해부대가 그 좋은 예다. 이 같은...
    Date2011.03.12 Views495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Next
/ 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