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44.jpg

해군특수전여단 대원들이 지난 16일 진해 근해에서 열린 가상의 적 은거지 침투훈련에서 핵심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은밀히 기동하고 있다. 진해=이헌구 기자

 

▶순국 1주기 맞아 결연한 각오 다져

지난 16일 오후 경남 진해 군항. 청해부대 7진 검문검색대원들을 태운 UH-60 기동헬기가 모습을 드러내고, 2척의 고속단정(RIB)도 군수지원함 화천함에 접근을 시도했다.

 인질을 방패로 삼고 있는 해적을 제압하는 데 주어진 시간은 불과 5분. 파도와 칠흑 같은 어둠이 긴장감을 더해 가는 순간 패스트로프로 헬기에서 이탈, 갑판에 내린 대원들이 해상에서 습격사다리를 이용해 함에 오른 2개의 작전팀과 합류한 뒤 전술대응 기동을 시작했다.

 링스(Lynx) 헬기에 탑승한 저격수는 공격팀의 눈이 돼 해적선의 동태를 파악, 공격팀의 침투를 유도했다. 저격수가 해적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사이 공격팀은 섬광탄을 투척하고 눈 깜짝할 사이 선교를 장악했다. 공격팀의 선박장악 능력은 마치 아덴만 여명작전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깔끔했다.

 같은 날, 부산 남형제도 근해에서는 청해부대 7진 검문검색대 저격팀원들이 링스헬기 대테러 사격훈련을 했다. 이 훈련은 상공 200여 피트(약 61m)에서 300~400m 거리의 해적 의심선박으로 가정한 타격대상 또는 이동 표적 부이(가로 2m, 높이 1m)를 제압하는 훈련이다.

 지난 1월 21일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심하게 요동치는 헬기에서 삼호주얼리호 선교에 있는 해적을 조준 사살한 쾌거는 전 세계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격팀원들은 이러한 백발백중의 베테랑 저격수가 되기까지 연간 3000발, 월 10회 이상의 저격훈련을 소화해야 한다. 또 저격수의 기본 요건인 500m 거리 2㎝ 안의 타격 목표를 정확히 명중시킬 수 있는 기량을 갖추기 위해 오차를 가져올 수 있는 바람·파도·기온 등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원샷 원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앞뒤로 흔들리는 그네 장치에 타고 표적을 맞히는 실전적 훈련으로 감각을 유지한다.

 다음달 초 소말리아 해역으로 파병되는 청해부대 7진 검문검색대원들은 고(故) 한주호 준위 순국 1주기를 맞아 결연한 각오를 불태웠다. 이들 중 과반수가 넘는 인원이 해군특수전여단(UDT/SEAL)의 ‘전설’ 고 한 준위의 제자이기 때문이다.

 이들뿐만 아니다. 청해부대 1진부터 7진까지의 검문검색대원 210여 명 중 120여 명이 고인으로부터 특수전 교육을 받았다. 아덴만 여명작전을 수행한 청해부대 6진 검문검색대에는 19명의 제자가 포함돼 있다.
“이 한 발에 전우의 생명이 달려 있다는 각오로 방아쇠를 당긴다”는 청해부대 7진 박진국(중사) 저격팀장도 고 한 준위에게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

 올해로 UDT/SEAL 10년차가 된 박 중사는 아덴만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영광을 누구보다 고대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직전 스승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있다.

 박 중사는 “스승님은 10년 전 이맘 때 특전요원은 특전다워야 한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불가능을 모르는 UDT/SEAL 정신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하셨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박 중사는 “군인의 본분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대한민국의 안보를 책임지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스승님의 신념은 후배들에게 이어져 소말리아 아덴만의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으로 남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스승을 그리워하는 ‘전설’의 제자들

 해군특수전여단 김근한(소령) 교육훈련대대장은 “나 역시 고인의 제자였다. 교육생과 교관으로 만났던 그22754.jpg때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고 한주호 준위를 그리워했다.

 청해부대 1진(문무대왕함)으로 고 한 준위와 소말리아 해역을 누빈 김 소령은 고인과의 추억을 생생히 기억했다. 문무대왕함의 선저 검사는 언제나 고인의 몫이었다. 모두가 만류했지만 작전을 수행한 뒤 프로펠러 아래로 들어가 이상 유무를 검사하고 이물질을 제거하는 고된 작업을 “이런 건 노땅의 몫이야”라며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았다.

 고속단정(RIB)에 장착한 40㎜ 고속유탄발사기 시험사격 때도 고인은 최고령에도 불구하고 맨 앞에서 최초로 수행했다.
“고인은 무엇이든 솔선수범하고, 자신이 직접 먼저 해야 하는 그런 분이셨다”며 “아덴만 여명작전의 쾌거를 함께 봤다면 누구보다 기뻐했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교육훈련대대 박현웅(대위) 기초훈련중대장도 고 한 준위와 청해부대 1진으로 6개월을 동고동락한 사이.
박 대위는 “고인은 청해부대 1진 파병기간 동안 장교들만 생활하는 사관실을 떠나 대원들과 함께 3단 침대 좁은 격실에서 6개월 동안 생활하셨다”며 “대원들 사이에서는 ‘늙은 형아’라는 별명을 얻었고, 수병 총원에게는 일일이 별명을 붙여주는 등 때로는 형 같은 때로는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박 대위는 “아직도 어디선가 박 대위님 오셨어요?라고 따뜻하게 맞아 줄 것 같다”며 “늘 솔선수범하며 진정한 군인정신을 마지막 순간까지 보여준 고인은 UDT/SEAL의 영원한 교관이자 전설”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소말리아 파병을 앞둔 청해부대 7진 검문검색대 이재익 대위도 고 한 준위가 남긴 교훈을 각인하고 막바지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이 대위는 “고인에게 직접 교육을 받지는 못했지만 청해부대 3진 파병교육 때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 주셨다”며 “출항 때 끝까지 배웅해 주시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전했다.
이 대위는 “한 준위가 남긴 UDT/SEAL의 전설은 청해부대 아덴만의 신화로 계속될 것”이라며 “언제, 어떠한 임무가 주어져도 작전의 선봉에 서서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국방일보 윤병노기자>
TAG •
  • UDT지원 2020.12.28 02:58
    사진에 이근대위님 계시네... 청해부대 1진 파병을 같이 다녀왔다고 알고있는데...

  1. No Image

    해군 최정예 UDT/SEAL 대원 59명 탄생, 제68기 2차 특수전 장교·초급반 수료

    해군특수전전단은 30일 부대 한주호관에서 제68기 2차 특수전 장교·초급반 수료식을 거행했다. ‘최정예 특전요원 양성’을 목표로 하는 특수전 장교·초급반은 선견부대 특수작전·전천후 특수작전·폭발물처리작전·해상 ...
    Date2023.01.01 Views4438
    Read More
  2. 특전사 이어 UDT도 파병 가나?

    해군 최정예 부대인 해군 특수전여단(UDT/SEAL) 특수요원들이 아랍에미리트(UAE)에 파병된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군 소식통은 26일 "오는 7월 중순 아랍에미리트(UAE)에 파견된 아크부대 2진 교대 때 해군 UDT/SEAL ...
    Date2011.06.27 Views4059
    Read More
  3. 한주호 준위의 제자들 - “스승님의 가르침 잊지 않겠습니다”

    해군특수전여단 대원들이 지난 16일 진해 근해에서 열린 가상의 적 은거지 침투훈련에서 핵심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은밀히 기동하고 있다. 진해=이헌구 기자 ▶순국 1주기 맞아 결연한 각오 다져 지난 16일 오후 경...
    Date2011.03.31 Views5508
    Read More
  4. 살신성인 계승 `UDT 전설'은 계속된다

    고 한주호 준위 유가족들과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이 30일 경남 창원 진해루 공원에서 열린 고 한 준위 동상 제막식에서 석벽에 새겨진 고인의 사진을 보며 넋을 기리고 있다. 고 한주호 준위의 미망인 김말순 여사가 ...
    Date2011.03.31 Views4566
    Read More
  5. 해군 특수전부대 그 이름만 들어도 해적들 `벌벌'

    지난해 3월 26일 서해안에서 천안함이 폭침됐다. UDT 심현표(57·21기) 동지회장은 전국 각 지회에 긴급 소집명령을 내렸다. 29일 새벽까지 인천 연안부두로 집결하라고 했다. 부산·거제·포항·원주 전국 각지에서 80여...
    Date2011.02.04 Views4268
    Read More
  6. 불가능을 가능으로… 우리는 UDT/SEAL이다

    해군특수전여단, 3주간 동계 혹한기훈련 돌입 3주간의 혹한기 전술훈련에 돌입한 해군특수전여단 장병들이 차디찬 바닷속에 몸을 던진 뒤 가상 적지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은밀히 기동하고 있다. 말 그대로 ‘명불허...
    Date2011.01.25 Views6648
    Read More
  7. 아덴만의 여명작전 참가장병수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던 삼호주얼리호와 선원 전원을 구출하는 ‘아덴 만 여명작전’을 성공시킨 지 나흘이 지났지만 완전작전의 감격은 더욱 고조 되고 있다. 작전 당시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는 참가...
    Date2011.01.25 Views6525
    Read More
  8. 아덴만 작전의 영웅들

    해외 최초의 인질구출작전을 ‘완전 작전’으로 수행한 청해부대 6진 검문검색대 장병들이 지난 22일 최영함 함미 갑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해군특수전여단(UDT/SEAL) 대원들로 구성된 검문검색대는 이번 ‘아덴 만...
    Date2011.01.25 Views5908
    Read More
  9. 완전 작전<아덴만 여명작전>으로 한국군 위용 보여줘

    특수전 요원, 소말리아 해적 8명 사살·5명 생포 이명박 대통령, 구출작전 승인·진행상황 지켜봐‘ `아덴 만 여명작전'에 투입된 청해부대 특수전요원들이 지난 21일 오전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구...
    Date2011.01.24 Views4957
    Read More
  10. '구출작전 주역' 해군 특수전여단(UDT/SEAL)

    '구출작전 주역' 해군 특수전여단(UDT/SEAL) 특수타격·對테러작전 등 육·해·공 구분없이 수행 "링스헬기서 해적 저격 美특수부대도 못하는 일" 21일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을 제압하고 선원들을 구출해...
    Date2011.01.22 Views12641
    Read More
  11. 지옥을 경험하고 최강유디티대원이 되다!

    대한민국 해군의 최강 정예부대 UDT/SEAL의 대원은 어떻게 탄생하게 될까요? 전시에는 해상과 수중 그리고 공중으로 적 후방에 침투하여 특수임무를 수행하며, 평시에는 구조⋅구난, 수중 폭발물 제거, 해상 대테러, ...
    Date2010.07.25 Views9130
    Read More
  12. No Image

    UDT (1970년) 배달의기수

    Date2010.06.19 Views431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Next
/ 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