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 주관 31일 북한강에서 도하시범 성공 / 2011.04.01 K
31일 경기 남양주시 육군도하훈련장에서 수상운행 시범 중 K21 보병전투장갑차가 북한강 자력 운행에 성공, 성능 보완이 |
노대래(왼쪽) 방위사업청장이 K21 보병전투장갑차에 직접 탑승, 수상운행 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다. |
국산 K21 보병전투장갑차가 ‘부활의 강’을 건넜다. 31일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경기도 남양주에서 열린 수상운행 시범행사에서 K21 장갑차는 북한강을 거뜬히 자력 도하하는 데 성공, 성능 보완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지난해 7월 도하 성능 문제가 불거진 이후 8개월여 만에 공개행사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K21 장갑차는 첫 인상부터 안정감을 줬다. 수상운행 중 물 밖으로 나오는 부분에 해당하는 건현(乾舷:freeboard) 이 과거 모델보다 훨씬 높아지게 개선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
이날 행사 시작과 함께 12대의 K21 장갑차는 “크르륵”하는 장갑차 특유의 엔진음을 경쾌하게 울리며 차례로 북한강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K21 장갑차가 입수를 시작할 때만 해도 긴장으로 살짝 굳어 있던 방위사업청과 군 관계관들의 얼굴은 장갑차가 안정적으로 물살을 헤쳐나가자 점차 안도의 표정으로 바뀌었다.
이날 시범에 참가한 K21 장갑차들은 북한강 위에서 좌우종횡으로 움직이며 종대ㆍ횡대ㆍ설대 등 대형을 자유자재로 바꾸면서 안정적인 수상 운행 성능을 과시했다. 강도를 개선했다는 장갑차 앞부분의 파도막이는 밀리지 않고 모양을 유지하면서 물살을 헤쳐나가 훨씬 든든해진 모습이었다.
시범에 참가한 K21 장갑차 12대 중 6대는 병력이 탑승하지 않은 공차 모드, 6대는 전투원이 탑승하는 전투모드로 도하 시범을 했다. 전투원의 탑승 여부에 상관 없이 무게 중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성능이 개선되었음을 보여 준 것이다.
방사청 관계관은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품질원, 육군과 함께 그동안 수십여 회 시험을 통해 K21 장갑차의 성능 개선 요소를 식별해 문제 사항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관은 “추가적으로 부력판을 설치해 물밖에 나오는 부분(건현)을 높아지도록 했고, 파도막이도 밀리거나 휘지 않도록 강도를 보강했다”며 그동안의 주요 성능 개선 내용을 소개했다.
엔진실 배수 펌프를 추가 설치해 배수 능력을 높이고, 작동 중 엔진룸 압력 저하로 물이 역류되지 않도록 체크 밸브를 설치한 것도 개선 사항 중 하나다. 엔진 브레이크 현상으로 장갑차 앞부분이 물속으로 기우는 현상도 건현을 높이고 엔진실 물막이를 설치하면서 대처 방법을 마련했다는 것이 방사청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엔진실 정비문과 조종수 해치의 수밀대책도 강화했다. 유사시 위험 상황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위험 경고장치 장착 및 실제 수상속도를 표시하는 등 수상안전 운행 대책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군도 침수 사고 예방을 위해 교범을 보완했으며, 수상운행 관련 동영상 자료를 제작해 교육 훈련 간 활용할 예정이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추가 사고에 대비해 조종수 안전대책을 강화하기 위해 조종수 해치물막이와 물안경, 산소호흡기를 보급하기로 했다.
이날 K21 장갑차가 성공적으로 북한강을 도하함에 따라 지난해 11월 국방부 조사결과 발표에서 드러난 K21 장갑차 침수사고 요인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한층 더 높아지게 됐다. 방사청 관계관은 “이번 시범을 통해 K21 장갑차의 성능 보완 결과를 검증해 4월 말께 전력화 재개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노대래 방위사업청장, 원유철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도 참석해 K21 장갑차 수상운행 성능 보완에 대한 군 안팎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노대래 방사청장은 “앞으로도 품질이 확실한 장비를 투명성 있게 획득·공급하기 위해 관련 시스템을 보완하고 전문성을 높여나가는 데 가일층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방일보 김병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