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15분 전 서울함 홋줄 요원들이 출항을 위해 함정과 부두를 연결해 놓은 홋줄을 걷어올리고 있다. |
우리 해군 최초로 1990년 림팩 훈련에 참가한 서울함(오른쪽)과 마산함이 하와이 미 해군기지에 정박한 모습. 이 훈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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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 15분 전! 홋줄 배치 붙어!”
19일 오후 2시 전남 목포 해군3함대 군항부두. 함대 주력 전투함인 서울함(FF-952)의 출항 15분 전을 알리는 함내 방송이 나오자 고요하던 부두가 분주해졌다.
서울함 홋줄 요원들이 일제히 함수 갑판으로 쏟아져 나와 갑판사관의 통제에 따라 부두와 함정을 연결했던 홋줄을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홋줄 요원의 준비가 완료되자 함교의 명령을 전화수가 전하며 “홋줄 잡아 당겨!”라고 외쳤고, 홋줄을 잡고 있던 홋줄 요원들은 일제히 힘을 모아 홋줄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순간 그 뒤쪽으로 보이던 함교 위 마스트에 각양각색의 깃발을 조합해 호출 부호를 나타내는 기류가 게양됐고 함정은 출항 준비를 모두 마쳤다.
이어 함정을 군항부두에서 떼어 낼 YTL이 서울함의 후미에 계류했고, 서울함은 힘찬 출항 기적을 울리며 작전해역을 향해 미끄러지듯 군항을 빠져나갔다.
▶ 세계 최고의 전투함
1990년 3월 24일, 서울함은 대한민국 해군 최초로 림팩(RIMPAC·환태평양)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진해에서 힘찬 출항의 기적을 울렸다.
미국·캐나다·호주·일본 등 태평양 주변 국가들이 하와이 군도를 중심으로 격년 1회씩 실시하는 림팩 훈련은 각국을 대표하는 군 전력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전투기량을 타국에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당시 서울함의 장병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 아래, 강도 높은 훈련도 마다하지 않고 전비태세 완비에 열을 올렸다.
림팩 훈련의 단계별 훈련과 계획된 일정이 진행될수록 서울함 장병들의 훈련 성과는 주위를 놀라게 했다. 림팩 훈련에 첫 참가국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서울함의 놀라운 전투 능력은 대한민국 해군의 강력함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특히 서울함은 함포 사격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대함·대지사격에서 훌륭한 성적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대공사격 훈련에서는 마하 2.0(2448km/h)의 속도로 접근하는 소형 미사일을 단 한 발에 명중시켜 해상에 격추하는 탁월한 포술 능력을 보여줬다. 이에 능력을 인정받아 그해 참가한 모든 전투함 중 종합사격 최우수함에 주어지는 ‘TOP GUN’에 서울함이 선정됐다. 한국 해군의 전투력 및 전비태세를 전 세계에 알려 국위선양에 이바지한 것.
이런 성과로 서울함은 같은 해 대통령 부대표창과 ‘세계 최고의 전투함’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 강도 높은 훈련으로 어떤 임무도 OK!
림팩 훈련 ‘TOP GUN’에 빛나는 서울함은 그 역사와 전통을 지금도 면면히 이어가고 있다. 이를 위해 부대는 ‘싸우면 이기는 서울함’이라는 표어 아래 요일별·국면별 훈련을 지정해 매일 반복적으로 교육과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대침투전(월요일), 북상선대응훈련(화요일), 반잠수정 자폭공격 대응(수요일), 대잠전(목요일), 위장어선 자폭공격 대응(금요일) 등 강도 높은 훈련을 번갈아 실시하며 승조원들의 즉각적인 대응태세 확립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북한상선 20여 척의 감시 및 작전 인가구역(AO) 침범 퇴거작전을 완벽히 수행할 수 있었다.
특히 서울함은 부대의 자랑거리인 일발필중의 사격 능력을 배양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항해 중 자체 포술 팀워크 훈련을 반드시 1회 이상 실시함으로써 사격 지시가 떨어지면 반사적으로 자신의 위치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최용석(중령) 함장의 적극적인 지휘 아래 자체 사격훈련을 수시로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언제나 최고도의 사격 태세를 갖춘 서울함의 장병들은 언제 어디서든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이와 관련, 유현욱 일병은 “세계 최고의 전투함이라는 자부심으로 모든 훈련, 특히 사격훈련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전투 임무 위주의 교육훈련을 통해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책임 해역을 완벽히 사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함은 멘토·멘티 파트너 교육을 활성화하고 간부 및 장교들의 자질 향상을 도모하는 각종 교육훈련을 통해 다양한 분양에서 뛰어난 성과를 올리고 있다. 군사작전의 생명인 보안업무의 경우, 매번 출동할 때마다 4~7회 정도의 암호 조립·해독훈련을 실시해 승조원들의 보안 의식을 고취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지난해 해군작전사 암호경연대회에서 최우수자를 배출했다. 이 외에도 함정근무의 기초가 되는 능력평가에서 함대 최우수자를 배출하는 등 서울함 장병들은 어떤 어려운 임무도 완벽히 수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 서울함은
1984년 12월 18일에 취역해 2년 뒤인 86년 2월 해군2함대에 예속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듬해인 87년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의 순항훈련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94년과 98년에도 해사 생도들과 함께 전 세계의 바다를 누볐다. 90년에는 우리 해군 최초로 림팩 훈련에 참가해 ‘TOP GUN’에 선정됐다. 이후 지난해 12월 31일까지 2함대에서 서해 NLL 사수 임무를 수행하다 올해 1월 1일 3함대로 예속·변경돼 현재는 남방해역을 수호하고 있다.
함장 최용석 중령-`충무공의 후예' 주력 전투함 되도록 최선
“충무공의 후예로 적 침투 차단, 해상교통로 수호, 국가 산업단지 보호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특히 제주도부터 동·서·남해안에 이르는 해군작전 해역의 47%를 담당하고 있는 해군3함대의 주력 전투함으로서 싸우면 이기는 서울함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최용석(중령·사진) 서울함장은 “싸우면 이기는 서울함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 장병이 ‘싸워 이기는 필승의 신념’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일과정렬, 당직교대, 자체훈련 등에 앞서 항상 전투구호를 제창하는 것은 물론 충무공 호국정신 함양교육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함장은 “이와 함께 지휘관이 직접 정신교육을 주관하고 정훈교육 시간을 정규 일과표에 반영하는 것은 물론 다른 과업으로 전용하는 것을 금지시켰다”며 “이와 함께 안보현장 견학 등을 통해 장병들의 철저한 대적관도 확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 함장은 “가장 강한 전투 부대로 거듭나기 위해 체력단련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며 “매일 오후 3시부터 전 장병이 3㎞ 구보를 실시, 팀워크와 체력을 기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모든 장병이 체력검정에서 단번에 통과하도록 종목과 체력 수준에 따라 그룹을 나눠 특별훈련을 시키는 등 체력단련을 시스템화했다는 게 최 함장의 설명.
이어 최 함장은 “이를 통해 명실상부 최고의 전투부대로 다시 한번 거듭나고 있다”고 덧붙였다.<국방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