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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포병학교 초군장교들이 야전에 부임 즉시 효과적인 임무수행을 위해 육군7포병여단을 찾아 K-9자주포를 직접 조작하며 숙달하고 있다. 박흥배 기자

 

지난 19일, 육군7포병여단의 K-9자주포 안에서는 동작을 지시하는 명령과 이를 수행하는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왼쪽 어깨에는 군단 마크가 아니라 육군포병학교의 것이 붙어 있다. 지난 3월 초 임관, 포병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신임 장교들이다.  

 “포신 잠금 풀어!” 포반장 역할을 맡은 전기철 소위가 외치자 부사수 역할을 맡은 정필조 소위가 버튼을 눌러 유압 장치 스위치를 켠다. 이어 “포 풀어!” 등의 지시에 사수는 포를 상승시켰다. 방열 지시가 떨어지자 이번에는 포수 역할을 맡은 김양욱 소위가 이송기에서 장전기로 탄을 전달시켜 장전하는 과정을 행동으로 보였다. 장약까지 장전하는 절차가 마무리되자 사수가 “사격준비 끝”을 외쳤다.

 사격지휘소의 명령을 받아 자주포를 기동시키고 사격 임무수행 절차에 따라 비사격으로 사격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만족할 만한 수준.

 그러나 자주포에 함께 탑승한 육군포병학교 교관 윤재욱 소령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무엇인가 불만족스러운 눈치. “실제 탄이 있는 것처럼 힘차게 당겨 탄이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즉석에서 나온 지적이다. “이송기에서 장전기로 탄을 전달시킬 때 실탄 없이 훈련한다고 대충하면 안 된다”고 따끔하게 충고한다.

 육군포병학교가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7박 8일간 육군7포병여단을 비롯한 야전 포병부대 곳곳에서 실시한 초군장교 야전실습 현장은 이렇듯 견학이나 단순 실습의 차원이 아니었다. 장비를 야전에서 실전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날카로운 ‘지도’와 진지한 ‘배움’이 배어 있었다.

 포병학교는 지난 3월 학교의 교육목표를 ‘화력운용 전투전문가 육성’으로 설정하고, 교육체계를 전투 중심의 강한 군대를 만드는 데 부합하도록 획기적으로 개선, 시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야전부대에 부임과 동시에 즉각 임무수행이 가능토록 하는 ‘행동화 지휘능력 숙달’을 강조, 이 같은 초군장교들의 야전적이고 실전적인 실습을 갖도록 했다.

 야전실습이란 초군장교들이 부임하게 될 부대를 미리 찾아가 일정기간 직책별 임무를 미리 경험해 보는 것으로 새삼스러운 교육 코스는 아니다. 다만 중점과 방법이 달랐다. 과거의 야전실습은 전임자와의 단순 업무 인수인계나 부대관리 방법 습득 등 행정 위주로 진행된 경우가 많았던 것이 사실. 이러한 형태의 야전실습은 화력운용을 주 임무로 하는 포병 초군장교들이 야전에 부임해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그 교육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포병학교는 올해 ‘야전실습’이 소속부대에 부임한 후 본인이 다루게 될 장비를 직접 조작하고 운용하는 데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대폭 개선했다. 통상 부임 예정 부대에서 일괄적으로 이뤄지던 야전실습 교육은 직책별로 부대를 달리해 실시됐다.

 사격제원을 산출하는 사격지휘장교와 진지 및 표적의 정확한 위치를 산출하는 측지장교는 포병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해당 교관에 의한 장비숙달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하지만 전포대장·사격소대장·관측장교의 경우는 야전부대에서 실시했다. 155㎜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시스템(MLRS:Multiple Launch Rocket System)은 7포병여단에서, 155㎜ K-55자주포는 6포병여단에서. 155㎜ KH-179 견인포는 2포병여단, 105㎜ 견인포는 61사단에서 각각 실습을 진행했다. 이 중 대구경 MLRS와 현무 등에 대해서는 부임 예정부대에서 총 3주간 전문화된 실습을 계속하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실습 내용을 볼 때, 관측장교는 주 임무가 적 관측 및 화력 요청임을 고려해 부임 예정부대의 작계상 거점에서 관측기재와 장비를 활용한 실습을 가졌다. 특히 편제장비에 대한 운용능력을 숙달하는 데 중점을 둔 전포의 경우 실제로 포탄사격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화포 유형별로 전문교관의 지도 아래 장비를 직접 운용하는 실습을 진행해 효과를 배가시켰다.

 7포병여단 손명기(대위) 포대장은 “포병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이렇듯 야전에서 직접 경험해 보고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제 학교로 돌아가 환류형 교육을 통해 부족한 점을 채우는 등 노력을 기울인다면 짧은 시간 내에 화력운용 전투전문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가령 기자 gareong@dema.kr

 

※ 편집=손병식 기자  “야전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학교에서 모두 가르쳐 내보내겠습니다.”

 지난 19일 육군포병학교 고현수(사단장 부임 예정·사진) 전 교수부장이 포병학교 초군 장교들이 실습하는 교육현장 곳곳을 둘러보며 건넨 일성(一聲)이다. 그는 대화 중에도 실습 장교와 자주포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는 “초군 장교들이 학교교육을 마친 뒤 야전부대에 부임했을 때 대체로 장비를 직접 운용하는 능력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야전실습이 행정 위주로 시행된 경우가 많았고, 또 이를 보충하는 교육도 부족했던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고 부장은 “야전이란 필요하면 언제든지 누구든지 장갑차를 몰고, 포를 쏘아야 하는 곳”이라며 “이런 야전부대 한가운데에서 본인이 다루게 될 장비를 직접 만져보고 운용해 봐야 그것이 왜 중요하고, 자신이 무엇을 더 갖춰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포병부대에서 필요한 자격, 조종자격까지 모두 따도록 해 야전으로 내보내겠다”며 야전에서 환영받는 인재 양성의 의지를 밝혔다. <국방일보 김가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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