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과 창의성을 더해 강한 군대, 강한 전사를 완성하겠다.’ 각급 부대가 즉각 적을 응징할 수 있는 강한 전투형 야전부대로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육군22사단이 강한 훈련에 장병들의 자율과 창의성을 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비햅(VIHAP: Vision Habit Project)이 바로 그것. 자율과 창의성을 발휘하며 현장에서 승리하는 전사 양성과 함께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자각과 행동으로 실천하는 청년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프로젝트다.
육군22사단 장병들은 목표의식을 분명히 하고 훈련에 임해 가시적인 전투력 향상 성과를 얻고 있다. 전차대대가 전술훈련 |
육군22사단 전차대대 장병들이 내무실에 부착된 VIHAP `목표관리 성과관리표'에 성과에 따른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
# 사례1=전차대대 이재필 상병은 만화가가 꿈이다. 지난해 12월 VIHAP 교육 이후 각종 포스터 제작과 환경미화작업에 적극 참여하는 등 꿈을 이루기 위한 자기계발에 열중하고 있다. 일주일에 2개 이상의 그림을 작품노트에 그리고 있는 점이 특징. 영어 공부도 매일 1시간씩 하고 있다. 연등시간이 일일 평균 1시간을 상회한다. 양창민 하사는 하루 1시간 체력단련은 물론 3월 이후 월 5권 이상 독서하고, 주특기 및 영어 공부를 위한 자기 학습에 월 연등시간이 50시간이 넘고 있다.
# 사례2= 북진연대 4중대 임이삭 일병은 입대전 90kg이던 몸무게를 75kg으로 줄였다.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자신. 역시 지난해 12월 이후 목표를 체력단련으로 정한 후 이룬 결과다. 시간이 날 때 주로 하는 일은 차량 정비. 그는 장차 정비기능사 1급을 따겠다고 한다.
# 사례3=올해 사단으로 입대한 신병들이 사격 합격률과 명중률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올해 첫 기에 해당하는 11-1기는 1신병교육대대에서 합격률이 95%, 명중률이 74.9%였으나 VIHAP 교육이 이뤄진 2신병교육대대에서는 합격률이 100%를 기록했고, 명중률은 5.5%포인트 올랐다. 2기와 3기의 경우 명중률이 1신교대 때보다 각각 7.4%포인트, 5%포인트 더 높아졌다. 합격률은 물론 100%. 신병 스스로 3주간의 전투전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훈련에 임한 결과다.
# 사례4=방공중대는 지난 4월 전반기 사격에서 25대1이라는 높은 명중률을 보였다. 합격기준은 100대1. 지난해 후반기에도 28대1을 기록해 군단 최우수 방공부대로 선정된 바 있다. 중대장 정성순 소령은 “평소 팀단위 훈련과 전우애 고양이 일궈낸 성과로서 VIHAP 교육 후 장병들 스스로 자기 계발에 대한, 부대의 전투역량 목표의식을 분명히 하고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VIHAP은 간단히 설명하자면, 스티븐 코비 박사가 저술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부대와 장병들에게 적용해 체득화하는 프로젝트다. “인식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는 것이 요체. 자기자신이 곧 리더라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 7가지 습관은 이를 구현하는 것으로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 ▲소중한 것부터 먼저하라 ▲승-승을 생각하라 ▲ 먼저 이해하고 다음에 이해시켜라 ▲끊임없이 쇄신하라 등의 원칙이 그것이다.
사단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강한 훈련과 더불어 자율·창의성을 가진 숙달된 프로 전투전사만이 10년 군생활로 임무에 숙달됐으나 조직이 경직된 적을 이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장병들의 인식을 스스로 전환토록 해 군생활간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자각하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장병 공감대 형성을 위한 지휘관 교육을 시작으로 교관 양성ㆍ확산 교육ㆍ지속교육 그리고 성과측정 등 4단계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프로젝트는 보통 각급 지휘관의 지휘관심과 교관 양성이 중요하다. 지난해 11월 2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교관양성 교육에는 61명의 장교·부사관이 참여해 91%(만족·매우만족)라는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교육참여도 역시 ‘매우 높음’ 33%, ‘높음’ 41%, ‘보통’ 16%로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소극적으로 참여했다는 10%의 인원들도 “지금까지 생활했던 패턴과 달라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응답했지만 교육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단은 지휘관과 주임원사부터 간부로서의 철학적 신념을 바탕으로 모범적으로 실천을 보이도록 했고, 대다수 지휘관과 주임원사들이 앞장섰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십시오, 좋은 하루 되십시오’ 등 때에 맞는 말 한마디 운동이 곁들어지고 전 부대원이 참여하는 DJ식 진중방송을 활성화하고 동아리 활동ㆍ칭찬릴레이를 활성화하는 등 병영문화로서 VIHAP이 자리 잡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이에 따라 예하 부대별 확산은 뜨거웠고 빨랐다. 모두가 “저런 거 왜 해?”라는 부정적 생각보다 “해 보자, 해 보겠다”는 의지가 높았다.
각 부대는 VIHAP을 최초 적용할 때부터 생활관 등에 개인의 사격점수ㆍ체력ㆍ독서량ㆍ자격증 등 지휘관부터 이등병까지 장병 개개인의 성과측정표를 부착해 스스로 체크하면서 변화량ㆍ발전정도를 살폈다. 부대별로,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올해 입대하는 장병들에게 1부씩 배부되는 ‘소중한 나의 병영일기’(사진·줄임말로 소나기)의 활용이다.이는 종전의 ‘수양록’ 개념의 노트와는 다른 플래너 개념의 노트. 훈련병 때부터 자대배치 후 이병, 일병, 상병, 병장, 전역 후까지 단계별로 전투전사가 되기 위한 목표와 개인발전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사단은 이 소나기를 추가 확보해 기존 장병들에게 모두 보급했다. 그리고 작성법을 세부적으로 설명하고 실습하는 시간까지 부여해 1신교대부터 충실히 이용토록 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장병들은 소나기 내용을 공유하며 서로 격려하고 힘이 돼 주기도 한다.
VIHAP을 가장 잘 효율적으로 적용, 모범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전차대대장 최장식 중령은 “VIHAP의 결과로 소총 사격처럼 전차 사격의 성적이 얼마만큼 높아졌고, 전술적 능력이 얼마만큼 향상됐는지는 수치적으로 보여 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분명한 것은 장병 개개인의 자기계발의 의지가 높고 이것이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과 6개월 안팎이지만 병 공통과목 등에서의 기량이 확연히 좋아졌고, 전차전술훈련에서도 임무수행 절차에 따른 행동이 전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기민해졌다”며 “언제든 국방일보의 심층 취재에 응할 용의가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방일보 신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