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夏夏! 무덥다고 전투력 저하 있을소냐 … / 2011.08.03

 
예기치 못했던 중부지방의 집중호우가 물러나면서 잠시 주춤했던 찜통 무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교육훈련과 경계 등으로 안보일선을 든든히 지켜야 하는 장병들에게 무더위는 또 다른 적. 다양한 아이디어로 한여름의 무더위를 쫓아내며 전투력을 보존하고 있는 병영의 여름나기 현장으로 들어가 본다.

3기갑여단 수구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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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3기갑여단 비호대대 장병들이 지난달 26일 전투수영장에서 수구경기를 하며 불볕더위를 날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육군3기갑여단 비호포병대대 영내 수영장에는 각각 12명의 적색·파랑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점프볼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수영장은 여단이 강원도 홍천 매화산 자락에서 내려온 계곡물을 이용해 만든 것. 1.5m 수심에 가로·세로가 23m 정도의 동그스름한 사각 모양을 하고 있으며 주변은 수풀이 우거진 야전 그 자체다.

 심판이 공을 높게 던지자 양팀에서 가장 키가 큰 대표선수들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한껏 점프한다. 공을 향해 뻗은 대표선수들의 두 팔은 한 뼘 남짓한 차이로 파랑색 팀 선수의 손끝을 타고 상대방 진영에 있는 같은 팀 공격수에게 이어진다. 3m 남짓 전진했을까? 적색 팀의 수비에 막힌 공격수들은 5~6번의 짧은 패스를 정확하게 이어가며 골대를 향해 빠르게 전진한다.

 골대 앞에는 파랑색 유니폼의 대표선수가 자리를 미리 잡고 수비들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에게 패스가 여의치 않은 상황. 순간 골대를 둘러싼 파랑색 팀 공격수들 간의 의미심장한 눈빛이 오가고 공격수 두 명이 골대 좌우 측방으로 각각 돌진한다.

 골대 앞에서 수비수를 교란하기 위한 공격수들의 짧고 빠른 패스가 오가고, 수비가 무너진 찰나를 정확히 노려 빠른 패스가 파랑색 팀 최전방 공격수에게 날아든다. 순간 시원함을 넘어 오한을 느낄 만큼의 차가운 하얀 물보라가 일어난다. 골키퍼와 1대1 대치의 초긴장 상황.

 오른손으로 공을 거머쥔 파랑색 팀 선수가 기지 있는 페인트 동작과 함께 골키퍼의 왼쪽 겨드랑이 사이를 노려 강력한 슛을 날린다. ‘삑!’ 득점을 알리는 날카로운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파랑색 팀 진영에서는 우레와 같은 환호가, 반대편 적색 팀에서는 아쉬운 탄식이 이어진다.

 이날 전·후반 각 10분의 치열한 접전을 통해 결국 파랑색 팀이 적색 팀을 3대2로 이겼지만, 수중 경기는 짧은 시간에도 체력 소모가 많아서 다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원섭(중령) 대대장은 “하계에 지속적인 장병 체력 증진과 부대 단결력을 높이고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나기 위해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달 20일 전투수영장을 개장한 부대는 25일 첫 경기를 시작으로 매주 월~금요일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1시간 동안 비호 수구 리그를 진행하고 있었다. 수구는 7명으로 구성된 2개 팀이 수영풀에 만들어진 코트 안에서 골대에 볼을 서로 넣어서 점수를 겨루는 경기이지만 부대는 간부를 포함 총 12명의 선수로 구성했다.

 경기 방식은 적어도 한 번은 다른 모든 팀과 경기를 벌이는 풀리그 방식으로 현재 6개 팀이 경기를 치렀고, 이달 말까지 30개 팀이 경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당연히 가장 많이 이긴 팀이 우승컵을 거머쥔다.

 지난달 26일 리그전을 치른 본부포대 서정욱 일병은 “무더운 날씨 속에 전우들과 함께 수구경기를 하니 마치 휴가를 나온 것 같다”면서 “부대원들과 함께 골을 넣기 위해 상대 팀과 치열한 경쟁을 하는 과정 속에서 전우애를 돈독히 하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3군단 전투수영

 3군단의 전투수영도 장병들의 시원한 여름나기에서 빼놓을 수 없다. 역시 지난 6월 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인제군 기린면 현리 내린천에 혹서기 장병 체력단련을 위한 전투수영장을 운용하고 있는 것. 여기에 수구장과 어린이용 수영장 등을 함께 설치해 장병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특별한 것은 지역 주민도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이 밖에도 몽골텐트 9개소, 간이숙소(방갈로) 2개소, 바비큐 시설, 평상, 탈의실 등의 편의시설도 마련돼 대도시 수영장 못지않은 규모와 시설을 갖추고 있다. 매점에서는 라면·음료수·생수 등 간식과 생필품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육군8군단 하계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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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8군단 장병들이 동해의 푸른 바다 앞 모래사장에서 미니축구를 하며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

 육군8군단 장병들은 무더운 여름을 동해의 푸르고 시린 바다가 보이는 오산휴양소에서 즐긴다. 지난달 21일부터 오는 12일까지 군단 사령부 참모부 및 직할대 장병을 대상으로 오산휴양소에서 하루 동안 수영·족구·미니축구·수구·기마전 등 부대별 다양한 단결활동과 레크리에이션, 삼겹살 파티 등을 실시하고 있다.

 군단이 이처럼 하계휴양을 실시하게 된 배경은 전투형 야전부대 육성에 매진하고 있는 장병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고 의사소통 활성화와 단결심 배양을 위한 것.

 백인휘 상병은 “기나긴 장마와 무더운 날씨에 지쳐 있었는데 바다로 휴양을 나와 무더위를 날려 버릴 수 있어 상쾌하다”며 “에너지 재충전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꼬리곰탕·백숙 …다양한 보양식들 체력이 절로 `쑥'
 
육군2사단은 여름철 장병들의 전투력 유지를 위해 꼬리곰탕·닭백숙 등을 월 2~3회 이상 제공하며 체력 보충을 위해 힘을 쏟았다. 이 외에도 장병들이 좋아하는 양념통닭, 과일, 아이스크림, 주스 등을 부식으로 제공해 장병들의 여름 스트레스를 풀어줬다.

 그러나 아무리 특별한 보양식이라도 전투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식중독 예방은 필수. 이에 사단은 철저한 부식 검수는 물론 조리 전 취사병들이 이물질 포함 여부를 확인해 발견·신고한 인원에 대해서는 포상휴가를 보내주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BTL 사업으로 컨테이너를 생활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부대는 한낮의 복사열로 데워진 내부 온도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지붕에 그늘막과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거나 야외 경계근무를 설 때는 얼음조끼를 입는 등 최상의 전투력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가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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