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레펠 강하 … 침투 … 호국간성들 한계를 넘다 / 국방일보 2011.08.19
 
유격은 힘들다. 잠시의 쉴 틈도 없이 육체와 정신을 극한으로 몰아넣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격은 보람되다. 고된 훈련 뒤에 찾아오는 자신감과 성취감의 달콤함은 어느 훈련과도 비교할 수 없어서다. 무더운 여름. 폭염을 무릅쓰고 육군3사관학교 3학년 생도들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층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배양하기 위해 유격훈련에 들어갔다. 그리고 힘차게 포효하며 산하를 질주하는 용맹한 호랑이로 태어나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28992.jpg

산악레펠 훈련 중인 생도. 아파트 10층 정도의 아찔한 높이지만 암벽을 박차고 뛰어내리는 생도의 모습에서는 전혀 두려움
을 찾아볼 수 없다.

28989.jpg

기초장애물 훈련장에서 한 생도가 이를 악물며 25m 길이의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경북 군위의 육군3사관학교 화산 유격훈련장. 생도들이 빨간 모자를 눌러 쓴 교관의 구령에 맞춰 하강 자세를 잡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양발은 11자 어깨 넓이로 벌립니다. 왼손 손등은 하늘 방향으로 쭉 펴고, 무릎도 완전히 폅니다. 준비 됐습니까? 준비됐으면 보고합니다!”

 “보고, 31번 교육생, 하강 준비 끝!”

 “하강” “하나 둘 셋! 하강!”

 이날 훈련은 아파트 10층에서 15층 높이의 암벽인 R-1에서 R-7 코스에 맞춰 줄 하나에 의지한 채 이뤄지는 산악레펠 강하훈련이다. 왼손은 쭉 뻗고 오른 손은 허리 뒤로 한 자세로 줄에 매달려 버티기조차 쉽지 않다. 조교가 시범을 보일 때는 “줄 잡고 내려오는 건데 뭐, 저것 쯤이야…”했는데 직접 매달려 보니 장난이 아니다. 아래를 보니 아찔하다.

 그래도 그동안 코스를 돌아다니며 몇 차례 연습한 탓인지 두려움 없이 뛰어내린다. 일부는 조교 못지않은 솜씨를 자랑한다. 오늘은 평가가 있기에 다른 때보다 진지하다.

 다른 한편의 기초장애물 훈련장에서는 “유격 자신”을 외치는 고함소리가 쩌렁쩌렁하다. 이곳의 과정은 50m 길이의 두 줄·세 줄 타기와 25m 길이의 외줄 타기, 그리고 수직봉·수직줄 오르기. 안전망 아래에서는 훈육장교 이송식(34·학군39기) 대위를 비롯한 교관 요원들이 줄을 타는 생도들을 격려하고 요령을 숙지시키느라 정신 없다. 다들 목이 쉬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훈련에 생도들의 입에서는 단내가 난다. 군복은 땀범벅이 된 지 오래다.

 이번 훈련에는 250여 명의 생도가 참가, 4개 조로 나눠 유격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일 40㎞의 행군을 통해 유격장에 도착했다. 유격훈련은 2주간 실시되며, 1주차에는 일반 유격훈련인 기초장애물 극복과 산악장애물 극복, 수상 담력 헬기레펠 과정을 거친다.  

 2주차는 종합유격 과정으로 진행된다. 생존, 침투·습격, 매복, 도피·탈출, 은거지 활동 등으로 진행되며, 이때는 은거지를 노출하거나 조교에게 은거지가 발각되면 가차없이 감점을 받는다. 말 그대로 사소한 비전술적 행동도 대충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특히 이번 유격훈련에는 새롭게 개편된 교육체계에 따라 유격 자격증이 부여돼 훈련장을 더욱 뜨겁게 하고 있다. 반드시 취득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군문에 몸을 담은 이상 남들보다 뛰어난 체력은 필수이기에 이를 취득하기 위한 생도들의 노력은 치열하다. 기초 42개 과제 중 19개, 종합 23개 과제 중 10개 과제가 평가대상. 평가는 A+·A·B·C·D·E·F·불합격의 8개 단계로 구분되며 90% 이상의 과목에서 A 이상을 이수해야만 자격증이 주어진다. 즉, 기초 과제의 경우 17개 과제에서 A를 받아야 한다.

 이미 지난달 25일부터 실시한 1제대에서는 현재 30여 명 이상이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잠정 분석된 상태다. 현장에서 생도들의 유격훈련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유격대장 홍준엽(37·학사29기) 소령은 “생도들 전부가 유격 자격증 취득에 도전할 정도로 열의가 높다”며 “이번 2제대에서도 1제대와 같은 비슷한 인원이 배출, 총 60여 명 이상이 유격 자격증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창식 생도 연대장은 “이번 하계군사훈련은 생도들의 야전성 강화를 목적으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춘 생도들만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더 강하게, 더 혹독하게 준비했다”면서 “생도들은 극한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나를 이기는 극기의 정신과 함께 어떠한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4학년 생도들은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3주간에 걸쳐 공수 731기로 공수훈련을 받고 있다. 이번 공수훈련 중 자격 강하에는 문경훈 생도의 부친인 문석준 중령(계룡대 근지단 감찰실장)과 박철호 생도의 부친인 박성 원사(1공수여단 행정보급관)가 동반 강하했다. <이주형기자>


  1. No Image

    UFG연습 성공적 마무리… 한미 연합방위 통한 전쟁 억지력 강화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위해 지난 16일부터 실시해 온 2011 을지프리덤가디언(UFG : Ulchi freedom Guardian) 연합연습이 26일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군 관계관은 25일 “그 어느 때보다 성공적으로 ...
    Date2011.08.25 Views1009
    Read More
  2. “전시절차·C4I 체계 숙달 필승 해군 가자”

    연합·합동전력과 협조 상륙작전 완벽기해야 지대공 유도탄 이동발사 훈련 `원샷원킬' 자랑 / 2011.08. 김성찬 해참총장 작전사 등 현장지도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2부 연습이 최고조에 달한 2...
    Date2011.08.25 Views4922
    Read More
  3. 2011 계룡 군 문화축제가 시작됩니다

    국민과 함께 하는 군 평화와 화합의 메아리 2011 계룡 군 문화축제 강한 육군, 국민과 함께...지상군 페스티벌 ★ 기간 : 2011.10.5(수)부터 10. 9(일)까지 ★ 장소 : 충남 계룡시 계룡대 비상활주로 / 계룡시 일원
    Date2011.08.22 Views3406
    Read More
  4. 전 고속정에 미스트랄<휴대용 대공유도무기> 탑재한다

    시험 운용 ‘적합’ … 이달 말부터 순차적 장착 / 국방일보 2011.08.23 지난달 서해상에서 열린 고속정 실사격 훈련에서 휴대용 대공유도무기 미스트랄이 표적을 향해 비행하고 있다. 해군이 현재 운용 중인 전 고속정...
    Date2011.08.22 Views3377
    Read More
  5. 건군 63주년 국군의 날 기념 주제어·엠블럼 확정

    `강한 국군! 더 큰 대한민국' 국방일보 김가영기자 / 2011.8.22 올 국군의 날 기념 주제어가 ‘강한 국군! 더 큰 대한민국’으로 선정됐다. 건군 제63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은 오는 10월 1일 열리는 국군의 날 기념...
    Date2011.08.22 Views3954
    Read More
  6. 육군3사관학교 하계 군사훈련 현장

    산악레펠 강하 … 침투 … 호국간성들 한계를 넘다 / 국방일보 2011.08.19 유격은 힘들다. 잠시의 쉴 틈도 없이 육체와 정신을 극한으로 몰아넣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격은 보람되다. 고된 훈련 뒤에 찾아오는 자신감과...
    Date2011.08.18 Views5374
    Read More
  7. No Image

    합동군사대학교 12월 창설 `탄력'

    “제정안 입법예고… 순조롭게 진행” / 국방일보 2011.08.19 예하에 각군 대학 편성 합동성 강화 기대 국방부가 18일 합동군사대학교의 창설과 업무수행을 법적으로 뒷받침할 ‘합동군사대학교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Date2011.08.18 Views3060
    Read More
  8. 육군2사단 독수리연대 사격교관 경연대회

    최고 명사수를 선발하라! / 국방일보 2011.8.18 육군2사단 독수리연대 사격교관들이 지난 12일 사격교관 경연대회에서 최고의 명사수가 되기 위해 평소 갈고 닦은 사격솜씨 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육군2사단 독...
    Date2011.08.17 Views5106
    Read More
  9. No Image

    유급지원병→ 전문하사·병으로 명칭 변경 추진

    병무청, 병역법 개정안 입법 예고 / 국방일보 2011.08.16 김병륜기자 유급지원병을 전문하사ㆍ병으로 명칭을 바꾸고 전투경찰 대신 의무경찰이 대간첩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병역법 개정안이...
    Date2011.08.15 Views3154
    Read More
  10. No Image

    UFG 연습, 오늘 시작 … 26일까지

    한미연합군사령부는 16일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돌입한다. 한미 양국군이 참가한 가운데 오는 26일까지 계속될 UFG 연습은 한국을 방어하는 한미 동맹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어 중심의 정례적인 연...
    Date2011.08.15 Views2113
    Read More
  11. 특전사 예비역 개인정보 무더기 인터넷 유출(종합)

    현역2명 포함.."예비역모임 사이트 가입정보 누출돼"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비정규전과 대테러전을 담당하는 특전사 예비역의 개인 정보가 인터넷에 무더 기로 유출돼 군 당국이 경위를 파악 중이다. 군 관...
    Date2011.08.14 Views3471
    Read More
  12. 北 포격때, 해군이 해병대에 대응 사격 명령

    “서북도서 2㎞ 밖 상황은 해군이 작전 주도” 지침 따라 북한이 10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두 차례 포격했을 때 대응사격 명령은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해병대 주축) 사령관이 아니라 해군 2함대 사령관...
    Date2011.08.13 Views2561
    Read More
  13. 이등병으로 입대, 원사 될 수 있다

    [중앙일보 정용수] 내년부터 이등병으로 입대해 부사관 최고 계급인 원사(元士)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병무청은 12일 군 병력 및 숙련 자원 감소대책을 담은 병역법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내년부터 시행키로...
    Date2011.08.13 Views2697
    Read More
  14. 국방부 시설본부 201사업단 총괄 현역 중령 자살

    <세계일보 박병진기자> 12일 국방부 시설본부 내 201사업단 소속 현역 중령이 자살하고 같은 곳에서 근무하던 여직원은 전날 검찰에 긴급체포돼 201사업을 둘러싼 또 다른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01사업은 2015년 전...
    Date2011.08.13 Views5365
    Read More
  15. No Image

    NLL 인근 北 해안포 사격에 軍, K-9 자주포 대응 사격

    우리 군이 10일 연평도 부근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서 이루어진 북측 해안포 사격에 대응해 K-9 자주포로 경고 사격을 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10일 오후 1시쯤 연평도 동북쪽 용매도 남방해역에 북한군 해...
    Date2011.08.11 Views205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56 157 158 159 160 161 162 163 164 165 ... 199 Next
/ 199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