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도서 방호시설 공사 현장을 가다 / 국방일보 이주형기자 2011.09.28

 

서북도서 방호시설 사업이 30일로 완공된다. 6개월간의 짧은 공기(工期)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진행돼 온 이 사업은 적의 공격 시 우리 군의 생존성을 높임으로써 백령도를 비롯한 서북도서의 전력을 강화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완공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백령도 공사현장을 26일 찾아갔다.


 9월 26일 서해 백령도. 헬기에서 내려 차를 타고 15분여간 꾸불꾸불 포장도 안 된 산길을 지나다 보니 갑자기 확 트인 평지가 보인다. 서북도서 방호시설의 하나인 이글루(항공기 격납고) 건설 현장이다.

 건물 내부에는 방수를 위해 바닥에 우레탄 방수작업 등을 하느라 손길이 분주했다. 외부에서는 덤프트럭이 흙을 쏟아내면 불도저가 이를 골고루 깔아 주고 다시 롤러가 단단히 다져 주는 작업이 반복됐다. 토사 유입과 미관 개선을 위한 법면작업이다. 방호력을 강화하기 위해 산을 깎아 후사면에 시설을 만들었기 때문에 법면작업은 더욱 중요하다. 이글루의 공정은 26일 현재 97% 수준. 완공일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막바지 작업에 한창 피치를 올리고 있는 중이다.

 “30일이 완공 예정일입니다. 10여일 전부터 주야 2교대로 24시간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예정일까지는 꼭 완공시킬 것입니다. (고만춘 대림건설 현장사업소장)”

 
  공기 단축 위해 신소재 사용

 서북도서의 전력 보강과 생존성 향상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추진된 이번 사업에는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 트랙(Fast-Track) 방식이 적용됐다. 적의 위협이 언제 또다시 이뤄질지 모른다는 판단에 따라 조기 완공을 위해서다. 특히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파형강판이라는 신소재가 사용됐다. 파형강판은 공장 제품을 현장 조립함으로써 공기 단축이 가능하고, 피폭 시 파편에 의한 2차 피해 감소, 재활용이 가능하고 폐기물이 없는 친환경 소재라는 장점 등을 지니고 있다.

 이글루는 이 파형강판에다 철근·콘크리트를 담은 철제 거푸집을 차례차례 시공한 뒤, 아스팔트 프라이머와 시트 및 보호재 등을 덮어씌움으로써 결로(結露) 방지와 방수기능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상당한 두께의 흙을 복토, 방호력을 높였다. 대형 포클레인이 올라가 작업해도 끄떡없을 정도로 튼튼하다는 것이 국방시설본부 백령도 공사관리관 최종성 중령의 설명이다.

 사실 서북도서 방호시설은 사업 시작 후 지금까지 몇 차례 어려움을 겪어 왔다. 공사기간은 6개월로 짧았다. 여태껏 진행됐던 다른 지형보다도 암석 성분이 많이 나와 작업에 속도를 내기 힘들었다. 도서지역이라는 수송 제한에 의한 자재 수급의 곤란함, 빈번한 집중호우, 2회에 걸친 태풍 영향 등도 사업을 곤란하게 하는 방해 요인이었다. 하지만 현장 관계자들을 가장 서운하게 했던 것은 일부 언론에서 제기했던 부실시공 문제였다고 한다.

 
 위장기능도 강화

 피아의 능력과 경제성·전술상황 등을 고려해 방호 기준을 설정해 적용했으며 실증실험이 제한됨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파형강판 두께, 복토 두께를 결정해 설계에 반영함으로써 적 공격에 충분하게 대비할 수 있게 시공했다는 것이 국방부를 비롯한 업체들의 일관된 해명이다.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고려해 발주청과 사용부대, 시공·감리업체 등이 혼연일체가 돼 불철주야 완벽한 방호진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격 미달, 부적절한 설계, 누수 등의 일방적인 의견이 현장의 목소리와 검증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전달돼 답답함과 함께 안타까움을 느꼈다는 것이 고만춘 현장소장의 소감이다. 그는 차라리 관련자들에게 공사 현장을 속 시원하게 공개해 의혹들을 불식시켰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현장에서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백령도에서는 이글루 외에도 포상진지와 여단 사격장, 방공진지 등을 비롯한 각종 방호시설이 지역별로 세워졌다. 이글루를 제외한 방호시설은 거의 완공된 상태다. 다만 도색과 마감재 정리 등 마무리 작업만 남았을 뿐이다.

 일부 방호시설에는 복토된 흙 사이로 잔디 몇 포기가 보인다. 코아넷 시공에 따른 결과다. 코아넷은 성토법면(경사면)에 쓰이는 경사면 보호공의 하나. 코코넛의 섬유질을 추출해 만든 것으로 잡초나 잔디가 자라게 되면 코아넷은 저절로 썩어서 없어진다고 한다. 잔디가 자라나면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통해 한층 더 위장기능이 강화된다고 최 중령은 말했다. 물론 토사(土砂)의 유입 예방기능도 높아졌다.
 

 사용자 요구 반영해 생존성 높여

 포상진지도 많이 달라졌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허물고 다시 만들었다. 진지 개구부(開口部)를 확장한 것이 눈에 확 들어온다. 포상 내부에서 사격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적 공격 시 즉각 대응을 할 수 있어 적에 대한 사격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각종 진지 피폭 시에도 상시 도어 개폐가 가능토록 시공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변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차량호의 배기 방법도 당초 지붕형 자연배기에서 지붕형 강제배기로 개선했다. 이로 인해 자연배기에 의한 결로현상 및 배기가스 배출 제한 등의 문제를 차단했다. 또 현장 여건과 작전 임무수행을 위한 사용자 요구 등을 반영해 10여 가지를 개선함으로써 방호능력 및 기능 향상과 결로예방 등에 기여할 수 있게 했다.

 얼마 전 백령도를 방문한 박계수(육군소장) 국방시설본부장은 “이번 사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흔들림 없이 사업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 위협에 대비하고 싸워서 이기는 전투준비태세 유지에 기여하겠다는 의미다. 그 말처럼 신설된 방호시설은 적의 공격 시 아무런 문제 없이 장병들의 생존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단계 요새화 작업도 예정

 백령도는 우리의 안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거점이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추석 당일인 지난 12일 백령도를 방문해 장병들에게 어떠한 도발도 허용치 않도록 대비태세를 굳건히 해 달라고 당부한 것도 서북도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북도서 방어능력 보강을 위한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된다. 1단계 핵심 전투시설 위주의 공사를 마치고 이어서 2단계 요새화 완성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다음달 4일에는 이곳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이 해병대사령부에 대한 국감을 진행한다. 위원들은 이어 방호시설 현장을 둘러보고 전력화 대비태세를 점검할 계획이다.


※ 서북도서 방호시설 사업이란?
서북도서 방호시설 사업은 지난해 11월 23일 적의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초전 생존성 확보와 적의 추가도발 및 재발방지 등 서북도서의 전력 강화가 긴급히 필요함에 따라 추진됐다. 같은 해 12월 말 사업 집행 지시가 시달됐고, 올해 4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특히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 트랙 방식을 적용해 공사 일정을 대폭 단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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