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원로-신진 소장파 간 권력투쟁 가능성 높아 / 국방일보 12.02.28

 

37544.jpg

북한군 공연단이 최고사령관을 우상화하고 찬양하는 공연을 하고 있다.   필자제공

 

북한군 장령(장군)에 대한 승진인사 시기가 빨라졌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김일성 생일(4월 15일)과 북한군 창건기념일(4월 25일)을 기준으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사망한 김정일 생일(2월 16일)을 하루 앞두고 장령 진급을 발표했다. 우상화의 초점이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바뀌고, 김정은의 군심(軍心) 잡기가 본격화됐다는 의미다. 과거 김정일이 최고사령관에 추대된 후 장령급에 대한 대규모 승진인사를 단행함으로써 군심을 잡은 사례와 비슷하다.

 북한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인 김정각에게 지난 15일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의 결정으로 차수 칭호를 부여했다. 김정은은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23명의 장령을 승진시켰다. 정찰총국장 김영철과 당 비서 박도춘이 대장으로 승진했고,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과 백세봉 제2경제위원장, 류경수105탱크사단장 김송철 중장이 각각 상장(중장) 계급을 달았다. 김명식 동해함대사령관 등 18명은 중장(소장)으로 진급했다.

 김정각이 2002년 대장에 오른 지 10년 만에 차수가 되면서 김정은 체제의 핵심 군부 실세로 부상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8일 김정일 영결식 때 김정은과 함께 영구차를 호위한 7인방 중 한 명으로, 추도대회 때는 북한군 대표로 조사(弔辭)를 낭독했다. 김정일 체제에서 군부 2인자였던 조명록 총정치국장(차수)이 2010년 11월 사망한 이후 공석이던 총정치국장에 임명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북한군 특성상 총정치국에 의해 모든 군 조직이 통제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군부 2인자는 총정치국장이다.

 김영철은 천안함 피격사건과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공격, 황장엽 암살조 남파 등 각종 대남 도발을 기획하고 실행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제재 명단에도 올라 있다. 2009년 초 출범한 국방위원회 직속의 정찰총국장에 발탁돼 김정은의 심복으로 평가받아 온 인물이다.

2009년에 상장으로 승진한 후 3년 만에 대장이 됨으로써 군부의 서열을 파괴한 승진의 전형을 보여줬다. 북한군 장령급의 한 계급 승진이 통상 10년 정도 소요됨을 감안하면 김영철의 대장 진급은 파격적이라 할 만하다. 김영철의 진급이 관심을 끄는 것은 그가 1989년부터 남북회담의 북측 대표로 활동한 남북회담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정찰총국장으로 발령나기 전까지 그는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의 북한군 대표를 맡았다. 회담 전문가에게 북한 최고의 대남 테러부대의 장을 맡길 정도로 김정은의 신임이 두텁다.

 김정은이 언제 원수로 추대될지도 관심거리다. 김정은은 최고사령관인데도 아직 대장이다. 2월 14일 김정일을 ‘대원수’로 추대하고 뒤이어 김정각에게 차수 계급을 부여한 만큼 김일성 생일에 즈음해 원수로 추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사령관에 대한 계급적 권위를 세우고 제도·실질적으로 군부를 지휘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이번 북한군 장령급에 대한 이례적인 조기 승진인사는 권력 승계기에 동요하는 군심을 잡고, 군부의 충성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대남 강경파로 꼽히는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대장으로 승진하고, 김정은이 새해 첫날 시찰한 제105탱크사단의 사단장 김송철이 상장에 오른 것은 김정일의 선군정치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또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의 진급은 북한이 핵 개발을 지속하면서 3차 핵실험을 준비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북한 군부 내에서 주도권 장악을 위한 갈등도 예상된다. 군 원로와 신진 소장파 세력 간에 본격적인 권력투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일 사망 이후 후계자를 둘러싼 북한 군부의 분열과 파벌은 이번 승진 인사를 계기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김정은 체제의 출범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군의 서열을 재편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김정일이 그동안 원로 장령급을 중심으로 통치했다면 김정은은 50~60대의 상대적으로 젊은 군부 장령들을 주도세력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선호에 따라 후계 체제의 주도세력이 재편됨으로써 주도권 다툼과 충성 경쟁은 군부 내에서 불가피한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북한 군부의 충성 경쟁이 과열되면 군사모험주의가 확산되고, 이는 결국 대남 군사도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 더욱이 올해가 대한민국이 선거의 해임을 감안한다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3차 핵실험을 포함한 강력한 대남 공작을 자행할 여지가 다분하다. 북한 군부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윤규식 육군종합행정학교 교수·정치학 박사>


  1. 해군․해병대 특수전분야 모범 부사관 한주호賞 시상식 열려

    해군, 천안함 피격사건 2주기 맞아 故한주호 준위 동상 참배행사 개최 (아시아뉴스통신=순정우 기자) 이날 손정목 해군사관학교장이 고인의 동상 앞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해군) 천안함 46용사들을 구하려...
    Date2012.04.01 Views3516
    Read More
  2. 미래군단 지휘소 발전방향 제시

    육군2군단, 전장환경 변화 고려한 지휘소 운용 방안 토의 / 국방일보 2012.03.30 지휘통제본부 1년 만에 완공 박성규(대장) 육군1야전군사령관을 비롯한 지휘관ㆍ참모들이 29일 육군2군단에서 진행된 지휘소 운용방안...
    Date2012.03.31 Views6211
    Read More
  3. 전방 전투화 소대의 봄나들이

    전방의 봄은 짧습니다. 귀한 전방의 봄 햇살 속으로 전투화 소대가 봄나들이 나왔습니다. 겨우내 눈밭을 누빈 터라 고양이처럼 나른한 봄 햇살이 반갑기만 합니다. 옹기종기 모여 따사로운 햇살에 검은 몸을 내놓습니...
    Date2012.03.29 Views2431
    Read More
  4. 내가 기억하는 고 한주호 준위<오영달 UDT/SEAL전우회 자문위원>

    “세계 최강 UDT/SEAL<해군특수전전단>전설은 영원하다” / 국방일보 2012.3.29 내일(30일)은 천안함 46용사를 구조하기 위해 차디찬 백령도 바닷속으로 몸을 던졌던 고(故) 한주호 준위의 순국 2주기를 맞는 날. 고 한...
    Date2012.03.28 Views8690
    Read More
  5. 해군사관후보생 383명 입교식

    10주 동안 극기주·단결주 등 단계별 교육 소화 / 국방일보 2012.03.28 제112기 해군사관후보생(OCS)들이 26일 해군사관학교 이인호관에서 열린 입교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부대제공 ‘장교임관종합평가제’를 적...
    Date2012.03.27 Views3416
    Read More
  6. 공군참모총장배 스페이스 챌린지 2012 대회

    공군참모총장배 스페이스 챌린지 2012 대회 포스터. 국내 최대 규모의 항공우주 과학축제인 공군참모총장배 스페이스 챌린지(Space Challenge) 2012 대회가 오는 31일부터 50일 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해로 34회...
    Date2012.03.27 Views5436
    Read More
  7. 천안함 생존장병 4인방 인터뷰

    “기회 온다면 내 손으로 복수” / 국방일보 2012.3.26 해군2함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복수를 다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연수 대위, 허순 행 상사, 공창표·김효형 하사. “그런 일...
    Date2012.03.26 Views3009
    Read More
  8. 해군 이렇게 달라졌다

    ‘재도발은 곧 죽음’ …도발땐 현장에서 작전 종결 대비태세 보완 철저히 응징할 수 있는 역량 강화 / 국방일보 2012.03.26 해군2함대 헌병대대 장병들이 적이 도발하면 백 배, 천 배로 응징하겠다는 결의문을 낭독하며...
    Date2012.03.26 Views2980
    Read More
  9. 한국해양전략연구소-해병대전략연구소 안보세미나 개최

    한국해양전략연구소와 해병대전략연구소가 22일 전쟁기념관에서 공동주최한 안보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자들이 참석자들 과 토론하고 있다. 해군제공 문병옥(소장) 해군 정보작전지원참모부장은 22일 “북한의 도발에 ...
    Date2012.03.23 Views3111
    Read More
  10. 서울 핵안보회의 육상 경호경비사령부 출정식

    2012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 개최를 일주일 앞두고 19일 열린 육상경호경비사령부 출정식에서 박남수 육군수도방위사령관을 비롯한 지휘관과 장병들이 임석상관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국방일보 김태형기자>
    Date2012.03.20 Views3427
    Read More
  11. No Image

    나라지킴이 3대 가족!! ‘병역명문가’를 찾습니다.

    병무청에서는 병역을 명예롭게 이행한 사람이 존경받고 긍지와 보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3대(代) 가족 모두 현역복무를 성실히 마친「병역명문가(名門家)」를 찾습니다. ㅇ 신청자격 : 3代 가족 모두 현역...
    Date2012.03.14 Views1697
    Read More
  12. No Image

    제16회 해군바다사진공모전

    접수기간 : 2012년 02월 20일 ~ 04월 18일 - 소인유효 출품자격 전 국민 출품료 없음 작품내용 「해군」 또는「바다」를 소재로 한 작품 * 12년도 신규 사항 1.'특별상' 제정 : 해군창설 및 역사적 가치가 있는 해군...
    Date2012.03.08 Views2153
    Read More
  13. ‘군 자격증 왕’ 강 중사 7년간 무려 11개

    [경남 거제] “앞으로 정보통신 분야 최고인 정보통신 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앞으로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겸비한 정보통신병과 최고의 부사관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해안경계 작전 부대에서 근무하고 ...
    Date2012.03.06 Views6383
    Read More
  14. 공군8전투비행단 239특수비행대대 편보현 중사

    국방일보 금주의 국방피플 / ‘철저한 사전 계획’ 만이 좋은 항공사진 촬영 비결 / 2012.03.02 공군 특수비행팀 전담 항공촬영 요원으로 맹활약하는 편보현 중사가 항공기에 탑승, 앵글을 잡고 있다. 부대제공 독도의 ...
    Date2012.03.03 Views3520
    Read More
  15. 북한군 장령(장군) 인사

    군 원로-신진 소장파 간 권력투쟁 가능성 높아 / 국방일보 12.02.28 북한군 공연단이 최고사령관을 우상화하고 찬양하는 공연을 하고 있다. 필자제공 북한군 장령(장군)에 대한 승진인사 시기가 빨라졌다. 지난해까지...
    Date2012.02.27 Views300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 198 Next
/ 19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