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금주의 국방피플 / ‘철저한 사전 계획’ 만이 좋은 항공사진 촬영 비결 / 2012.03.02
공군 특수비행팀 전담 항공촬영 요원으로 맹활약하는 편보현 중사가 항공기에
탑승, 앵글을 잡고 있다. 부대제공
독도의 수호신처럼 비행하는 F-15K 전투기의 위풍당당한 모습, 흰 스모크를 뿜으며 지상의 관람객들에게 환상적인 특수기동을 펼쳐 보이는 T-50B 블랙이글스 전용기의 절묘한 찰나.
매년 1월 1일이나 국군의 날, 수많은 일간지의 1면을 장식하는 우리 공군기들의 항공촬영 사진은 누구로부터 나올까. 거의 대부분 공군8전투비행단 239특수비행대대의 편보현 중사 손끝에서 태어난다는 것이 답이다.
편 중사가 항공촬영을 시작한 것은 2005년 겨울. 당시에는 F-15K의 국내 도입과 T-50 계열 항공기들의 전력화 등으로 공군의 항공촬영에 대한 소요가 점차 늘어나던 시기인 반면, 국내에 항공촬영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실정이었다.
“2000년대 초반에 공개된 우리 공군의 대표적인 홍보사진 중 많은 수가 일본 전문가가 찍은 것이었어요. 그를 만나 어깨너머로 항공촬영에 대한 지식을 쌓기 시작한 것이 오늘의 저를 있게 했습니다.”
국내에 항공촬영을 가르쳐줄 사람도, 이렇다 할 교재도 없는 상황에서 편 중사는 스스로 몸으로 부딪히며 모든 것을 배웠다. 항공촬영에 입문하기 위해 그가 겪어야 했던 최초의 난관은 공군 항공기에 타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거쳐야 하는 항공생리훈련이었다.
“중력가속도 훈련은 언제 받아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기가 힘듭니다. 실제 비행에서는 그렇게 긴 시간 동안 강한 G(중력가속도)를 받는 일이 흔치 않거든요. 그래도 자격 갱신을 위해 매년 훈련을 받으며 스스로를 단련하고 있지요.”
공중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것은 카메라나 사람에게나 힘든 일이다. 중력이 4G 이상이면 카메라 셔터가 작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좌석에 바른 자세로 몸을 붙이고 있지 않을 경우 부상당할 수도 있다.
특히 편 중사가 지난해 우리 공군의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 전담 항공촬영요원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는 신체에 부담을 주는 특수기동을 체험할 일이 늘어나면서 체력과 건강관리에도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항공촬영에 나서며 항상 걱정하는 것은 자신의 신체나 카메라의 안위가 아니라, 공중에서 국민의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는 훌륭한 사진을 한 장이라도 더 찍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편 중사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완벽한 사전 계획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사진은 그저 비행기에 올라 여기저기를 보며 셔터를 누른다고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사전에 찍을 사진들을 이미 머릿속에 완벽히 그려 놔야 합니다. 그리고 비행 전 브리핑에서는 조종사들과 함께 그 장면을 표현하기 위한 비행절차를 완벽히 논의하고 비행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렇게 하더라도 마음에 드는 사진은 100장 중 5장 정도에 불과할 정도지요.”
그는 최고의 사진을 찍기 위해 항상 해외 항공촬영 전문가들의 사진집을 탐독하며, 마음에 드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는 항공기들이 어떤 시간에 어떻게 비행하고, 태양과 촬영자가 탑승한 기체는 어느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 등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원하는 구도를 잡기 위해 조종사들과의 완벽한 의사소통 방안 마련에도 고심 중이라고 한다.
용띠이기에 임진년이 더욱 각별하다는 편 중사. 항공촬영 전문가를 향한 그의 행진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김철환기자>